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증시에 '봄바람'…중국이 최대 변수>

입력 2014-04-04 11:31  

신흥국 주식시장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의 돈줄 죄기 움직임에 외국인 자금 유출과 선진국 증시 상승을 바라보기만해야 했던 신흥국에도 변화의 조짐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물론 외국인의 추세적 귀환이나 선진-신흥국 간 디커플링(비동조화) 장세가 리커플링(재동조화)으로 바뀔 것을 단정 짓기엔 아직 이르다.

하지만 기류 변화는 뚜렷하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먼저 주가나 통화가치 흐름만 봐도 달라진 흐름을 읽을 수 있다.

4일 현대증권에 따르면 2월 초부터 3월 말까지 브라질 상파울루 증시의 보베스파 지수는 9.2% 상승하고 헤알화도 7.5% 절상됐다. 인도 증시의 센섹스지수도 같은기간 10.8% 뛰고 루피화가치는 4.2% 올랐다.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종합지수는 8.7%오르고 루피아화는 7.7% 절상됐다.

불확실성이 여전한 터키도 지난 두 달간 XU100지수가 13.1% 뛰었다. 다만, 러시아 주식시장은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부진하다. 경기 둔화와 기업 연쇄부도에 대한 우려가 커진 중국 증시도 소강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민경섭 현대증권 연구원은 "3월 이후 신흥국의 주식과 통화가치는 명백한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상승했기 때문에 시장 참여자들은 신흥국의 하락세가 끝나는 신호가 아니냐는 긍정적 관심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코스피도 같은 기간 2.29% 뛰었고 4월 들어 상승폭을 키우며 2,000선안착을 시도 중이다. 특히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달 26일부터 7거래일 동안 1조8천700억원 어치를 순매수하며 강세장을 이끌었다.

글로벌 자금의 흐름에도 눈여겨볼 만한 변화가 감지된다.

국제금융센터의 자료를 보면 지난달 20~26일 글로벌 주식자금은 선진국 펀드에서 77억6천만달러나 순유출되면서 77억7천만달러 순유출로 전환됐다. 주목할 점은신흥국에선 22주째 순유출이 계속됐지만 그 규모가 1천만달러에 그쳤다는 대목이다.

직전 13~19일에 신흥국의 순유출 규모가 40억달러라는 점에 견줘 달라진 모습이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선진-신흥국 디커플링에 변화 조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3월 중순 이후 신흥국 주식펀드의 순유출 규모가 줄고 6개월 이상 순유출한아시아(일본 제외)펀드가 지난주 순유입으로 전환한 점을 변화의 징후로 꼽았다.

그는 "외국인 순매수는 한국시장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대만, 인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신흥국에서도 외국인이 적극적으로 순매수하고 있다"며 이들 국가의 공통점으로 제조업 경쟁력을 들었다.

지난달 26일까지 4주일간 이들 국가 주식시장으로의 외국인 자금 순유입액은 인도 29억2천만달러, 대만 16억5천만달러, 인도네시아 12억2천만달러였다.

그는 글로벌 자금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척도를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찾았다.

투자자들이 신흥국에 투자하는 금융상품은 크게 펀드와 ETF로 나뉘는데 ETF는 펀드운용 규모의 20%에 불과하지만 그 흐름이 펀드에 선행하는 성격이 있어서다.

신흥국 ETF는 2월부터 순유출 규모가 빠르게 줄어들고서 3월28일부터 자금이 순유입되기 시작해 5영업일간 16억달러가 순유입됐다. 신흥국 펀드가 순유입으로 전환할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정황이다.

이런 봄바람이 신흥국 증시에 완연한 봄을 이끌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민경섭 연구원은 "내년으로 보이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영향을 지켜봐야 하지만 신흥국 경제는 조금씩 자리를 찾아갈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자들 역시신흥국이 가지는 성장성과 변동성이란 매력을 외면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의 지속성은 중국 경기에 달렸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증시의 긍정적인 흐름은 4월까지는 지속할가능성이 크다"며 "결국엔 중국발 경기 모멘텀에 대한 기대감이 변수인데, 중국 경기가 나아질지, 부양책은 어떻게 될지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흥국 정치일정을 변수로 꼽기도 한다. 인도에선 오는 7일부터 5월 12일까지총선이 치러지며 인도네시아와 터키, 브라질은 각각 7, 8, 10월에 대선을 앞뒀다.

정치적 안정과 경제성장을 동시에 이루는 국가의 차별성이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고전문가들은 내다봤다.

princ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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