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성 조로증 '진행억제' 치료후보물질 개발

충남대 송규용·부산대 박범주 교수팀 "조로증·노화질환 치료 연구 기여"

국내 연구진이 신체가 보통 사람보다 10배 이상빠르게 노화되는 대표적 조로증(progeria)인 '허치슨-길포드 조로증후군'(HGPS)을억제할 수 있는 치료 후보물질을 개발했다.

충남대 약대 송규용 교수와 부산대 박범준 교수팀은 5일 HGPS 세포에서 노화를유발하는 단백질 간 결합 과정을 밝혀내고 이를 억제할 수 있는 후보물질을 개발,세포·동물모델 실험을 통해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치명적 유전질환인 HGPS 환자들은 늙은 상태로 태어나 생후 18개월 무렵부터 성장 저하와 함께 특유의 노인 외모를 보인다. 이후 피부주름, 탈모, 관절염, 시각이상, 심혈관 질환 등으로 평균수명이 13살 정도이고 세계적으로 150여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치료제는 없는 상황이다.

HGPS 환자는 핵막을 구성하는 정상 단백질 '라민 A/C'(lamin A/C) 정보가 담긴유전자 'LMNA'의 변형으로 lamin A/C 대신 프로게린(progerin) 단백질을 생성, 핵막형태가 비정상인 모습을 보이며 조로증을 유발한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프로게린이노화과정에 관여하는 정확한 메커니즘이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 연구에서 1만여종의 화합물은행에서 HGPS 세포의 노화를 억제할 수있는 선도물질 5가지를 선발한 뒤 구조-최적화를 통해 세포·동물모델에서 HGPS 증상 억제 효능을 보이는 후보물질(JH-4)을 찾아냈다.

또 여러 실험을 통해 JH-4가 프로게린과 lamin A/C의 결합을 억제해 노화를 억제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이 프로게린이 정상적인 노화과정에도 관여한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송규용 교수는 "이 연구는 HGPS 노화과정과 정상적인 노화과정에 대한 새로운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를 제공한다"며 "앞으로 난치성 조로증 치료기술 개발과 노화에 따른 여러 가지 질환 치료기술 연구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국연구재단 지원으로 수행된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임상연구저널'(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10월 3일자에 게재됐다.

scitech@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