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노조 위원장 등 6명 고소…"불법 파업 부추겨"

입력 2026-05-08 12:51   수정 2026-05-08 12:57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파업 금지 공정의 근로자에게 '집단 연차휴가 사용 등으로 실질적으로는 파업의 효과가 나도록 하자'고 부추겼다"며 박재성 노조 위원장 등 6명을 고소했다. 노사 간 감정의 골이 점점 깊어지는 모양새다.

8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박 위원장을 비롯해 노조 집행부 3명, 현장 관리자급 조합원 3명 등 총 6명을 전날 인천연수경찰서에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법원이 일부 부문 근로자의 쟁의행위를 금지했으나 노조 등이 이를 어기고 이들도 파업에 참여하도록 부추겼다"는 게 회사 측 주장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가 지난 1~5일 했던 전면 파업 때 법원이 "의약품의 변질이나 부패 방지와 관련된 작업은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했지만 이를 어겼다는 것이다.

문제의 발단은 박 위원장 등 노조 집행부가 지난달 27일 조합원에게 보낸 '파업지침절차서'다. 여기서 노조는 "중단금지 작업의 작업자도 평상시와 같은 수준의 연차, 공휴일 근태는 사용할 수 있다"며 "연차 결재 미승인, 연차 반려 또는 시기변경 통보를 받더라도 노조 지침에 따라 파업에 참여해달라"고 했다.

법원이 지정한 중단금지 작업의 근로자 중 파업 기간에 휴가원을 내고 안 나왔거나, 무단으로 안 나왔거나, 출근했어도 잠깐 일하고 돌아간 사람이 약 300명에 달했다는 게 회사 측 주장이다. 근무 스케줄에 포함된 사람이 이런 행동을 했고, 평소보다 휴가자가 훨씬 많았기 때문에 노조의 지침에 호응하기 위해 안 나왔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다.

원칙적으로 근로자는 휴가 사용에 대해 사용자의 결재를 받을 필요가 없고 통보만 하면 된다. 사용자가 휴가 시기 변경을 요청할 수 있지만 이는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에만 가능하고, 법원은 판례에 따라 이 조건을 매우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문제는 노조가 "연차 결재 미승인, 연차 반려 또는 시기변경 통보를 받더라도 노조 지침에 따라 파업에 참여해달라"고 대놓고 말했다는 점이다.

송승준 노무법인 인사이트 대표노무사는 "한두 명이 휴가를 내는 건 쟁의행위라고 볼 수 없지만, 파업의 효과를 내기 위해 다수가 일시에 휴가를 내는 건 쟁의행위에 해당한다는 게 법원 판례"라고 했다. 신동헌 노무법인 에이플 대표노무사도 "집단 연차 사용도 쟁의행위로 인정된다"며 "법원이 쟁의행위를 금지한 작업 부문에서 그랬다면 불법 파업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이날 공지를 통해 "노동조합법 38조 2항(작업시설의 손상이나 원료·제품의 변질 또는 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작업은 쟁의행위 기간에도 정상적으로 수행돼야 한다)은 쟁의 때도 작업이 수행돼야 한다는 것이지 평상시 수준처럼 효율 100%, 무결한 작업을 해야 한다는 게 아니다"라며 "노조는 이에 맞춰 내부 지침을 통해 인력을 편성한 뒤 (작업을) 수행했다"고 했다. 노조는 "회사가 심리적 위축 효과를 염두에 두고 무리한 주장을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는 이날 오후 2시30분께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의 중재 아래 다시 대화 테이블에 마주 앉는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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