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철강시장이 동아시아 시장으로 통합될 경우 우리나라 철강산업이 경쟁환경 악화로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포스코경영연구소는 ''동아시아 시장에서의 한중일 철강 경쟁구도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세계 10대 철강사 중 8개사가 한.중.일 3국에 포진하는 등 동아시아 철강시장은 규모와 성장속도 면에서 세계 최대"라고 밝혔다.
이어 "동아시아 철강시장은 2000년대 후반부터 공급초과 현상이 발생, 2008년 기준으로 총 4천만톤을 순수출하는 지역으로 전환했다"며 "중국의 지난 6월 철강수출량은 562만톤으로 역대 최대치였던 2008년 월평균 484만톤을 이미 상회했고 일본도 2010년에는 사상 최고치인 4천500만톤 내외를 수출할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는 2008년 기준 철강수급이 6천만톤으로 균형상태를 보여왔지만,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철강수요는 감소하는 반면 신규 설비 건설은 계속되고 있어 공급과잉 지역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소는 "물류 가격 하락과 FTA(자유무역협정) 등을 통해 한국과 중국, 일본의 철강시장은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될 전망"이라며 "그럼에도 과잉 물량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기 때문에, 역내 철강 판매에 대한 경쟁 심화는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특히 "2012년까지 동북아 지역의 철강 과잉물량은 3억t을 넘어설 것"이라며 "인근 수출입 비중이 높은 철강산업의 특성을 고려하면 공급 초과 물량의 절반 이상은 동아시아 역내 시장에서 소화하는게 불가피하고, 치열한 역내 과점경쟁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동아시아의 유일한 순수입 시장인 동남아 철강 시장을 둘러싼 경쟁도 심화할 것으로 우려했다.
한국 철강산업이 이같은 경쟁환경 악화로 역내 수출확대 전략의 제약, 국내 경쟁 심화, 동남아 철강시장에서 입지 약화 등의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며 선제적 대응이 미흡할 경우 위기에 봉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내수 시장 기반을 확고히 다지고 해외시장을 선점하는 시장 전략을 확대해야 한다며 혁신적인 철강기술 개발과 차별적인 제품개발, 경쟁력 제고 전략을 중장기 과제로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