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릴레이 인터뷰> 김원규 우리투자증권 사장

입력 2014-01-29 04:00  

대구상고 시절 증시와 인연…교수 권유로 증권업 투신생존 전략의 최우선은 경쟁력 있는 상품 개발과 제시회사 매각에 대해선 언급 자제…"분위기 차분한 편"

"시장과 고객이 달라졌죠. 고객에게 경쟁력 있는 상품을 제시하고 높은 수익을 올려 신뢰를 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죠." 김원규 우리투자증권 사장은 다른 증권사보다 경쟁력 있는 상품을 개발해 고객에게 제시하는 것을 생존전략의 최우선으로 꼽았다.

최근 증권사들은 대형사, 중소형사 구분없이 리테일(소매)시장에서 고전을 면치못했다. 브로커리지(중개매매)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탈피하지 못한 탓이다.

증시가 침체에 빠지고 거래량이 줄면서 수수료 수익에 의존하던 증권사들은 적자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다.

김 사장은 '생존'을 위해서라도 증권사들이 변화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식거래 중 온라인 거래가 90% 수준이고 모바일 거래도 많다. 심지어 컨설팅이 필요한 펀드까지 모바일 가입이 가능할 정도"라며 시장의 변화 상황을 설명했다.

과거 지하철 2호선 역들을 따라 지점을 두기도 했지만 이제 고객이 지점을 찾는 일이 많지 않아 필요성도 없어진 상태다.

투자자들의 성향 자체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

김 사장은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는 시기가 되면서 금융투자상품에 투자할 때투자형보다는 안정형을 선호하는 경향이 크다"며 "그런 흐름에 맞는 상품 개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계 금융위기 이후 금융투자상품에 투자한 고객들이 손해를 보고 실망한 경우가 많아 신뢰가 많이 떨어진 상태다. 이 때문에 이제 불특정 고객을 상대로 한 영업이 쉽지 않다.

그는 "이제 불특정 고객보다는 우리 자체 고객에게 수익률 높은 상품을 제시해신뢰를 쌓고 로열티(충성도)를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자산관리 면에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는 1억원 이상의 우량고객 수가 고객을 평가하는 척도가 되기도 하는데 우리투자증권은 삼성증권에 이어2위 수준"이라며 "리테일 고객 자산이 85조∼90조원 정도"라고 소개했다.

김 사장은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 개발을 위해 '비즈니스리포지셔닝'(business repositioning) 전략을 구사하기로 했다.

비즈니스 리포지셔닝은 신규 수익원을 발굴하고 수익성 있는 사업으로 자원을재분배하는 것이다. 상품 경쟁력을 강화해 차별화된 상품을 공급하고 자기자본을 활용한 사업을 확대해 자본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뜻한다.

김 사장은 투자은행(IB)이 할 수 있는 기업 신용공여 업무를 활성화하고 중장기적으로 자기자본투자(PI), 사모펀드(PEF) 참여 등도 확대할 계획이다.

또 고령화 등의 사회 구조적 변화로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으로 자금이 계속 유입되는 상황인 만큼 법인영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김 사장이 이처럼 시장 상황의 변화를 강조하며 세부적인 전략을 짤 수 있는 것은 증권사 사원으로 직장 생활을 시작해 사장까지 오른 '역사'가 있어서다.

대형 증권사 중에 김 사장처럼 증권사 사원으로 시작해 사장에 오른 인물이 거의 없다.

그는 LG그룹 공채로 입사해 1985년 증권 분야에 지원했다. 당시만 해도 '상사'(商社)가 인기있던 시절이고 증권사는 아직 초기 걸음마 수준이었다.

그런데도 김 사장이 증권사를 지원한 것은 나름대로 인연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구상고 시절 삼보증권에서 증시 호가를 칠판에 적는 일을 잠시 했다. 또 대학시절 지도교수가 증권학회 이사였는데 증권사 입문을 권유했다.

김 사장은 "당시는 자본시장 자율화 직전으로 증권사가 아직 취약했는데 마침지도교수가 ཆ년 이상 직장 생활을 할 수 있으면 증권사에 한번 가보라'고 조언을했다"고 소개했다.

당시만 해도 증권사 직원 중 나이 50을 넘는 사람이 거의 없었고 여직원은 결혼하면 그만두는 분위기였다.

지점에서는 지점장이 얼마나 큰 손님을 많이 확보하고 있느냐가 전체 직원의 성과를 결정하는 요소였다.

김 사장은 "이제 시대가 바뀌어 지점도 브로커리지뿐만 아니라 자산관리와 펀드, 채권, 주가연계증권(ELS) 등 팔아야 할 상품이 워낙 다양하고 지점장 혼자만이 아닌 직원 전체의 역량이 필요한 시대"라고 강조했다.

회사 각 분야에서 서로 '융합'을 통해 실질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 개발이가장 우선시돼야 한다는 게 김 사장의 지론이다.

김 사장은 해외 진출에 대해서는 "꾸준히 추진하되, 내실 있는 국가로 진출하는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형 증권사라고 해서 의무적으로 외국에 진출했다가 적자를 내기보다는 가능성있는 국가에 진출해서 수익을 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투자증권은 홍콩에 '글로벌트레이딩센터'(GTC)를 설립해 외국투자자에게는원화채권을 공급하고 국내 기관과 프라이빗뱅킹(PB) 고객에게는 해외채권을 공급하는 거래를 주관하고 있다.

또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는 합작법인을 두고 향후 동남아 진출의 교두보로 활용할 계획이다.

김 시장은 우리투자증권의 매각과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다. 현재 NH농협금융이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우리투자증권 매각이 진행 중이다.

김 사장은 "과거 LG투자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이 합병했을 때처럼 회사 분위기는 차분한 편이다"며 "아직 매각 과정이 진행 중인만큼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kak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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