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투자자로 변신한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꿈>

입력 2013-06-02 05:50  

삼성증권 출신 곽중보 씨 "증권학교 설립이 목표"

업계에서 능력을 인정받던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전업투자자가 되겠다며 홀연히 직장을 떠났다.

대신증권, 하나대투증권, 삼성증권 등을 거치며 10년간 기술적 분석, 시황 분석담당 애널리스트로 일한 곽중보(37) 씨다.

리서치센터는 '증권사의 꽃'으로 불리기도 한다. 애널리스트들의 이직도 잦다.

그러나 그의 퇴사는 다른 증권사로 가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과감히 '홀로서기'를 택한 그는 "증권사를 그만두고 전업투자를 하는 것은 오래전부터 계획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최근 불황으로 증권업계에도 한파가 불고 근무 여건이 악화되기는 했지만 그의선택에는 더 큰 이유가 있었다.

대학 시절 주식투자를 처음 시작했고 증권사에 몸담으면서도 그는 40세 전에 전업투자자가 되겠다는 인생 설계를 그려놓고 있었다.

곽 씨는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이 어떤 일을 할 때 절정의 기량을 발휘할 수있는 나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시기를 애널리스트가 아닌 투자자로 가기로 했다"며 "더 늦으면 그만둘 수 없을 것 같았다"고 했다.

번듯한 직장을 그만두고 고된 길을 가려 하자 주위에서는 걱정하고 만류하기도했다. 그러나 그는 요즘 들어 거리의 꽃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며 미소를 보였다.

"남들의 시선은 의식하지 않아요. 전업투자자라고 해서 돈만을 목표로 인간관계를 다 끊고 좁은 방에서 투자만 하는 게 아니에요. 직장에서와는 다른 방식으로 행복을 찾으려 합니다." 요즘은 전업투자자로서의 삶에 적응하는 과정에 있다. 아침에는 인왕산 길을 걸으며 하루를 시작한다. 예전처럼 온종일 모니터를 들여다보지도 않는다. 증권사 애널리스트 때와는 다른 삶이다.

그는 "애널리스트로서 시장에 내 목소리를 내서 반응이 올 때 보람을 느꼈지만몸도 마음도 여유가 없어 창의적인 생각을 하기가 어려웠다"며 "증시 방향이 모호해도 일년 열두달 정답을 말해야 한다는 고충도 있었지만 이제는 확신이 들 때만 '타석'에 들어서면 된다"고 말했다.

1년 정도는 무리하지 않고 생존하는 것이 그의 단기 목표다. 2∼3년 후에는 안정된 성과를 내서 사무실도 차릴 계획이다. 하지만 그는 자금을 빌려 투자하거나 다른 사람들의 돈을 대신 투자해주는 방식은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전업투자자로 나선 이유, 진짜 꿈은 따로 있었다.

"궁극적으로는 증권학교를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잘 모르고 투자해 손해 보는이들이 너무 많은데 '투자의 정석'을 알려주고 싶어요. 투자로 많은 수익을 내면 물론 좋겠지만 부자가 되려는 게 아니고 학교를 만들기 위한 과정으로 전업투자를 시작합니다." 하반기 코스피는 횡보하면서 소폭 상승하는 장세가 될 것으로 그는 예상했다.

지수의 방향성을 결정할 주요 변수로는 한국 증시의 MSCI선진지수 편입 여부와 유로존의 지속 여부를 가늠할 9월 독일 총선 결과 등을 꼽았다.

성격상 한 번에 승부하기 보다는 조금씩 불려가는 쪽이라는 그는 겁이 많다는게 생존 비책이라며 철저하게 분산투자와 분할매매 원칙을 지킬 것이라고 했다.

10년 이상 매일 시장을 보며 한국 증시의 굴곡을 경험한 것도 그의 큰 재산이다. 주식뿐만 아니라 선물옵션, 주가연계증권(ELS) 등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성할예정이다.

서울대 대기과학과를 졸업한 그는 대학 시절 우연히 헌책방에서 눈에 띈 재테크관련 책을 읽고 투자를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운명을 바꿔줄 것 같은 느낌을받았다"고 회상했다.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아 방황도 했지만 주식 공부를 시작한 뒤 2003년부터 증권사에서 일하며 주식을 '업'으로 삼아왔다.

그는 "지나고 보니 일기예보와 주식투자는 사주처럼 미래를 예측해야 한다는 점에서 통한다"며 "사주가 족집게가 아니어도 사람들에게 위험을 피하고 삶의 자세를다잡는 기회를 주듯이 앞으로 주식투자의 올바른 길을 알려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doubl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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