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도 예외 아니다"…곳곳에 재무구조 위험신호>

입력 2013-03-05 05:51  

벌어들인 돈보다 갚을 빚이 더 많은 '한계기업'의 수가 최근 3년 동안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경기침체로 소비가 줄어든 탓에 주로 내수업종에서 한계기업이 속출했지만, 건설업과 전기전자(IT) 등 경기민감업종에 주력하는 대기업 중에서도 한계기업이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내수경기 부진과 더불어 작년부터 지속한 엔저 탓에 수출기업의 수익성마저 악화해 올해도 상당수의 한계기업이 더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경우 기업의 실적을 반영하는 코스피 역시 상승하는 데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한계기업, 내수업종에 집중…"대기업도 예외 아냐" 기업이 벌어들인 영업이익보다 갚아야 할 이자비용이 더 큰 기업, 이른바 한계기업의 규모가 해마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상장사 1천200개사 가운데 작년 3분기 현재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을 지급이자 비용으로 나눈 값)이 1 미만인 한계기업의 비율은 2010년 12.3%, 2011년 13.4%, 지난해 15.0%로 꾸준히 증가했다.

한계기업들이 주로 내수업종에 집중돼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업종 내 전체기업 중 한계기업의 비율이 큰 업종으로 도소매업종(15개·22%), 건설업(13개·21%), 전기장비(47개·18%) 등이 꼽혔다.

특히 건설업종의 한계기업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지난 2009년 대비 작년 현황을 비교한 결과 4년 전 3개사에 그쳤던 건설업종 내한계기업 수는 지난해 13개로 급증했다.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 박상현 상무는 "국내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면서 내수경기가 동반하락 하고 있다"면서 "해외 수주가 가능한 대형 건설사를 제외하고, 국내 시장을 기반으로 하는 건설사 중심으로 한계기업이 늘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빚에 허덕이는 한계기업이 중소형사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었다.

2009년 9개사에 그쳤던 대기업 한계기업 수는 지난해 19개사로 늘어났다. 반면같은 기간 중소기업 한계기업 수는 162개사에서 161개사로 1개사 줄었다.

절대적 규모 자체는 중소기업 한계기업이 훨씬 많지만 증가속도 측면에서 대기업 한계기업이 더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수익성은 악화한 채 부채만 늘어나고 있는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2009년 대비 지난해 대기업(시가총액 상위 5개 종목 삼성전자[005930], 현대차[005380], 기아차[000270], 현대모비스[012330], POSCO[005490] 제외)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54%에 그친 반면 부채 증가율은 97%에 달했다.

대기업 한계기업 급증에 대해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노호영 책임연구원은 "건설업과 IT 등 경기민감 업종의 대기업을 중심으로 영업이익 증가 대비 부채가 큰 폭으로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내수부진·엔저 수출타격…"올해 한계기업 더 늘어날 것" 전문가들은 한계기업 증가세가 올해에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계속되는 내수부진 문제와 더불어 작년 말부터 엔저현상이 심화하면서 국내 수출기업의 수익성마저 악화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해 180개사였던 한계기업이 올해 221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한계기업의 상당수가 자금조달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다.

작년 한계기업 180개사 중 한국신용평가로부터 신용등급을 부여받은 기업은 42개였다. 이 가운데 투자적격등급(BBB- 이상) 미만에 해당하는 기업은 총 30개사에달했다.

투기등급에 해당하는 기업은 주식시장과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직접 금융시장보다 간접 금융시장을 통한 자금 지원 요청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투기등급의 회사채 발행금액은 지난해 2천765억원으로 전년(4천750억원)대비 급감, 저신용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어렵다는 것을알 수 있다.

일각에서는 한계기업 증가에 따른 기업 재무건전성 악화가 금융기관으로 전이될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박 상무는 "건설사의 경우 은행이 충당금을 쌓아놓고 있어서 문제가 커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도 "기본적으로 한계기업 자체가 워크아웃 또는 파산할 경우 금융기관 부실로 연결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한계기업 증가에 따른 국내 기업의 수익성 악화는 주식시장의 침체로도 연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주식시장에서 주가는 기업의 이익을 반영하며 움직이는데 한계기업 수가늘어나면 코스피가 레벨업 되는 시점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한계기업 발생을 막기 위해 잠재적 한계기업의 재무건전성을체계적으로 감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이형우 선임연구원은 "부실이 예상되는 기업에 대한 재무건전성 모니터링이 필요하며 한계기업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건설, 서비스업 등 특정산업별로 여신 건전성을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faith@yna.co.kr ykba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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