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중절 여성, 피임인식 낮고 실패율 높은 피임법 주로 사용

입력 2010-06-10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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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임신중절 경험이 있는 한국 여성들이 피임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낮고, 실패율이 높은 피임법을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바이엘쉐링제약은 피임약 탄생 50주년을 맞아 실시한 ‘인공임신중절 경험 여성들의 피임 인식 조사‘ 연구에서, 임신중절 시술을 1회 이상 받은 20대 이상의 한국 여성 4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임신중절을 경험한 여성들이 시술 전에 가장 많이 사용한 피임 방법은 월경주기법이나 질외사정과 같은 자연 피임 방법이 67%로 가장 많았고, 실패율이 높은 편인 콘돔을 사용했다고 응답한 여성은 36%로 비교적 피임 실패확률이 높은 방법들에 의존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특별히 피임을 하지 않았다’는 응답도 13%로 3위로 나타났다. 반면, 피임성공률이 높은 피임약이나 구리 루프 등의 자궁내 장치를 사용했다는 여성은 각각 4%, 3%로 매우 낮았다.

또한 반복적으로 임신중절 시술을 받았다고 응답한 비율도 높았는데,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6.5%가 2회 이상 임신중절 시술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또한 임신중절 시술을 받은 주요한 이유로 ‘더 이상 자녀를 원치 않아서’나 ‘경제적인 이유로 아이를 낳아 키우기 어려워서’ 등 모자 건강이 위험한 경우 허용되는 임신중절 시술의 범위에서 벗어난 이유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임신중절을 경험한 여성들 중 64%는 월경주기법이나 질외사정 등 자연 피임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응답해 임신중절 이후에도 여전히 피임 성공률이 높지 않은 방법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임신중절을 경험한 여성들이 피임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인터넷’이나 ‘친구/주변 사람’ 등 비교적 비전문적인 정보 채널들을 이용한다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보다 전문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의사’나 ‘학교 교육 과정’을 통해 피임 정보를 얻는다는 응답률은 매우 낮았다. 한편, 피임관련 정보 채널 중 가장 신뢰하는 정보채널로는 배우자나 성관계 파트너를 꼽는 비율이 가장 높았고, 의사나 학교 성교육 과정을 신뢰한다는 대답은 각각 7%와 2%로 매우 낮았다.

올해로 탄생 50주년을 맞은 피임약은 지속적인 연구와 성분 개선을 통해 혁신적으로 진보해왔다. 우수한 피임 효과는 유지하면서 호르몬 용량은 지속적으로 낮추어 안전성을 높이는 한편, 복용의 편리성을 개선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연구가 계속되어 왔다. 현재 피임약은 전세계 약 1억명의 여성들이 복용하고 있으며, 최근 출시된 몇몇 피임약들은 피임 효과 이외에도 여드름 개선, 월경전불쾌장애 개선 등 부가적인 혜택까지 제공하고 있다.

이런 피임약의 진화에 따라, 국내에서도 20-30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피임약 복용에 대한 인식이 서서히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피임약에 대한 한국 여성들의 세대별 인식 조사’에서 나타났다.

바이엘쉐링제약이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서울?경기 지역의 산부인과를 방문한 20대 이상 여성 4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피임약을 복용한 후 어떤 기분이나 효과를 느꼈는지 묻는 질문에서 20-30대 ‘딸 세대’는 ‘피임약 복용 후 확실한 피임이 되기 때문에 안심했다‘고 응답한 비율이 33%로 가장 높았다. 반면 50-60대 ‘엄마 세대’는 ‘몸에 안좋은 영향이 있을까봐 걱정스러웠다‘는 응답이 34%로 가장 높아 피임약에 대한 인식의 차이를 보였다.

특히 응답자 중 ‘딸 세대’는 ‘엄마 세대’보다 꾸준히, 그리고 더 다양한 목적으로 피임약을 복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엄마 세대’의 절반 이상인 53%는 피임약의 목적을 원치 않는 임신을 예방하고 임신시기를 결정하기 위해서라고 제한한 반면, ‘딸 세대’는 다른 피임 방법보다 피임효과가 뛰어나고 (17.4%), 사용하기 편하며 (15.7%), 피임 이외에도 여드름 개선이나 월경전불쾌장애 증상 개선 효과 등 부가적 이점 때문 (12.7%)에 복용한다고 답했다.

또한 피임약 복용을 꺼리는 이유에 대해서는 50-60대 응답자의 경우, 왠지 몸에 안좋을 것 같다거나 나중에 원할 때 임신이 잘 안될 수 있을 것 같다는 등 안전성이나 가임력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우려가 대부분이었던 반면, 20-30대 딸 세대의 경우 체중증가나 여드름 유발 등 외모에 영향을 주는 부작용 요인을 우려한다는 답변이 엄마 세대에 비해 다소 높게 나타났다.

이번 ‘한국 여성들의 피임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한 피임연구회 회장 이임순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심각한 임신중절 문제는 여성들의 피임에 대한 열린 인식을 바탕으로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20-30대 젊은 여성을 중심으로 피임을 적극적으로 상담하고 주도적으로 피임법을 찾는 트렌드가 서서히 자리잡고 있는 점은 희망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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