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에 日기업 '활짝'…韓기업 '우울'>

입력 2013-04-01 05:57  

엔저 정책 본격화로 일본 기업은 올해풍년을 맞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일본 기업과 경쟁하는 한국 기업의 전망은 밝지 않다.

이른바 '아베노믹스'로 불리는 엔화 약세 정책으로 일본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을 갖추면서 올해 실적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일본 주식시장도 가파르게 상승하고있다.

그러나 엔화 약세가 실적 상승으로 이어지려면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최근의기대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 엔저 가속화로 韓日 기업 '희비' 1일 금융투자업계와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일본지수의 12개월 예상 주당순이익(EPS) 전망치(1987년 12월=100)는 이달 20일 기준 평균 45.02로 집계됐다.

엔저가 가시화하기 전인 작년 9월(39.81)보다는 5.21포인트(13.1%), 작년 말(39.26)보다는 5.76포인트(14.7%) 각각 오른 수치다.

일본 기업의 EPS 전망치가 45선을 넘어선 것은 2008년 10월(53.59) 이후 53개월만이다.

반면 MSCI 한국지수의 12개월 예상 EPS 전망치는 이달 20일 현재 66.93으로 작년 말(66.84)보다 0.1% 증가하는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일본과 한국 기업의 희비가 엇갈린 가장 큰 원인으로 작년 말부터본격화한 엔화 약세를 꼽고 있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1년 전만 해도 일본과 한국의 기업 실적 전망치가세계 경기와 연동해 비슷한 흐름을 보였지만 최근에는 엔화 약세 때문에 격차가 급격하게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엔화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무제한 양적 완화'를 내걸고 총선에서 승리한 이후 빠르게 하락했다.

엔ㆍ달러 환율은 작년 9월 말 달러당 77.79엔에서 이달 28일 현재 94.09엔으로6개월 사이 21% 급등했다. 그만큼 엔화 가치가 떨어졌다는 의미다.

이처럼 가파른 엔화의 하락은 일본 상품의 가격 경쟁력 강화로 이어져 기업의수익이 향상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졌다. 수출 시장에서 일본 기업과 경쟁하는 한국 기업에는 악재다.

엔화 약세 영향에 대한 전망은 주식시장에도 반영됐다.

일본 주식시장은 작년 말 이후 수직 상승했지만 한국 주식시장은 미국 경기 회복에도 빛을 못 봤다.

도쿄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는 작년 9월 말 이후 6개월 사이 39.8% 뛴 반면 코스피는 0.43% 오르는 데 그쳤다.

일본은행이 파격적인 금융 완화 조치를 예고한 만큼 엔화 약세는 당분간 계속될것으로 전망된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엔ㆍ달러 환율은 연평균 달러당 97엔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며 "엔화 약세 현상은 적어도 내년 초까지는 진행될 것"이라고내다봤다.

◇ "전망치 상승 과도"…속도조절 가능성도 일각에서는 일본 기업의 실적 전망치 상승세가 너무 빠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엔화 약세 기조가 일본 기업에 중장기적으로 도움은 되겠지만 짧은 기간에 시장의 기대가 지나치게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일본 기업 실적에 대한 낙관적인 기대가주식시장에 과도하게 반영됐다"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쳤을 때에는 주식시장의 속도 조절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일본은 1∼2월에 대규모 무역적자를 냈다. 지난 29일 발표된 2월 산업생산은 1월보다 0.1% 하락해 2.5% 증가할 것이란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적극적으로 통화를 풀더라도 일본 기업의 기초체력이 이미 상당히 소진됐다는분석도 나온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전기전자(IT) 업종과 조선 등의 업종에서는 이미 한국 기업의 품질과 경쟁력이 일본 기업을 압도했다"며 "환율 요인이 한국 기업에 심각한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엔화 약세가 지속하며 일본 기업이 장기적으로는 한국 기업보다 유리할것이라는 전망에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이 연구원은 "일본 정부가 엔화 약세 기조와 더불어 내수 진작도 공격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올해 일본 기업의 실적은 상당히 힘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당장 1분기부터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되지 않으면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겠지만 장기 실적에 대한 기대로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곽 연구원은 "무역적자를 고려했을 때 일본 기업의 실적이 본격적으로 오르는시점은 2분기 이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wangch@yna.co.kr hye1@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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