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자본시장에 '정조준'…모험자본 육성책 윤곽

입력 2015-03-19 16:47  

임종룡 금융위원장의 자본시장 정책 방향이 구체화하고 있다.

정책 목표는 자본시장이 창조경제의 본산이자 청년 일자리 공급의 원천으로 기능하고, 노후 대비와 여유로운 삶을 위한 동반자로서 작동하는 쪽으로 잡았다.

이를 위해 그는 자율과 경쟁, 책임 등을 바탕으로 정부, 시장, 업계, 투자자 등모두에게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조만간 코넥스시장 개편안을 발표하겠다고도 했다. 그가 금융지주 회장에서 금융당국 수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 내놓는 Ƈ호 정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장수 증권과장' 출신, 자본시장에 바람 일으킨다 정통 경제관료에서 금융지주 회장으로 변신했던 임 위원장은 금융당국 수장에오르고는 자본시장에 대한 애착을 드러내놓고 강조했다.

그와 자본시장 간의 인연 때문으로 업계는 본다.

임 위원장은 1999년 10월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으로부터 재정경제부 증권제도과장(현재 자본시장과장) 자리를 물려받아 2002년 3월 이석준 미래창조과학부차관에게 넘겨주기까지 2년반 넘게 일했다. 코스닥시장의 부침을 지켜봤다.

일반적으로 1년이 멀다하고 바뀌는 보직을 고려하면 장수했다.

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일하면서도 우리투자증권 인수를 지휘한 것은 물론이고자본시장을 유심히 지켜본 것으로 알려진다.

그런 그이기에 취임식 다음날인 지난 17일 기자간담회에서 "제 경력 중에 가장오래한 금융 분야가 증권이다. 관심은 자본시장에 있다"고 말한 것도 자연스럽다.

취임 이후 공식 행사로 18일 금융감독원에 이어 19일 한국거래소를 찾아 모험자본 간담회를 주재한 것도 이같은 관심을 반영한 행보로 여겨진다.

간담회에 흔히 등장하는 업계 최고경영자 대신 모험자본을 운용하는 부장, 팀장, 과장급이 참석한 것만 봐도 총론보다는 각론으로 바로 들어가 실질을 중시하는 모습을 읽을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그는 이날 간담회에서도 "누구보다도 우리나라 금융, 특히 자본시장에 자부심과애정을 갖고 있다"며 "자본시장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다시 한번 도약하게 할 것인지고민을 거듭하고 열과 성을 다해 많은 변화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자본시장에 대한 관심은 경제상황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주식시장이 활성화되지 않고는 경제심리 호전도, 경기 회복도 쉽지 않아서다.

양대 자산시장인 부동산과 주식 시장이 함께 정상화돼야 시너지가 가능하다. 실제코스피시장이 2007년 2,000을 넘고는 박스권에 갇힌 동안 한국경제도 힘을 잃었다.

◇ "모두 변해야"…코넥스 예탁금 규제 획기적 완화 그는 이날 간담회에서 금융기관의 자율성 보장을 강조하며 취임 전부터 방점을찍었던 '스스로 금융' 화두를 재차 꺼내들었다. 자본시장과 업계에 대해 "스스로 판단하고 스스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한 것이다.

그러면서 당국의 개입 최소화를 약속했고 업계에는 경쟁과 혁신을 당부했다.

그간의 발언 내용에 비춰 일단 모험자본 육성이 최우선 과제로 보인다.

전임자인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이 수 차례 예고한 모험자본 육성 방안이 곧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그 핵심은 코넥스시장 전면 개편에 있다.

우선 개인 예탁금 기준이 3억원으로 돼 있어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많았으므로 시장에서는 적어도 1억원 이하로 완화될 가능성을 점친다. 임 위원장도 "예탁금 규제를 획기적으로 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넥스시장에 기관 투자자의 자금을 끌어들이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랩어카운트(종합자산관리)를 통한 기관의 코네스 투자한도 조정이나 하이일드펀드의 코넥스 투자 비중이 높을수록 공모주 우선배정 비율을 높여주는 방안이 거론된다.

초기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유인하고자 벤처투자 위험을 분리해 제3자에게 파는 'V-신용부도스와프(V-CDS·Venture-Credit Default Swap)'라는 상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사모펀드의 설립·운용·판매 등 모든 단계에 걸친 규제를 선진국 수준으로 완화해 모험투자에 대한 장애물을 없앨 예정이다.

◇ 거래소 제도 개편 TF 가동…장외시장도 육성 공공기관에서 벗어난 거래소의 제도 개편도 관심사다.

그는 코스피-코스닥-코넥스 시장이 각각 특성에 맞게 경쟁하면서 발전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업계에선 잊을만 하면 나왔던 코스닥 분리론이나 거래소의 지주회사전환이나 상장론에 주목하지만 금융위는 일단 그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미리 방향을 잡아놓고 접근하는 게 아니라 원점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재검토하는 쪽에 가까워 보인다. 금융위는 거래소,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이달 중 구성해 논의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와 맞물려 대체거래시스템(ATS) 제도의 개선방안이 나올지도 주목된다.

예정보다 다소 늦어지고 있지만 주식시장 가격제한폭을 30%로 확대하는 방안도상반기 중에는 시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 위원장은 장내시장과 장외시장의 경쟁도 유도하겠다고 했다.

장외시장 역시 키우겠다는 의미다. 앞서 지난해 8월부터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한장외시장인 K-OTC 1부 시장에 이어 올해는 2부 시장을 개장할 계획이다. 진입 문턱을 낮춰 비상장기업의 자금 조달을 돕겠다는 취지에서다.

투자자에 대한 진입장벽이 코넥스시장 외에도 낮춰질지도 관심사다.

임 위원장이 "투자위험이 높은 시장이나 상품에 대해 투자자의 접근 자체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보호하고자 했지만 이제 투자자들에게 자기책임으로 투자할 수 있는 선택권을 돌려주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업계의 숙원인 파생상품 규제가 완화될지 주목된다, 2012년 옵션의 승수 인상(10만→50만원)으로 파생상품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작년에는 개인투자자에 대한 진입장벽인 '적격 개인투자자 제도'까지 생겨서다.

그러나 이런 규제가 투기적 거래에 따른 개인 투자자의 피해를 줄이고자 만든대책들이므로 신중론도 여전하다는 측면에서 정부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princ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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