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전쟁 발(發) 고유가 직격탄을 맞은 항공주 주가 흐름이 부진하다.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유류할증료 인상으로 여행 소비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이란 전쟁 발발 이후 현재까지 대한항공 주가는 12.81% 하락했다. 아시아나항공(9.41%), 제주항공(12.64%) 등 다른 항공주도 비슷한 내림세를 보였다. 트리니티항공(옛 티웨이항공)은 무려 31.94% 급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피는 11.1% 상승했다.
고유가가 항공업계를 덮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통상 항공유는 항공기 운영비의 약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유가 기준인 브렌트유는 중동전쟁 발발 직전 배럴당 70달러 선이었으나, 현재는 배럴당 110달러를 넘어서면서 항공사에 큰 비용 부담으로 다가왔다.
이에 따라 유류할증료가 인상됐다. 유류할증료는 항공사가 유가 상승에 따른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운임에 부과하는 금액이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5월부터 발권하는 항공권에는 유류할증료 최고단계인 33단계가 적용된다. 지난달 18단계에서 한 달 만에 15단계 뛴 것이다. 2016년 현행 유류할증료 체계가 도입된 이래 33단계가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달부터 대한항공 국제선 편도 기준 유류할증료는 최소 7만5000원에서 최대 56만4000원이다. 이는 지난달(4만2000원~30만3000원) 대비 약 2배 오른 수준이다. 거리가 가까운 선양·칭다오·다롄·옌지·후쿠오카 노선 등에는 7만5000원, 거리가 먼 뉴욕·댈러스·보스턴·시카고·애틀랜타·워싱턴·토론토 노선 등에는 56만4000원이 부과되는 식이다.
아시아나 국제선 편도 기준 유류할증료도 지난달(4만3900원~25만1900원) 대비 약 2배 뛴 8만5400원~47만6200원이다. 저비용항공사(LCC) 유류할증료도 크게 올랐다. 국내 최대 LCC인 제주항공 국제선 편도 기준 유류할증료는 지난달(29달러~68달러) 대비 약 2배 오른 52달러~126달러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류할증료 인상으로 인해) 여름휴가 계획을 세우는 소비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5월 기준 대한항공의 인천-뉴욕 유류할증료는 112만8000원(왕복)으로 2월 15만3000원의 약 7배 수준"이라고 말했다.
다만 여행 수요 위축 우려는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 연구원은 "티켓 가격(총 운임)은 '운임+유류할증료+제세공과'의 합산으로 이뤄져 있다"며 "유류할증료가 올라도 운임을 낮추는 등 총 운임은 '수요 상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설령 이번 사태로 여행 수요가 위축되더라도, 수요가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과거 2019년 노재팬 사태 당시 일본 수요가 크게 위축됐지만, 중국과 동남아로 수요가 분산되면서 수요의 총량은 유지됐다. 코로나 때도 사태 종식 후 이연 수요가 폭발하며 회복기에 전례 없는 호황을 맞이했다"고 부연했다.
중동 사태 이전에 항공 운송 업황이 나쁘지 않았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양 연구원은 "중동 사태 이전 국내 항공사들의 공급력과 단위비용(CASK)은 모두 안정화돼 있는 만큼, 매크로 부담만 해소된다면 빠르게 정상화될 체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연말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이 예정돼 있고, 소비자들의 자산가치 상승에 따른 부의 축적으로 프리미엄 수요가 확대되는 구조적 트렌드도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이수 한경닷컴 기자 2su@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