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참사> '알짜' 기업 온지구의 이상한 무상감자

입력 2014-05-07 04:01  

개인주주 회사 유병언 일가 회사로 지배구조 변경

부도난 ㈜세모의 자동차 부품사업 부문을 양도받아 설립된 ㈜온지구가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 소유로 넘어가는과정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7일 ㈜온지구의 감사보고서 등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10년 12월 기존 주식 대부분을 소각·무상감자한 뒤 신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결정한다.

이전까지 ㈜온지구의 주주는 변기춘씨 등 유병언 전 회장의 측근인사와 두 아들외에 개인주주 152명이었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2011년부터 이 회사의 최대 주주는 트라이곤코리아로 바뀌고 아이원아이홀딩스, 다판다 등 유 전 회장 측이 실소유주인 법인들이 새로운 주요주주가 된다.

그의 두 아들도 계속 지분을 유지한다.

㈜온지구는 2010년 매출 504억원에 영업이익 13억원 규모의 '알짜' 기업이었다.

무상감자는 보통 누적결손금이 커져 자본금 규모를 줄일 때 쓰지만 기존 주주에게 아무런 보상을 하지 않아 주주들이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2009년 말 기준 누적결손금이 49억원 정도였지만 회사의 규모에 비해 큰 부담은아닌데다 무상감자한 지 열흘 만에 유상증자를 단행, 다시 자본금을 늘린 점을 보면통상적인 무상감자는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게다가 무상감자 1년 전인 2009년 12월에도 유상증자를 했던 것을 고려하면 자본금을 줄이기 위해 무상감자를 했다고 보긴 어렵다.

1년 사이에 '유상증자→주식소각·무상감자→유상증자' 과정을 거친 것은 개인주주가 소유했던 회사를 유 전 회장 일가가 실소유주인 법인 중심으로 지배구조를변경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후 2011년 유상증자와 지분 변동을 거쳐 현재 이 회사는 트라이곤코리아, 아이원아이홀딩스, 채규정 대표이사, 유 전회장의 차남 혁기씨로 주요주주가 정리됐다.

이는 세모그룹의 모체인 ㈜세모의 지배구조가 바뀐 방식과 비슷하다.

㈜세모 역시 2007년 말 4천명에 가까운 기존 주주가 주식을 100% 무상소각하고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통해 ㈜다판다 등 유 전 회장 일가의 회사가 최대주주가 된다.

2009년 12월과 2010년 말에 각각 이뤄진 유상증자도 의문점이 나온다.

2009년 유상증자 때는 주당 13만원(액면가 1만원)에 신주를 발행했는데 회사의실적이 더 좋아진 2010년엔 주당 2만4천원으로 신주 발행가가 뚝 떨어진다.

트리아곤코리아 등 새 주주들은 그만큼 싼 가격에 회사를 소유하게 된 셈이다.

2009년 유상증자 결과 소액주주(1.6%)에서 최대주주(20.3%)가 되는 사람이 채 대표이사다. 그는 2002년 익산시장과 전북부지사를 지낸 인물이다.

이 유상증자로 150여명의 소액주주 지분은 50% 이하로 떨어진다.

이때 채씨가 자신의 돈으로 유상증자에 참여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유 전 회장 측이 이를 통해 채씨를 비롯한 측근과 가족의 지분율이 50%를 넘게 해 주주총회의 과반 의결권을 얻은 뒤 주식소각·무상감자를 결정, 회사를손에 넣으려고 '믿을만한' 채씨를 대리인으로 내세웠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hska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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