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정부 절충안 수용 어렵다”

입력 2009-12-11 15:25   수정 2009-12-11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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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농협중앙회는 오늘 오전 임시이사회를 열어 농협 사업구조 개편애 대한 경과보고를 듣고 정부가 제시한 절충안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박병연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농협의 공제(보험)사업부문을 떼어내 독립 보험회사인 ''NH보험''을 설립하되 방카슈랑스 규제를 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적용하자는 정부의 절충안에 대해 농협측이 수용하기 어렵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농협중앙회는 오늘 오전 임시이사회를 열어 정부가 제시한 ‘절충안’에 대한 수용여부를 논의했지만, 결국 지난달 입법예고된 원안대로 처리돼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농협 고위 관계자는 "오늘 이사회에선 농업인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방향으로 추진해 달라는 주문이 많이 나왔다”며 “이번 안건은 의결사항이 아닌 만큼, 결론을 내리지는 않았지만 일단 원안대로 가는 것을 전제로 준비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지난달 농협에서 신용과 공제사업을 분리해 NH금융지주를 설립하고 NH은행과 NH보험 등을 자회사로 두는 내용의 농협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 개정안에는 NH보험의 경우 보험업법상 보험사 설립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고, NH은행이나 단위조합들도 방카슈랑스 관련 규제를 10년간 받지 않도록 규정돼 있어, 특혜 시비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방카슈랑스 룰''은 은행이나 증권사 창구에서 보험을 팔 때 특정 보험사 상품의 판매 비중이 25%를 넘지 않도록 하고 판매 직원도 2명 이하로 제한하는 규제입니다.

또 은행이나 증권사 창구에선 종신보험은 팔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습니다.

농협공제는 그동안 종신보험과 화재보험 등 제한된 상품만 취급해 왔지만 기존보험사에 비해 10-20% 저렴한 보험료와 4천여개에 이르는 판매망(단위조합)을 통해 놀라운 속도로 성장했습니다.

농협공제는 현재 총자산이 30조원에 육박하고 있고, 수입보험료 기준 시장점유율도 10%에 이르는 등 삼성생명과 대한생명, 교보생명에 이어 4위권으로 뛰어올랐습니다.

보험업계는 농협공제가 정식 보험사로 전환하면 자동차보험과 변액보험, 퇴직연금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할 것이 분명한 데, 여기에 각종 특혜까지 부여하면 보험시장 전체가 큰 혼란을 겪을 것이라며 정부에 의견서를 제출했습니다.

이에 정부는 NH은행이나 단위조합의 NH보험 상품판매 비중을 매년 15%씩 줄여 5년 뒤에 ''방카슈랑스 룰''인 25%로 맞추자는 내용의 절충안을 농협측에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농협측이 정부의 절충안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표명함으로써 오는 15일 국무회의에 상정될 농협법 개정안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 불투명해졌습니다.

이에대해 전문가들은 일단 정부가 제사한 절충안이 국무회의에 상정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농협과 보험업계의 주장이 첨예하기 대립하고 있어, 국회 입법과정에서 상당부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WOW-TV NEWS 박병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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