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중기청장 취임 1년, 소통과 자기성찰

입력 2009-03-10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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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 그늘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소기업들의 정책을 총괄하는 홍석우 중소기업청장이 취임 1년을 맞았다.

중소기업 현장에서 소통을 강조하는 홍 청장의 취임 1년은 남달랐다. 중소기업과 언론 뿐 아니라 IT기업, 대학, 전통시장까지 중소기업청이 관할하는 모든 분야의 사람을 두루 만나는 것.

홍 청장은 오전 9시부터 중소기업인과 소통마당을 두어시간 가졌다. 인터넷으로 공모해 서울지역 기업인 50여명이 모였고, 이 자리에는 각 기업체의 CEO 뿐 아니라 실무담당자가 참석해 현장에서 피부로 느끼는 정책 건의를 쏟아냈다. 대기업 납품단가 문제, 정책자금 만기연장, 심지어 공공구매 인증제도에 앞서 중기청이 영업을 뛰어달라는 농담섞인 요구까지 터져 나왔다.

특이한 것은 소통마당이 열리는 한국벤처투자 강의실에 들어서자 칠판에는 홍 청장의 이메일 주소와 핸드폰 번호가 적혀있었다. 홍 청장은 "중기청장이 된 이후 한달만에 명함에 휴대폰 번호를 적었다"고 했다. 하지만 이후 단 한번도 이상한 전화나 이메일을 받은 적이 없다는 것. 홍 청장은 "가끔 이메일이나 전화가 오지만, 대다수 수많이 고민하고 어렵사리 얘기를 꺼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중소기업인들이 그만큼 성숙된 문화를 갖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통마당은 홍 청장의 아이디어로 지난주부터 매주 열리는 중소기업인들과의 간담회로 다음주에는 광주를 방문할 예정이다.

이후 홍 청장은 기자간담회를 갖고 혁신형 녹색중소기업을 2013년까지 1천개사를 육성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 자리에서 지난 1년간의 소회를 묻자 "중소기업발 금융위기가 나올때마다 대처하는데 가장 고통스러웠다"고 털어놨다.

간담회를 마친 뒤 홍 청장은 테헤란벨리의 IT기업으로 향했다. 몇 군데 기업을 둘러본 뒤 숭실대학교에서 학생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그는 "많은 강의를 해봤지만 학교에서 강의를 하고나면 몇몇 학생은 많은 다짐이 담긴 이메일을 보낸다"며 "가장 뿌듯한 순간"이라고 했다.
이후 6시부터는 광장시장에서 전통시장 상인대표 6명과 좌판간담회가 열린다. 장바구니 경기를 바로알기 위한 소통마당으로 빈대떡과 막걸리 등도 조연으로 출연한다.

이후 1년만에 세번째 맞는 가족들과의 식사 자리로 향한다. 지인들과의 약속을 접고 가족과의 소통, 그리고 자기성찰을 위한 것이다. 홍 청장은 "바쁘다는 핑계로 가족과의 소통을 소홀히했다"며 "자기성찰과 반성을 통해 더 많은 중소기업과 소통하기 위한 길을 찾겠다"고 했다.

현장의 목소리와 어려운 사람들의 호소하는 목소리를 더 많이 듣고 소통할 수록 오히려 자기성찰의 필요성은 커지는 것일까. 홍 청장의 하루는 그렇게 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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