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엔저' 우려…자동차ㆍ철강ㆍ항공 전망 '흐림'>

입력 2013-04-08 05:58  

일본의 공격적인 양적 완화 조치에 '제2차 엔저'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

엔ㆍ달러 환율이 달러당 110엔까지 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일본과 경쟁 관계에 있는 우리 기업들의 실적 전망은 더욱 어두워지고 있다.

특히 일본에 강력한 경쟁 기업이 있거나 일본 매출 비중이 높은 한국 기업들은실적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 "엔·달러 환율 110엔 시대 온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엔화는 일본은행(BOJ)의 막대한 양적 완화정책 영향으로 또다시 약세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은행의 공격적인 금융완화 조치가 있었던 4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ㆍ달러환율은 달러당 96.33으로 전날보다 3.29엔이나 올랐다.

5일에도 환율은 달러당 97.55엔을 기록해 또다시 전날보다 1.22엔 상승했다. 이날 달러당 엔화는 한때 97.79엔까지 올라 지난 2009년 6월16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90엔 후반 또는 100엔을 넘을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일본은행이 예상을 뛰어넘는 양적완화 계획을 발표한 데 따라 올해 안에 엔ㆍ달러 환율이 100엔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박형중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일본 중앙은행의 정책발표로 차입통화로서의엔화의 매력이 높아질 것이고 엔캐리 트레이드가 확대된다면 엔화가 추가 약세를 보일 수 있다"며 "엔저가 빨라지면서 환율이 조기에 100엔대에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장기적으로는 110엔까지 엔저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볼 때 일본은행의 대규모 본원통화 공급으로 엔ㆍ달러 환율이 2014년 말에는 100엔, 2015년 말에는 110엔까지 점진적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외국 투자은행(IB)들도 엔화의 추가 약세를 전망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엔·달러 환율이 2분기에 달러당 103엔, 3분기에 103엔, 4분기에105엔, 내년 1분기에 106엔으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바클레이즈는 2∼3분기에 103엔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고, 스탠다드차타드는 2분기에 102엔, 크레디트스위스는 2분기에 100엔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1일 기준으로 14개 IB가 내놓은 2분기 엔ㆍ달러 환율 전망치는 최저 90엔,최고 103엔으로 평균은 96.79엔이다. 이는 한 달 전 전망한 91.00엔보다 6% 이상 높아진 것이다.

◇ 자동차ㆍ철강ㆍ항공 업종 실적 우려 엔화의 추가 약세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기업들의 실적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삼성증권 분석 결과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95엔에서 110엔으로 오르면 국내주요 상장기업 43개사의 총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81%, 2.77% 감소하는 것으로나타났다.

95엔에서 100엔으로 오를 때는 이들 기업의 총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0.84%, 1.39%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조사 기업은 삼성전자[005930], 현대차[005380], POSCO[005490] 등 43개 국내업종별 대표기업들로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의 50%를 차지한다.

완성차 업체와 철강 제조사들은 일본 경쟁사들로 인해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받을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와 기아차[000270]는 도요타, 혼다, 닛산 등의 일본 경쟁사가 엔저 효과를 등에 업고 가격경쟁을 주도하면 시장점유율 확대가 힘들 수 있다.

POSCO, 현대제철[004020] 등은 엔화 약세가 지속되면 신일본제철-스미토모(NSSMC), JFE 등 경쟁사의 수출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동남아시아와 중동에서의 가격경쟁력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

완성차 2개사는 엔ㆍ달러 환율이 95엔에서 100엔, 110엔으로 오를 때 영업이익이 각각 1.31%, 3.88% 감소하고, 철강 3사는 3.47%, 5.32%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엔화 매출이 존재하는 회사 중에서는 항공사들의 피해가 클 것으로 분석됐다.

대한항공[003490]의 작년 엔화 매출은 전체 매출의 12%를 차지한다. 이에 반해엔화 부채에 따른 이자비용 등 전체 엔화 비용은 엔화 매출의 3분의 1에 그쳐 엔화의 추가 약세가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엔ㆍ달러 환율이 100엔으로 오르면 영업이익이 9.91% 감소하고, 100엔으로 오르면 19.83%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엔화 약세로 인한 일본 소비자의 해외 구매력 감소도 국내 기업에는 부정적이다. 운송, 여행사, 호텔, 면세점, 카지노 등이 해당될 것으로 보인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은 "엔화가 추가 약세로 가면 일본과 경합이 치열한 업종이 더 불리해질 것"이라며 "우리가 일본에는 가격경쟁력이 앞서고 중국에는 품질경쟁력이 앞섰는데 일본과의 경합에서 가격경쟁력이 무너지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double@yna.co.kr withwit@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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