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시장을 잡아라] 박홍민 삼성생명 퇴직연금연구소장

입력 2011-01-07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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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
한국경제TV가 연중기획으로 준비한 “은퇴 아름다운 설계 퇴직연금시장을 잡아라” 시간입니다. 오늘은 세 번째 순서로 삼성생명 퇴직연금연구소 박홍민 소장을 모시고 퇴직연금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최근 들어 전 금융권이 퇴직연금시장에 올인 하다시피 하면서 과열조짐까지 보이고 있는데요. 이처럼 퇴직연금시장이 주목을 받게 된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답변>
퇴직연금제도가 시행된지 5년이 지났는 데요. 매년 시장규모가 급증하면서 금융권의 새로운 시장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시행초기였던 2005년말 164억원에 불과했던 시장규모가 작년 11월말 기준으로 22조 4천억원으로 증가하였고, 5천여명에 불과했던 가입자수가 200만명으로, 그리고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한 사업장이 400여개에서 9만여개로 급속도로 증가하였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5인이상 사업장 50여만개, 근로자수 724만여명에 비하면 아직까지 퇴직연금에 가입하지 않은 사업장과 근로자가 가입한 사업장과 근로자보다 훨씬 많은 상황입니다.

그리고,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도 앞으로 국민들의 노후생활을 보장하기 위해서 국가에서 운영하고 있는 국민연금의 노후보장기능이 축소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퇴직연금의 노후보장기능이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와 같이 시장규모나 역할이 커지는 만큼 퇴직연금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금융기관들의 관심 또한 커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앵커>
퇴직연금에 가입하기에 앞서 근로자나 기업입장에서는 어떤 기준을 가지고 꼼꼼히 따져봐야 하는지 알려주시죠.

<답변>
퇴직연금이란 기업이 퇴직하는 근로자의 노후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운영하는 제도이므로, 기업 입장에서는 기업이 존재하는 한 영속적으로 운영해야 하며, 근로자 입장에서는 입사에서 퇴사까지 더 나아가서는 노후생활까지 수십년간 운영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퇴직연금 가입시 최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사항은 퇴직연금사업자가 얼마나 장기 안정적으로 퇴직연금제도를 운영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입니다.

퇴직연금 가입전에는 기업이나 근로자에게 가장 적합한 퇴직연금제도를 설계해주는 제도설계컨설팅 능력이 필요하고, 가입후에는 기업이나 근로자가 장기 안정적으로 높은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어떠한 상품에 어떻게 분산투자해야 하는지를 설계해주는 자산운용컨설팅 능력이 필요하며, 은퇴후에는 은퇴설계, 재테크정보, 건강정보, 재취업지원 등 노후생활을 지원하기 위한 서비스 제공 역량이 필요합니다.

퇴직연금제도를 잘못 설계하면 장래 근로자에게 지급해야 할 퇴직연금적립금에 과부족이 발생하게 되고, 자산운용이 실패할 경우에는 기업이 손실을 부담함으로써 기업의 재정안정성을 저해함은 물론이고 궁극적으로 근로자의 노후생활까지 위협하게 됩니다.

그리고 근로자에게 제공되는 서비스가 미흡할 경우에는 안정적인 노후생활이 불가능해지게 됩니다.

그러므로 퇴직연금을 도입하는 기업이나 근로자들은, 선진국의 경우와 같이 전문성, 자산운용역량, 서비스, 안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갖춘 최고의 퇴직연금사업자를 선정해야 합니다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퇴직연금은 인생의 동반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인생의 동반자를 선택하는 자세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퇴직연금사업자를 선택해야 할 것입니다.

<앵커>
보험사가 판매하는 퇴직연금 상품이 은행이나 증권 등 다른 업권에서 판매하는 퇴직연금 상품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답변>
보험회사에서 판매하는 퇴직연금상품이 은행, 증권회사에서 판매하는 퇴직연금상품과 다른 점은 크게 두가지입니다.

첫 번째 특징은, 은행과 증권은 10년, 20년 등 일정기간동안만 연금을 지급하는 연금상품을 취급하는데 반하여, 보험 특히 생명보험회사에서는 생존하는 기간 동안 연금을 지급하는 종신연금상품을 취급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 인구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노후보장이 사회문제화되고 있는데, 노후생활에 있어서 가장 큰 위험은 얼마나 오래 생존할 것이지, 그리고 생존하는 기간동안 어떻게 생활자금을 조달할 것인지 입니다. 이러한 위험에 대비할 수 있는 최선의 대책이 종신연금상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특징은 은행과 증권은 주로 1년, 2년 단기상품인데 반하여, 보험 특히 생명보험은 단기적으로는 10년이상, 장기적으로는 종신까지 운용되는 장기상품이라는 점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퇴직연금은 수십년간 운영되는 장기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로 운용되는 생명보험 상품이 퇴직연금적립금을 운용하는데 가장 적합한 상품이라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앵커>
최근 들어 DB형이나 DC형 외에 IRA, 즉 개인퇴직계좌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데요. IRA가 DB형이나 DC형과 다른 점은 무엇인지, 시장전망은 어떻게 보시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답변>
DB형이나 DC형 퇴직연금제도는 근로자의 퇴직급여 지급을 위하여 기업이 운영하는 제도인데 반하여, IRA 즉 개인퇴직계좌는 근로자가 이직하거나 조기에 퇴직하였을 경우에 지급받은 퇴직금을 55세 은퇴시점까지 근로자 개인명의의 계좌에 적립하여 개인이 운영하는 제도입니다.

