"29층에 구조대 오나요"…BTS 컴백에도 속 타는 개미들 [분석+]

입력 2026-04-28 08:31   수정 2026-04-28 08:59


엔터테인먼트 관련주가 '불장'(불같이 뜨거운 상승장)에서도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방탄소년단(BTS)·블랙핑크 등 간판 아티스트의 컴백에도 이익 개선 폭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형성되면서다. 여기에 더해 방시혁 하이브 의장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에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가 악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올 2분기부터 성수기에 진입한 만큼 주가 하방 위험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이브는 전날 0.79% 내린 25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한 달간 17.76% 밀렸다. 같은 기간 YG엔터와 JYP엔터가 각각 3.56%, 2.02% 하락했고 에스엠은 0.98% 상승해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가 각각 21.14%, 7.88% 상승한 것과 비교해 크게 부진했다.

기관투자가가 이들 주식을 대거 팔았다. 기관은 하이브를 1780억원어치 순매도했고 에스엠(-316억원) JYP엔터(-297억원) YG엔터(-287억원) 등도 보유 물량을 덜어냈다.

주가가 내리자 개인투자자는 각 종목의 포털사이트 온라인 토론방에서 "주가 29만원대 구조대는 올까요. 이렇게 좋은 상승장에서 매일 하락하네요"(하이브) "방시혁 의장 때문에 와이지까지 덩달아 하락하는 피해를 보네요"(YG엔터) 등의 반응을 보였다.

지난달 BTS 광화문 공연을 계기로 엔터 업종의 반등 기대가 형성되기도 했으나, 실제 관객 수가 기대에 못 미치자 대형 지식재산권(IP) 흥행 강도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이브는 공연에 앞서 관객이 26만 명가량 모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관객은 10만 명 수준에 그쳤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방시혁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불거진 점도 투자심리를 제약했다. 검찰이 방 의장의 구속영장을 반려한 이후 경찰의 보완 수사가 지속되는 등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터 업종이 저평가 영역대로 분위기 반전을 꾀하는 와중 방시혁 의장 관련 노이즈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임도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란 전쟁에 따른 변동성 속 공연과 기획상품(MD) 중심의 성장은 하이브를 제외할 경우 전년 대비 기저가 높아졌다"며 "블랙핑크와 BTS 등 핵심 IP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되며 업종 투자심리가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올 2분기 이후 엔터주 주가 반등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한 상황에서 연간 '상저하고'의 실적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엔터 4사(하이브, YG, JYP, SM)의 올해 합산 영업이익은 9792억원으로 전년보다 122.7%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아울러 한국·인도 정상회담을 계기로 뭄바이 K팝 공연장 조성이 공식화하면서 중장기 수혜가 기대된다는 관측도 나온다.

임도영 연구원은 "현재 업종 전반의 주가 하락은 실적이 아닌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디레이팅(평가가치 절하) 영향"이라며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은 가운데 2분기부터는 업종 성수기로 진입하는 만큼 하방 리스크는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업종 내러티브 회복 여부에 따른 리레이팅(재평가)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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