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딛고 재기할까"…기대와 우려 사이 홍콩증시>

입력 2013-05-28 12:01  

홍콩의 금융 중심지 센트럴지구.

도시를 빼곡하게 채운 마천루들 머리 위에서 오후 내내 잔뜩 찌푸리던 하늘이밤이 되자 온갖 조명에 화려하게 물들었다.

최근 홍콩 주식시장을 바라보는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와 우려의 간극은 이런 홍콩의 낮과 밤 풍경만큼이나 크게 벌어져 있다.

지난주 홍콩거래소에서 대규모 상장이 잇달아 성사되자 일각에서는 홍콩이 작년의 불황을 딛고 올해 '아시아 금융 1번지'의 명성을 되찾을 것이라는 고무적 반응이터져 나왔다.

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이 같은 기대가 다소 섣부르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게제기되는 게 홍콩 증시를 둘러싼 현실이다.

홍콩 주식시장의 회복 기대감은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을 중심으로 확산됐다.

지난 22일 중국 갤럭시증권(은하증권·China Galaxy Securities Co.)이 15억달러(한화 1조6천800억원) 규모의 주식을 홍콩거래소에 상장한 이후부터다.

다음날인 23일에도 중국석유화공집단공사의 자회사 시노펙엔지니어링이 16억달러(1조7천900억원) 규모의 주식을 연이어 홍콩거래소에 상장했다.

지난 2009∼2011년까지 홍콩거래소는 세계 최대 수준의 IPO 규모를 자랑했다.

그러나 작년에 글로벌 금융위기가 홍콩에도 예외 없이 불어닥치면서, 현지 IPO시장 규모는 2011년 330억달러(한화 약 37조원)에서 지난해 반토막도 안 되는 120억달러(약 13조5천억원)로 급감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2분기도 끝나기 전에 이미 지난해 전체 IPO 규모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대형 상장이 잇달아 완료되자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고개를 든 것이다.

레베카 스미스 홍콩거래소(HKEx) 해외주식 상장담당부장은 "작년에는 미국과중국 등 주요국의 정권교체가 있었고 유럽 재정위기까지 겹치면서 불확실성이 컸었다"며 작년 홍콩의 IPO시장이 부진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작년과 달리 올해는 밸류에이션(평가가치)과 투자심리 측면에서 전망이밝다"면서 "갤럭시증권과 시노펙엔지니어링에 이어 상당수의 IPO 딜이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홍콩 자본시장 참여자 모두가 이 같은 낙관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김기영 KDB대우증권 홍콩법인장은 "홍콩 주식시장 상황이 악화하면서 밸류에이션이 낮아지자 기업들이 IPO를 연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국내 자동차부품 회사인 만도의 자회사 만도차이나홀딩스는 애초 국내기업 가운데 최초로 홍콩 증시에 상장될 예정이었지만, 지난 24일 만도는 만도차이나홀딩스의 홍콩거래소 상장을 잠정 보류한다고 공시했다.

일반청약 결과 투자자들이 제시한 가격이 회사가 기대한 가격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홍콩 주식시장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중국 증시가 유의미한 회복세를보이지 못한 탓에 홍콩 증시도 덩달아 침체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김 법인장은 "그동안 홍콩 IPO 시장이 거대 중국기업들의 상장 덕분에 확대됐는데, 중국의 상당수 대형기업들이 이미 홍콩증시에 상장한 탓에 과거보다 수요가 줄어든 상태"라고 진단했다.

기동환 우리투자증권 홍콩법인장도 "중국 상하이와 선전증시가 몇 연간 어려움을 겪으면서 중국 금융감독 당국이 홍콩시장에서의 추가 IPO를 중단, 공급이 줄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 기업이 홍콩 주식시장에 상장되지 않자 홍콩의 IPO 시장도 함께 침체되는 것"이라며 "중국 경기는 지금도 여전히 턴어라운드를 못 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ykba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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