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과 PBR에 숨겨진 비밀

입력 2010-06-04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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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이 자주 접하는 지표에 PER과 PBR가 있다.

PER(Price Earnings Ratio, 주가수익비율)은 주식 1주당 얼마의 수익을 올리는지 나타내고, PBR(Price Book-value Ratio, 주가순자산비율)은 장부가치가 현 주가를 제대로 반영하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이 두 수치는 투자를 결정할 때 가장 많이 보는 지표임에도 불구하고, 사실 허점이 많다는 것을 아는 투자자는 적다.

PER은 주가를 주당순이익(EPS, Earnings Per Share)으로 나눈 것이다.

여기에서 현재 주가는 보통 이익을 발표하기 직전의 시장가격을 주로 쓰지만, EPS는 현재의 이익이 아닌 미래의 이익이라는 점에서 함정이 있다.

이익이라는 것이 매우 가변적이다. 현재 이익의 경우 회사에서 중요한 설비투자를 해서 일시적으로 이익이 줄거나 이와 반대로 고의로 재고량을 늘려 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날 수 있는데, 아직 실현되지 않은 미래 이익을 기준으로 적정 PER을 내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본다.

실례를 들어보자. 2007년 11월 우리네 주가의 평균 PER을 약 11배 정도였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추가 상승의 여력이 있다고 했고, 많은 이들이 그렇게 믿었다.

그러나 실적이 발표되자 11배수라고 믿고 있었던 우리네 증시는 25배수까지 올랐다. 이는 추정했던 미래의 이익이 잘못됐기 때문이었다.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지금 OOO株의 PER이 몇 배밖에 안되기 때문에 현재 저평가 됐다고 주장한다면 이는 설득력이 없는 주장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PBR도 마찬가지다.

어떤 종목의 장부 가치는 여러 가지의 부외부채(장부에 기재되지 않는 보이지 않는 부채) 등에 의해 왜곡될 수 있다.

예를 들어보면, 2010년 3월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PBR은 0.9배수이다.

PBR이 1배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은 현재의 주가가 자산 가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고 이는 곧 아시아나항공이 자산주라는 말이 된다.

그렇다면 아시아나항공이 정말 자산주일까? 그렇지 않다.

아시아나항공의 PBR이 왜곡되었다고 보는데, 그 원인을 영업리스에서 찾을 수 있다.

항공사들은 많은 항공기를 보유한다. 항공기 자체가 워낙 고가라 리스로 조달하는데, 자본리스가 아닌 영업리스로 조달이 되면 그것은 부채로 잡히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 실질적으로 아시아나항공이 가지고 있는 부채에 비해 부채비율도 낮게 보이고 또한 부채가 누락되어 보이기 때문에(부채도 자산) PBR은 낮은 것처럼 보이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잘 안다고 자신하기 쉬운 PER과 PBR을 제대로 보려면, 그 뒤에 가려진 비밀을 뜯어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결국 PER과 PBF은 실상 알고 보면 무척 어려운 지표임에 틀림없다.


<글. 박문환 동양증권 강남프라임지점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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