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 돈 받고는 못 다녀' 줄퇴사…국민연금에 무슨 일이

입력 2026-04-28 22:04   수정 2026-04-28 22:05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보상 체계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국민연금은 2023년 이후 역대급 수익률을 잇달아 기록 중이지만 민간 금융기관과의 처우 차이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낮은 보상과 투자부문별 성과급 격차 등으로 인해 고참 운용역을 붙잡기 어려운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운용역 성과급 4년 새 55%↓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내부에선 2025년 귀속 성과급 확정 절차를 앞두고 보상 절대액이 성과에 비해 낮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한 해 수백 조 원의 운용수익을 내지만 개별 운용역이 받는 성과급은 여의도 증권사·자산운용사와 비교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 전직 국민연금 운용역은 “국민연금이 벌어들이는 돈은 세계 최고 수준인데, 개인 보상은 시장에 비해 턱없이 낮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18.82%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2023년 이후 기록적인 운용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운용직 성과급은 줄고 있다.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수석 운용역 평균 성과급은 2020년 1억6920만원에서 2024년 7474만원으로 55.8% 감소했다. 선임 운용역은 50.5%, 책임 운용역은 52.9% 줄었다.

성과급 감소는 국민연금의 성과급 산정 방식과 맞물려 있다. 국민연금 성과급은 단년도 절대수익률이 아니라 최근 3년간 벤치마크 대비 초과 성과를 중심으로 정해진다. 당해연도 50%, 전년도 30%, 전전연도 20%를 반영하는 방식이다. 수익률이 높다고 해도 기준수익률이 높게 잡힌 해는 성과급을 많이 받기 어렵다. 2024년 금융 부문 수익률은 15.32%였지만 기본급의 36.5%만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기준수익률 15.54%를 밑돌았다는 이유에서다.

투자부문별 성과급 격차 논란도 거세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모든 자산군에서 플러스 성과를 냈지만, 80%대 수익률을 낸 국내주식 운용역과 8%대 수익률을 기록한 대체투자 운용역의 실질 수령액 차이가 열 배까지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내부 논란이 커지고 있다. 주식은 지수 랠리 국면에서 초과 성과가 크게 나타날 수 있지만, 장기 수익이 중요한 대체투자 분야는 ‘대박’이 쉽지 않은 구조다.
◇“기금 장기 수익률에 악재”
최근 5년간 기금운용직 퇴사자는 127명으로, 연평균 25명가량이 조직을 떠났다. 경험을 축적한 운용역이 장기간 국민연금에 머물며 노하우를 축적하기 힘든 구조라는 평가가 나온다.

해외 연기금은 운용인력 보상을 비용이 아니라 수익률 관리 장치로 본다. 노르웨이 국부펀드를 운용하는 NBIM은 지난해 성과급 대상 직원 229명에게 1인당 평균 158만크로네(약 2억5000만원)를 지급했다. 공공기관 인건비 틀 안에서 국내 민간 금융권과 경쟁해야 하는 국민연금과 대조적이다.

국민연금은 올해 성과급 산정 기준금액을 기존 기본급 총합에서 기본급 총합의 1.5배로 높이는 방식으로 보수체계를 개선했다. 하지만 민간과의 보상 격차와 투자부문별 불만을 해소하기엔 부족하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또다른 국민연금 운용역은 “고참 운용역을 붙잡지 못하면 국민 노후자금의 장기 수익률에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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