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직한 다음해 지급된 경영성과급도 나눠달라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 전직 직원들의 청구가 법원에서 기각됐다. 법원은 성과급이 '지난해 실적'을 기준으로 계산되더라도 '지급하는 올해의 임금'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지급되는 해 재직 근로자에게만 준다는 재직 조건도 유효하다고 봤다. 지난해 10월 선고된 대법원 판결에 따른 후속 판결이다.
문제는 퇴직 시점에 따른 성과급 지급 조건이었다. LH 매년 1월에 '내부평가급'을, 7월에 '경영평가성과급'을 지급해왔다.
A씨 등은 "성과급은 전년도 근로의 대가"라며 "평가 대상인 연도에 일했는데 지급일 전에 퇴직했다는 이유만으로 성과급을 한 푼도 못 받는 건 부당하다"고 소송을 냈다. 청구금액은 원고별로 1500만원에서 3400만원까지, 12명 합산 약 3억4000만원에 이른다.
반면 LH 측은 성과급이 '재직자에게 지급하는 임금'이라는 점을 주장했다. 특히 성과급의 구체적인 지급 방법과 지급 조건, 지급 시기 등은 사장이 따로 정하도록 위임돼 있으며, 내부 운영 기준에 따라 재직자에게만 지급하도록 설계돼 있다고 강조했다.
또 "전년도 근로의 대가로 볼 수 있으려면 지급 당해 연도에 입사한 직원들에게는 성과급이 지급되지 않아야 하는데, 직원들은 각 입사 연도에 성과급과 같은 성격의 '인센티브 상여수당' 또는 '장려금'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A씨 등은 재판에서 성과급을 '지급일 현재 재직 중인 자'에게만 지급하도록 정한 '재직자 조건'이 무효라고도 주장했다. 근로기준법상 임금 전액 지급 원칙이나 강제근로 금지 원칙에 위배되며, 발생한 임금 청구권을 사후적으로 박탈하는 불법행위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재판부는 LH가 그동안 성과급 지급 대상을 '지급일 현재 재직자'로 한정해 온 관행을 인정했다. 법원은 "성과급은 지급(예정)일 현재 재직 중인 직원들에게만 지급한다는 관행이 내부에서 사실상의 제도로 확립됐거나, 묵시적인 합의가 이뤄졌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명시했다.
정상태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많은 공공기관과 대기업이 노사 합의나 내부 지침을 통해 '지급일 기준 재직자 조건'을 활용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재직자 조건'에 대해 단순한 사측의 일방적 결정이 아닌, 노사 간에 확립된 합의이자 유효한 계약 조건으로 명확히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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