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硏 비정규직에 '부당해고' 판정…갈등 예상>

<<사진 있음>>

원자력연구원 내 하청업체에서 근무하다 해고된비정규직 근로자들에 대해 노동 당국이 부당해고 판정을 내렸다.

원자력연구원은 노동 당국의 결정에 불복, 상급 기관에 재심을 신청한다는 입장이어서 갈등이 예상된다.

3일 원자력연구원 비정규직지회에 따르면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원자력연구원내 하청업체인 ㈜한신엔지니어링에서 근무하다 해고당한 노조원 강모씨 등 2명에 대해 지난달 25일 '부당해고 및 불법파견' 판정을 내렸다.

방사선 측정 기기 검교정 업무를 담당하는 하청업체인 ㈜한신엔지니어링은 강씨등 2명이 노조에 가입하자 지난 1월 계약 만료를 이유로 해고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강씨 등은 지난 4월30일 충남지노위에 원청업체인 원자력연구원의 부당해고를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내 이번에 승소했지만, 복직은 이뤄지지 않았다.

한상진 원자력연 비정규직지회장은 "연구원으로서는 복직 조치를 따르지 않더라도 2천만원 이하의 강제이행금만 내면 되기 때문에 사실상 노동 당국의 결정에는 구속력이 없다"고 말했다.

강씨 등에 이어 지난 3월 말 연구원 내 또 다른 하청업체인 ㈜코라솔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은 황모씨 등 노조원 11명도 충남지노위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접수,심의가 진행 중이다.

㈜코라솔에서 하나로의 핵연료 생산과 저장 관리를 담당하는 황씨 등은 지난 3월 28일 자로 원자력연구원과 코라솔과의 하청 계약이 만료되면서 무더기로 해고됐다.

하청 계약이 끝난 것은 ㈜코라솔이 연구원이 해당 업무에 대해 낸 입찰 공고에응하지 않았기 때문.

원자력연 비정규직지회는 연구원이 사실상 하청업체가 입찰에 응할 수 없도록품질 관리 업무를 떠넘겼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상진 지회장은 "제품 불량 문제를 모두 떠안아야 하는 등 입찰 조건 자체가응하기 어려운 수준이었고, 연구원의 불법파견 문제가 거론되자 하청업체로서도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코라솔은 해당 근로자들을 대구 월성원전 사업장으로 흡수하겠다고 밝혔지만대전에서 10여년 넘게 살아온 이들에게는 '해고'나 다름없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이들은 연구원이 '불법 파견'을 한 근거로 시설 관리나 용역을 줄 수 있는 업무가 아닌 정규직과 같은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점 등을 들었다.

원자력연 비정규직지회는 "형식만 도급일 뿐 사실상 파견에 해당한다"면서 "10여년 넘게 하나로에서 근무하면서 하청업체만 3∼4차례 이상 바뀌었지만 기술과 인력은 그대로인 것을 봐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조원들에 대한 대량 해고로 하나로의 핵연료 생산 업무 자체가 차질을빚고 있다"면서 "인력과 기술을 보유한 대체할만한 하청업체가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국원자력연구원은 "해고 노동자는 사내 하청업체 직원으로, 연구원이 직접적인 사용자가 아니기 때문에 법적으로 해고할 수 있는 주체가 아니다"라면서 "충남지노위의 판정에 대해서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입찰이 유찰된 것은 ㈜코라솔에서 근로자들이 정규직으로 전환해 달라고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한 데 대해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연구원은 "하청업체에 해당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모두 재고용할 것을 권고했고,하청업체에서도 전보 발령을 냈지만 노조원들은 인사명령을 거부했다"면서 "정부출연 연구기관으로서 예산과 인원에 제한이 있어 본연의 연구 업무가 아닌 분야에 대해서는 하도급을 줄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jyou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