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사냥꾼 손 탄 AJS 끝내 상장폐지

입력 2014-08-21 04:04  

'원조 기업사냥꾼'으로 불리는 경대현씨가 올해초 손을 뻗친 코스닥시장 상장사가 결국 상장폐지의 길을 걷게 됐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전날 상장위원회를 열어 코스닥시장상장사 AJS[013340]의 상장폐지를 확정했다.

이번 상장위원회는 AJS가 회계감사인(대주회계법인)으로부터 2013사업연도 재무제표에 대한 '의견거절' 감사의견을 받았다고 지난 4월 공시함에 따라 열렸다.

앞서 거래소는 AJS에 의견거절 감사의견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한 차례 개선기간(5월 13일∼7월 18일)을 부여했다.

그러나 개선기간을 거쳤음에도 회계감사인이 지난달 29일 또다시 AJS의 2013사업연도 재무제표에 대해 '의견거절' 감사의견을 내면서 상장폐지가 확정됐다.

AJS는 지난 1978년에 설립된 배관설비 제조·판매기업이다.

40년에 가까운 업력을 지닌 이 회사가 상장폐지 위기에 시달린 배경에는 원조기업사냥꾼 또는 슈퍼개미로 알려진 경대현씨가 있다.

경씨가 AJS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시기는 올해 초다.

AJS는 작년 초부터 부도설에 휘말리며 재정난을 겪었다.

당시 AJS의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였던 김수일씨는 지난해 12월 경씨에게 AJS의주식을 대량(862만5천907주) 양도하며 최대주주 자리를 넘겼다.

이어 올해 1월 AJS는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경씨를 신규 대표이사로 선임하고,그의 며느리 김세진씨를 사내이사로 앉혔다.

그러나 올해 2월 김 전 대표가 갑자기 경씨와 그의 며느리를 상대로 각각 대표와 이사의 직무를 중지하라는 직무집행정지가처분 소송을 법원에 제기, 경영권 분쟁이 불거졌다. 주식양수도계약을 맺은 후 불과 2개월 만에 양측 사이가 틀어진 것이다.

이후 경씨와 며느리가 지난 3월 말 대표와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나며 AJS에서 발을 뺐지만, 회사는 이미 크게 망가진 후였다.

4월 초 부도설이 돌았고 4월 말 AJS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5월 28일 법원은 이 회사에 대해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내렸다.

소액주주들은 경씨가 처음부터 상장폐지를 목표로 AJS에 접근했다고 주장한다.

AJS의 상장폐지가 결정되면 정리매매를 통해 지분을 헐값에 매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지배구조 컨설팅업체 네비스탁의 엄상열 연구원은 "기업사냥꾼은 정리매매때 실제 기업가치보다 훨씬 싼값에 기업 지분을 사들여 기계장치, 부동산, 채권 등회사 내부 자산을 처분해 사익을 챙기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또 소액주주들은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기업사냥꾼으로 악명이 높은 경씨를 AJS의 대표로 앉히는 데 동의한 기업은행에 대해서도 비난의 목소리를 냈다.

AJS 소액주주 모임 측 관계자는 "기업은행이 오로지 사모투자전문회사(PEF)를통해 자신들이 AJS에 투자한 50억원을 회수하겠다는 목적만을 위해 자질이 부족한경씨를 대표로 선임하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1월 기준 IBK기업은행이 운영하는 'IBK기업재무안정 PEF'는 AJS의의결권부 우선주 999만9천998주(지분율 22.46%)를 보유했고, 1월 임시주총에서 경씨가 대표직을 맡는 데 찬성했다.

이에 대해 기업은행 측은 "당시 대표이사였던 김수일씨의 횡령·배임 혐의가 발생해 당장 대표를 교체하지 않으면 상장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경대현씨의 대표 선임안에) 부득이하게 찬성했다"고 해명했다.

또 기업은행은 경씨의 기업사냥꾼 전력을 인지하고 있었느냐는 질문에 "답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ykba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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