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주요 20개국(G20) 회원국 가운데 선진 흑자국으로 분류돼 G20 경상수지 가이드라인 마련에 따른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 전망이다.
반면 중국은 신흥 흑자국, 영국과 미국은 선진 적자국으로 지정돼 오는 11일 서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경상수지와 관련한 정책 권고의 주요 대상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등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경주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제출한 ''세계 경제 전망과 정책 도전과제'' 보고서를 통해환율과 경상수지에 대한 강력한 입장을 피력하면서 G20 회원국을 이같이 분류했다.
IMF는 경상수지와 경제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회원국을 5개 그룹으로 나눴다.
한국을 포함한 캐나다, 일본, 유로지역을 선진 흑자국, 아르헨티나, 중국,인도네시아를 신흥 흑자국, 호주, 영국, 미국을 선진 적자국, 브라질, 인도,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터키, 기타 유럽국가를 신흥 적자국,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를 거대 원유 수출국으로 구분했다.
G20 재무장관들은 경주 회의에서 경상수지를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예시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기로 합의하고 IMF가 평가하도록 해, 이번에 IMF가 분류한 경상수지 5개 그룹이 서울 정상회의의 가이드라인으로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그룹 분류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비율 4% 내외를 큰 틀로 해서 각 회원국의 경제 펀더멘틀(기초여건)과 통화 및 재정 정책을 감안해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IMF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G20 재무장관들에게 선진 적자국은 수출을 늘리고 신흥 흑자국은 수출을 줄이는 게 글로벌 불균형을 해소하고 지속 가능한 균형성장으로 가는 해법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대외 불균형 해소를 위해서는 다수의 신흥국이 환율을 상당 수준 절상해야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중국 등 주요 신흥 흑자국들이 수출 증대를 위해 환율을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해 대외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는 불만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IMF는 "주요 신흥 흑자국은 환율 절상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며 내수 확대에 주안점을 둔 개혁에 가속도를 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글로벌 불균형이 더욱 심해져 선진국과 신흥국의 성장에 치명적인 위협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에 대해서는 외환 보유고가 충분하고 환율 또한 과도하게 절하되지 않아 과열 압력도 없다고 높게 평가하며 대규모 자본 유입을 대처하는 방법으로 환율에 대한 정부의 불개입과 투기자본 규제책을 제시했다.
IMF는 "거대 자본 유입에 대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변동환율제가 자유롭게 작동하도록 놔둬 대규모 자본거래가 한 방향으로만 흐르리라는 기대감을 없애는 것"이라며 "정부가 최근 도입한 외환 관련 규제 조치도 제한적이나마 자본 유입의 선순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