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 전쟁에서 일방적으로 승리를 선언하고 분쟁에서 손을 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명쾌한 출구 전략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교착 상태가 길어지자 강제로 매듭을 짓는 시나리오 구상에 들어간 것이다.
이 통신은 미국 당국자 등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 정보기관들이 이란 전쟁에서 일방 승리를 선언할 경우 이란이 어떻게 반응할지를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일방 승리를 선언한 후 중동 지역 내 병력을 감축할 경우에는 이란이 이를 자신들의 승리로 간주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병력을 줄이지 않고 주둔시킬 경우에는 이란이 이를 협상 전술의 일환으로 받아들이고, 전쟁 종식을 뜻한다고 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이들은 예상했다. 미 중앙정보부(CIA)는 이런 내용을 알지 못한다고 부인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란에 대한 공습 재개 등도 여전히 검토 대상에 올라 있지만 이란 본토에 대한 지상전과 같은 강경책은 과거에 비해 실현 가능성이 상당히 떨어졌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이란이 휴전 기간을 틈타 개전 초기 폭격으로 땅속에 매몰되었던 발사대, 탄약, 드론 및 기타 군수 물자들을 다시 발굴해 내고 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이는 지상전 등 강경 전략의 위험 부담을 한층 높이는 요인이다.
이란에 대한 역봉쇄가 효과를 보고 있다고 판단한 트럼프 정부가 이란에 대한 장기 봉쇄를 고려하는 정황도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참모진에게 이란에 대한 장기 봉쇄를 지시했다고 전했다. WSJ은 이것이 “이란의 재정을 압박하고, 이란이 오랫동안 거부해 온 핵무기 포기를 강제하기 위한 고위험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SNS에 이란이 “붕괴 위기”라고 적은 것은 봉쇄 작전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다만 이는 이란의 격렬한 반발을 불러와 사태를 다시 예측 불가능하게 만들 가능성이 적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문제를 먼저 다루고 핵 협상을 나중에 하겠다는 이란의 제안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안나 켈리 백악관 대변인은 로이터통신에 미국이 이란과 협상을 진행 중이며 “졸속 합의를 맺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이란이 결코 핵무기를 보유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 왔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 데이터 분석 업체 OPIS에 따르면 미국 내 평균 휘발유 소매 가격은 갤런(3.785ℓ)당 4.18달러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기름값이 급등했던 2022년 8월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떨어지고 있다. 로이터통신과 입소스가 지난 24~27일 미국 성인 1014명을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오차범위 ±3.0%포인트) 지지율은 34%로 이전 조사(15~20일)보다 2%포인트 내려갔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