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현대그룹, 대출중단 ''사면초가''

입력 2010-07-08 17:09   수정 2010-07-08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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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보신 것처럼 현대그룹 채권단이 재무약정 시한 3차례 연기끝에 결국 제재조치에 나섰습니다.

현대그룹은 사면초가에 몰리게 됐는데요. 취재기자와 자세한 얘기 해보겠다.

김의태 기자 나왔다.

김기자. 당장 신규대출이 오늘부터 중단이 되는 거죠?

<기자>
그렇다.

오늘 오전 9시를 기점으로 현대그룹은 외환은행, 산업은행, 농협 등 13개 채권 은행으로부터 신규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됐다.

이와함께 선박금융, 지급보증 등도 하지 않게다고 채권단은 밝혔다.

다만 현대그룹 12개 계열사 가운데 금융 계열사인 현대증권, 현대자산운용은 제외됐다.

이들 금융사를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자칫 피해가 갈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앵커> 그렇다면 현대그룹 자금사정이 바로 악화되는 건가?

<기자>

당분간은 버티겠지만 장기화되면 어렵다.

현대그룹은 현대건설 인수를 위해 모아둔 자금 1조3천억원 가량 여유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신규대출을 받지 못하더라도 당장은 사업에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채권단이 점점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점이다.

채권단 측은 다음달부터 만기가 돌아오는 여신에 대해 만기연장을 해주지 않는 등 여신회수에 들어간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현대그룹의 금융권 총 여신 규모는 2조5천억원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올해에만 만기가 돌아아는 금액이 4천억에서 5천억원선으로 알려지고 있다.

<앵커> 현대그룹의 공식 반응은 있었나?

<기자>

공식적인 답변은 기존 입장에서 변한 것이 없다는 것이다.

직접 현대그룹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겠다.

<인터뷰> 현대그룹 관계자(음성변조)
"현대그룹 입장은 변함이 없습니다. 오늘 채권단이 결정한대로 실제행동에 들어가는지를 지켜보고 향후 조치를 결정하겠습니다."

현대그룹은 여전히 주채권 은행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주채권 은행인 외환은행에 진 빚을 다갚아 변경하고 재무평가를 새로운 주채권은행에게 받겠다는 것이다.

현대그룹은 실제로 지난달 말 400억원의 외환은행 대출을 갚아 외환은행측에 남은 빚은 천억원 안팎으로 파악된다.

<앵커> 현대그룹 돌파구는 없나? 앞으로 전망은?

<기자>

가장 바람직한 방향은 역시 현대그룹과 채권단 원만히 합의해 조건부 재무약정을 체결하는 것이다.

하지만 채권단과 현대그룹은 한치의 양보도 없는 상황이다.

이런 점에서 우선 채권단이 신규대출은 중단하고 다음달 부터 정말 여신회수에 들어갈 가능성이 얼마나 있는지 부터 당장 살펴봐야 할 거 같다.

신규대출은 안해준다고 해도 여신회수의 경우 개별 회사와 은행간 계약관계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여신회수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또 현대그룹 입장에서는 국내 대출이 여의치 않으면 해외 은행에서도 돈을 빌리는 방안을 모색할 수도 있다.

여기다 원래 재무약정이라는 것이 어려운 기업을 정상화시키겠다는 건데 오히려 현대그룹의 돈줄을 막아 어렵게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는 것도 채권단에게는 부담이다.

<앵커>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 추진은 어떻게 될 것으로 전망되나?

<기자>
그간 공들여온 현대건설 인수는 사실상 물 건너 간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재무약정을 체결하든 안하든 현재로서는 돈을 쥐고 있는 채권단이 신규 대출 중단이라는 카드까지 꺼낸 걸 보면 현대건설 인수 자금을 대준다는 것은 어렵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현대그룹 입장에서는 현대건설을 포기하는 대신 현대상선 경영권을 보장받는 방안에 대해 채권단과 다시 협상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준비된 화면을 보면서 말씀드리겠다.

현재 현대건설은 현대그룹의 핵심계열사인 현대상선의 지분 8% 가지고 있는데요.

현대그룹의 경우 현대엘리베이터 현정은 회장, 우호지분까지 합하면 40%,

범현대가는 현대중공업, KCC 등 32% 정도 된다.

현대건설이 보유한 상선 지분이 현대차나, 현대중공업 등 범현대가로 넘어갈 경우 현대상선의 경영권이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현대그룹 입장에서는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을 하고 있는 셈이다.

<앵커> 김기자 수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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