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공기업 채권발행 급증…재무건전성 악화 우려>

입력 2013-03-25 05:51  

작년 중앙공기업의 채권 발행 규모가 100조원을 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공기업이 자발적으로 수익을 창출해 차입금을 상환할 능력이 부족함에도 '돌려막기' 식으로 채권을 발행한다면 정부의 재정위기로도 연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중앙 공기업의 채권 발행 규모는 작년보다는 소폭 줄어들 전망이지만 만기도래액은 사상 최대로 추정된다. 공기업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공기업 채권 발행 10년간 776% 급증 지난 10여년간 중앙 공기업의 채권 발행 규모는 크게 증가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02년 중앙공기업들의 채권 발행 규모는 12조700억원이었다.

그러나 5년 뒤인 2007년 26조8천800억원으로 늘어났고, 이후에도 꾸준히 증가해지난해 사상 최대 수준인 105조7천800억원을 기록했다.

이로써 작년 중앙공기업의 채권 발행 규모는 5년 전인 2007년 대비 293.6%, 10년 전인 2002년 대비 무려 776.2%나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중앙공기업의 채권 발행 규모가 급증하더라도 양호한 수익성을 바탕으로 부채를 제때 갚을 수만 있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중앙공기업이 제때 빚을 갚기는커녕 해마다 순발행 규모를 늘리며 부채규모를 키우고 있는 점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백홍기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기본적으로 기업이 벌어서 갚을 능력이있다면 부채를 늘려도 상관없지만, 대부분 공기업은 돈을 벌지는 못하는데 빚은 많으니 계속 돈을 꿔다 갚는 '돌려막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공공부문 부채 규모는 해마다 가파른 속도로 늘어났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286개 기관의 부채는 2007년 249조3천억원에서 2011년에 463조5천억원으로 4년간 거의 두 배로 증가했다.

더 큰 문제는 중앙공기업의 부채 증가가 정부의 재정건전성 악화로도 이어질 수있다는 점이다.

중앙공기업의 사업 대부분이 공공성을 띠고 있기 때문에 유사시 정부의 개입이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공기업 부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정부의 주택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부채가 급증했다.

한국전력공사와 가스공사는 국제 에너지가격 상승에도 요금이 충분히 인상되지않아 부채가 늘어났고, 한국도로공사도 요금 인상의 제한으로 부채가 확대된 것으로분석된다.

백 수석연구원은 "중앙공기업은 주택공급, 인프라 구축 등 공공성이 강한 사업을 담당하는 곳이므로 재무건전성이 악화되면 정부가 메워줄 수밖에 없다"면서 "스페인 등 유럽 위기국의 경우처럼 공기업 부실이 조세 증가와 재정위기로 이어질 수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공사채 발행 작년보다 감소…만기도래액은 사상 최대 올해 중앙공기업의 채권 발행은 사상 처음 100조원을 돌파했던 작년보다는 다소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금융투자가 예상한 올해 중앙공기업의 채권 발행 규모는 총 86조9천800억원이다.

105조7천800억원을 기록했던 지난해에는 못 미치지만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 될 전망이다.

저축은행 구조조정 등을 위한 채권 발행은 감소하겠지만 금융공기업들의 채권발행은 여전히 큰 규모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강성부 신한금융투자 채권분석팀장은 "올해 공사채 발행 증가 요인은 중소기업지원을 위한 대출 재원 마련과 채무 불이행자를 위한 행복기금 조성"이라면서 특히다른 부문보다 금융공기업의 채권 발행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금융공기업 가운데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채권 발행이 정부의 중소기업 자금지원책에 따라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2011년 3조2천억원이었던 중소기업 정책자금 규모가 작년에는 3조3천300억원,올해는 3조8천50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올해 채권 발행 규모는 2조8천500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중앙공기업 전체 채권 발행 규모는 작년보다 감소하지만 만기도래액은 52조9천700억원에 달해 사상 최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017년까지 향후 5년간 만기도래액 합계는 168조5천143억원으로 추산된다.

김익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중앙공기업 중 자체적으로 수익을 창출해차입금을 상환할 능력이 안 되는 곳이 많아 향 후 몇 년간 공사채 발행 규모가 계속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그러면서 "공기업 재무구조 악화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부의 장기적 계획에따라 수익성이 좋지 않은 사업은 정리하고 수익구조를 다변화하는 등 효율성 높은구조로 공기업을 구조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double@yna.co.kr ykba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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