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자사주 매입 열풍'…주가방어·책임경영

입력 2014-03-30 04:04  

올해 들어 삼성생명 등 10개사 자사주 매입 결정경영진과 임원들도 책임경영 차원서 대열에 동참

지난해 결산을 마친 12월 결산 상장사들의 자사주 매입 열풍이 거세다.

기나긴 불황 속에 주가가 내려가자 경영진과 임원들까지 책임 경영을 내세우면서 자사주 매입 행렬에 동참했다.

자사주 매입은 투자심리 개선과 배당 이익 증가 등의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기업의 실적이 뒷받침하지 않는 한 자사주 매입이 주가 급등으로이어지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 올해 자사주 매입 상장사 10곳 중 8곳…'주가 방긋'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중에서 자사주 취득결정을 공시한 회사는 모두 10개사로 집계됐다.

삼성생명[032830]과 SK, 제일기획[030000], 대신증권[003540], 광동제약[009290], 경남에너지[008020], 미원상사[002840], 동남합성[023450], 한올바이오파마[009420], 대창[012800] 등이다.

SK는 지난달 4천195억원 규모의 자사주 235만주를 5월 26일까지 장내 매수하겠다고 공시했다.

앞서 1월에는 삼성생명과 제일기획이 각각 1천994억원(보통주 200만주), 952억원(보통주 360만주)어치의 자사주를 취득한다고 밝혔다.

대신증권은 오는 6월 24일까지 자사주 194억원 어치를 장내에서 사들일 예정이라고 지난 24일 공시했다. 취득 대상은 대신증권 보통주 180만주와 우선주 84만주다.

이들 상장사 중 광동제약과 경남에너지를 제외한 나머지 8개사는 주가를 안정시키고 주주가치를 높이려고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광동제약은 우리사주조합의 주식 취득을 지원하기 위해 자사주 50만주를 산다.

경남에너지는 소액주주의 지분 전량을 자사주로 취득해 자진 상장폐지에 나섰다.

실제 올해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상장사 대다수가 주가 상승효과를 봤다.

지난 28일 기준으로 10개 상장사 중 8곳의 주가가 자사주 매입 결정 공시 후 올랐다.

광동제약의 주가는 자사주 매입 공시가 나온 지난 1월 29일 7천480원에서 최근8천60원까지 7.8% 상승했다. SK와 대신증권의 주가도 공시일보다 각각 5.5%, 4.2%올랐다. 다만, 제일기획은 자사주 매입 공시 후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집중되면서 주가가 지난 1월 말보다 9.5% 떨어졌다.

◇ 은행·증권 경영진도 '자사주 사자' 열풍 책임 경영을 표방하는 경영진과 임원들도 앞다퉈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25일과 27일 두 차례에 걸쳐 1억1천350만원 어치의 KB금융 보통주 3천152주를 장내매수했다.

서진원 신한은행장도 최근 네차례에 걸쳐 신한금융지주 주식 1만2천주(5억3천만원)를 취득했다.

동양증권[003470]의 경영진과 임원들은 올해 들어 매달 자사주를 사들이고 있다.

서명석 동양증권 사장은 지난 26일 자사주 620주를 장내매수했고 임원 16명도같은 날 동양증권 주식을 각각 200주 이상씩 샀다.

서 사장과 동양증권 임원들은 앞서 1월 28일과 2월 28일에도 자사주를 사들였다.

동양증권 관계자는 "증권업이 불황이어서 주가가 많이 내려갔다"며 "자사주 매입은 책임경영 강화는 물론 앞으로 주가가 좋아질 것이라는 자신감의 표현"이라고설명했다.

김석 삼성증권[016360] 사장도 지난달 7일과 25일 자사주 2천주씩을 사들였다.

한화투자증권[003530]은 아예 임원의 자사주 매입을 제도화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책임경영을 위해 임원들이 직급에 따라 일정 규모로 자사주를 사고 퇴임할 때까지 이를 보유하는 '임원 주식 보유제도'를 도입했다.

◇ 상장사 자사주 매입…'주가방어·책임경영' 기업들은 보통 주가가 부진할 때 자사주를 산다. 회사의 가치보다 주가 수준이낮다고 판단하면 주가를 부양하려고 자사주를 사들이는 것이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실적보다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생각에방어용으로 사는 것이 자사주"라며 "유보금 등 자사주를 살 여력이 있어야 가능한일"이라고 설명했다.

또 책임경영을 강화하려는 회사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투자심리 안정에도 도움을 준다.

자사주 매입은 수급 개선에 따른 주가 상승과 배당 증가 등으로 기존 주주의 득이 될 수 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회사나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새로운 매수 주체가 나섰다는 점에서 수급 여건 개선에 도움이 된다"며 "자사주에는 배당하지 않기때문에 배당 주식 수가 줄어들어 일반 주주들은 배당 이익 증가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자사주 매입만으로는 주가 부양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더구나 대다수 상장사는 자사주를 사들여 소각하지 않고 보유하고 있다.

곽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 소식은 주가 흐름을 보여주는 많은 변수 중 하나"라며 "수익성이 나빠진 상장사는 자사주 매입이 주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임 팀장도 "자사주 매입에 나선 기업의 주가 상승을 기대하는 것도 실적 개선이뒷받침돼야만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kong79@yna.co.kr, ykba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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