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노믹스 1년> 엔캐리 트레이드 우려 재부각

입력 2013-12-10 07:01  

일본의 엔화 약세 현상이 강해지며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다시 커지고 있다. 소위 '아베노믹스' 시행 1년 만에 엔화 가치가 다시 크게 떨어져 '엔캐리 트레이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엔캐리 트레이드란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일본 엔화를 빌려 금리가 높은 다른국가의 통화나 자산에 투자해 이익을 얻는 것이다.

국내에 엔화가 과도하게 유입됐다가 청산 과정에서 한꺼번에 빠져나가면 자본시장에는 일대 혼란이 생길 수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달러·엔 환율은 6일 기준으로 102.91엔에 달해 올해 들어 18.6% 올랐다.

같은 기간에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10,395.18에서 15,299.86으로 47.2% 상승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공식 출범한 작년 12월 26일을 전후로 엔화 가치를떨어뜨리는 아베노믹스가 강력히 추진된데 따른 결과다.

아베 총리는 일본은행의 윤전기를 돌려서라도 무제한 금융완화 정책을 펴겠다고선언했고 일본 금융시장은 그 덕분에 펄펄 날았다.

지난 3월 취임한 일본은행의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총재도 아베 정권과 손발을 맞춰 과감한 금융완화 방안을 제시했다. 아베 정권의 ƈ년 안 물가 2% 상승'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시중 자금공급량을 2년 안에 2배로 늘리기로 했다.

그 결과 달러·엔 환율은 5월 22일 103.74엔까지 치솟으며 연중 최고점을 찍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하반기부터는 아베노믹스 효과가 톡톡히 나타난 것 같다"며 "앞으로도 엔화 약세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일본 경제에는 득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엔저는 원고와 맞물려 국내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는 부담 요소로 작용했다.

달러·엔 환율이 100엔대를 넘은 5월 한때 원·달러 환율은 1,080원대까지 떨어졌고 원·엔 환율이 하락세를 보여 국내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켰다.

이런 영향으로 한국 코스피는 6월 25일 1,780.63포인트까지 떨어져 연중 최저점을 찍었다.

그러다가 엔저 현상은 3분기 들어 다소 힘이 빠지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구로다 총재가 물가 2% 상승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추가로 금융완화 정책을 펼칠 수있다고 시사하자 엔저에 다시 발동이 걸렸다.

달러·엔 환율이 다시 100엔대에 진입했고 닛케이평균주가는 약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엔캐리 트레이드 우려가 더욱 커진 것은 엔화 약세 현상이 두드러진 상황에서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달러화 강세 현상이 뚜렷해지면 달러는 캐리 트레이드 매력이 떨어지지만 약세인 엔화는 더욱 각광을 받는 국면이 올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일본의 정책금리는 현재 연 0.10%로 미국(0.25%), 유로(0.25%), 한국(2.

50%) 등보다 낮다. 브라질(10.00%), 중국(6.00%) 등보다도 훨씬 낮은 상태다.

금리가 낮은데다 약세를 보이는 일본 엔화를 빌려 금리가 높은 다른 나라 통화나 자산에 투자하면 충분히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상황이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시기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고개를 들면서미국의 장기금리 상승이 엔캐리 트레이드를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출구전략을 통해 돈줄을 조이는 것과 달리 일본은 2015년 이후까지도 금융완화 정책을 이어갈 것으로 알려져 엔화 가치의 추가하락이 전망되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주요 국제 투자은행(IB) 13곳이 전망한 내년 말 엔·달러환율은 평균 110.08엔으로 계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엔캐리 트레이드가 확대되면 상대적인 원화 강세로 국내 금융시장 우려가 커질것으로 보인다. 수출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엔화 약세로 최근 원·엔 환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해 1,020원대까지 떨어질 태세다.

엔저, 원고 상황에서 국내로 엔캐리 자금의 유입이 예상된다. 엔캐리 자금은 들어올 때는 서서히 유입되지만 일시에 빠져나가면 국내 금융시장에 상당한 충격을 줄수 있다.

그러나 달러·엔 환율이 당장 급등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일본의 경상수지가 흑자이고 내년에는 흑자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여 엔고압력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달러·엔 환율이 105엔 이상으로 치솟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한국 경제가 엔저로 입는 피해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연구위원은 "미국 출구전략은 엔저 심화 요인이지만 변동성이 커지면서 엔고로 다시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며 "언제든지 엔고 사이클로 전환할 수 있는 리스크가 존재해 엔캐리 트레이드는 활발하게 이뤄질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베노믹스가 실패할 경우 일본 경제에 대한 신뢰가 무너져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일본이 내년 4월 소비세를 인상할 예정이어서 이 부분 역시 일본 경제에 부담이될 수 있다.

정성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경제실장은 "소비세가 인상되면 0.4∼0.5%의 경제성장률을 깎아 먹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일본 금융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빠져나갈 우려가 있다"고 전망했다.

kak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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