우리나라 근로자의 평균 근속연수는 2009년 기준으로 약 6년에 불과한데, 이는 우리나라 근로자는 평균 6년마다 회사를 옮기면서 6년마다 퇴직금을 지급받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때 지급되는 퇴직금이 지금까지는 주로 생활자금으로 소진됨으로써 근로자의 노후생활자금으로 적립되지 못하였는데, 이를 노후까지 적립하여 운용할 수 있도록 만든 장치가 IRA입니다.

IRA의 가장 큰 특징은 세제혜택입니다. 근로자가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받으면 즉시 퇴직소득세를 내야 하지만, IRA를 이용하면 과세시점을 최종 은퇴시점까지 미룰 수 있을 뿐만 아니라, IRA에서 발생하는 운용수익에 대해서도 일반 상품에 적용되는 이자소득세 15.4%를 내지 않고, 퇴직급여 수령시에 퇴직소득세 또는 연금소득세를 내면 됩니다.

IRA는 조기 퇴직자나 이직하는 근로자 뿐만 아니라, DC형 퇴직연금에 가입하고 있는 근로자가 보다 나은 노후생활을 위해 추가로 가입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이 통과되면 DB형 퇴직연금에 가입하고 있는 근로자도 추가로 가입할 수 있게 되며, 또한 은퇴시점에 DB나 DC형 퇴직연금적립금이 자동으로 IRA로 전환되게 되므로 IRA 시장규모가 급속도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현재는 제도도입 초기로서 퇴직연금에 가입한 사업장과 근로자수가 적고, 아직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이 통과되지 않았기 때문에 본격적인 활성화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우리나라 퇴직연금제도가 아직 활성화되지 못한 이유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또 퇴직연금제도가 정착되기 위해 시급히 개선해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답변>
퇴직연금제도가 제대로 정착되고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먼저, 현재 3년째 국회에 계류중인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이 조속히 통과될 필요도 있습니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은 중소기업 퇴직연금 가입 활성화, 퇴직급여제도 연속성 및 근로자 퇴직금 수급권 강화, 기업 및 사업자 책무 강화 등 퇴직연금제도의 안정적인 정착과 건전한 발전을 위한 핵심적인 내용들을 담고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들은 근로자의 노후생활을 안정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직접적인 대안이 될 수 있는 것들이므로 하루빨리 통과되어야 할 것입니다.

퇴직연금제도가 활성화되지 못한 또 하나의 이유는 세제지원을 통한 유인책이 다소 미흡하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업입장에서는 퇴직급여충당금의 30%까지 사내에 유보하여도 손비인정을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퇴직보험이나 신탁으로 사외적립한 적립금에 대해서도 손비인정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퇴직연금에 가입할 필요성이 없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근로자입장에서는, 소득수준이 높고 근속기간이 길수록 퇴직연금에 대한 세제혜택이 퇴직일시금에 대한 세제혜택보다 불리하며, 또한 근로자가 추가로 IRA에 부담하는 부담금에 대한 소득공제도 개인연금저축과 합산해 400만원으로 한정되어 있어 유인효과가 적은 상황입니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할 때, 퇴직연금제도의 조기 정착과 활성화를 위해서는 퇴직연금세제가 조속히 개선될 필요가 있습니다.

선진국의 사례를 보더라도 퇴직연금제도의 활성화에 필수적인 요소가 세제혜택이기 때문입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아름다운 은퇴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어떤 점에 중점을 두고 준비해야 하는지 조언해 주시죠.

<답변>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의 인구고령화는 전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을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만,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노후준비는 최근 사회적 이슈로까지 부각될 만큼 매우 심각한 상황입니다.

우리나라도 2005년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되면서 기초적인 노후생활을 보장하는 국민연금, 기본적인 노후생활을 보장하는 퇴직연금, 여유있는 노후생활을 보장하는 개인연금 등 3층 노후보장제도가 모두 갖추어졌습니다만, 공적연금인 국민연금의 지속적인 보장기능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이고, 개인연금은 가입이 매우 저조하여 노후보장제도로 정착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러므로 퇴직연금이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위한 "최후의 보루"라는 점을 근로자들은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아름다운 은퇴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퇴직연금에 반드시 가입하여야 하며, 또한 퇴직연금적립금은 노후를 위한 매우 중요한 자산이므로 단기적이고 투기적으로 운영하지 말고 장기 안정적으로 자산을 운용하여야 할뿐 아니라, 생존기간 동안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시금보다는 연금, 연금지급기간이 10년, 20년으로 확정되어 있는 연금보다는 생존기간 동안 연금을 지급하는 종신연금으로 운영하는 것이 최선이라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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