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각국 '제조업 부활' 경쟁…한국만 낙오되나>

입력 2013-02-03 05:53  

전 세계 각국이 제조업 육성을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지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금융산업의 한계를 뼈저리게 경험한 각국은제조업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설비투자가 계속 줄어 제조업 경쟁에서 밀려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올해까지 3년 연속으로 설비투자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돼 제조업육성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 금융위기 홍역 치른 주요국 "믿을 건 제조업뿐" 금융산업은 2008년 이전까지 고부가가치산업으로 평가를 받으며 선진국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며 한계를 드러냈고 제조업 기반 없이는 고용의 안정성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커졌다.

이에 각국은 경쟁적으로 제조업 되살리기에 나섰다.

미국 정부는 고용문제와 소득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자 제조업을 육성하려는 의지가 강해져 설비투자 증대 등을 위한 각종 정책을 내놓았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16년까지 제조업 일자리 100만개를 창출하겠다고공약하고 이를 위해 법인세 감면, 해외이전 감세 폐지와 국내이전 세제 혜택, 근로자 200만명 기술훈련, 제조업 연구기관 15개 이상 설립 등의 정책을 제시했다.

유로존 재정위기를 겪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도 작년 10월 제조업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기존 16%에서 2020년까지 20%로 높인다는 내용의 신(新)산업정책을 마련했다.

최근 프랑스도 국내기업의 국외진출을 막으려고 자국 기업이 본사나 자회사를외국으로 이전할 때 5년 동안 '출구세(exit tax)'를 부과하기로 했다.

삼성경제연구소 박현수 수석연구원은 "금융과 제조업이 균형을 맞추며 발전했어야 했는데, 금융위기 이전까지 금융으로의 쏠림이 과도했다"라며 "결국 선진국들이금융산업의 한계를 깨닫고 독일 등 제조업 강국의 고용 안정성을 발견하면서 제조업가치를 다시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흥국들도 제조업 활성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글로벌 제조업체 유치에 적극적이다.

임금 상승과 위안화 강세로 글로벌 제조업체들이 중국을 떠나기 시작하자 캄보디아, 미얀마,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들이 노동집약적 경공업 투자를 유치하려고 경제특구를 설치하는 등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연구위원은 "개발도상국에서는 제조업 고용이 늘어나는 등제조업의 고용창출력이 부각되고 있다"며 "한국에서도 제조업의 1인당 부가가치가서비스업의 두 배 이상으로 나타나는 등 부가가치가 높아 간접적인 고용창출 효과가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국내수요가 급감할 때는 안정적 국외수요를 기반으로 제조업이 그 나라의 성장률 후퇴를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 韓 제조업 설비투자 반도체ㆍ자동차 급감 제조업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설비투자가 필수적이다.

박 수석연구원은 "제조업 기업이 설비에 투자하지 않더라도 당장은 수요에 대응할 수 있겠지만 장기적 성장은 어려울 것"이라면서 "투자 없는 성장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 제조업 기업들의 설비투자 규모는 올해도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전망됐다.

한국정책금융공사에 따르면 제조업 부문에서 대기업의 설비투자 금액은 작년 61조6천135억원에서 올해 59조3천157억원으로 3.7% 감소할 전망이다.

제조업 중소기업의 설비투자 현실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 5조6천733억원이던설비투자 규모는 올해 19.4% 줄어든 4조5천740억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표 수출업종인 반도체와 자동차의 올해 설비투자 전망이 어둡다.

작년 19조1천188억원이던 반도체 부문 대기업의 설비투자액은 올해 15조345억원으로 21.4% 급감할 것으로 전망됐다.

자동차의 경우 대기업의 설비투자액은 지난해 4조322억원에서 올해 3조6천974억원, 중소기업은 작년 1조1천121억원에서 올해 9천819억원으로 추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철강도 1차 철강 기준으로 작년 총 7조745억원이던 설비투자 규모가 올해는 6조8천350억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철강 중소기업의 투자 규모는 급감해 작년 1천850억원에서 올해 531억원으로 71.3% 쪼그라들었다.

국내 제조업 기업들이 올해 설비투자에 적극적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보다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 탓이다.

SK증권 염상훈 연구원은 "현재 국내 기업들이 내부적으로 유동성은 풍부하지만수요가 없어 설비투자를 줄이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설비투자가 줄면 고용과 소득이 악화되고 다시 기업 이익이 주는 악순환이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설비투자 회복이 세계 경기 회복에 달렸다고 내다봤다. 제조업 설비투자 활성화를 위해 정부의 적극적 정책지원 필요성도 강조됐다.

박 수석연구원은 "세계 경기여건이 악화하면 정부의 지원정책 효과가 떨어질 뿐아니라 정책이 마련되더라도 기업들이 당장 설비투자에 나서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삼성증권 홍승표 연구원은 "국내 대표기업들은 지속적인 이익증가와 투자축소로사내 유보금을 사상 최대치로 보유하고 있다"라며 "세계 경기가 회복되면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유로존 문제 부각 이후 지연된 민간기업 설비투자를 자극할 것"이라고말했다.

double@yna.co.kr ykba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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