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전세부족 현상 8년 새 가장 심각

입력 2011-01-11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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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비수기임에도 1월 첫째 주를 기준으로 서울 등 전국의 전세 공급 부족 현상이 전세 수급 동향 조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주택 매매시장은 꽁꽁 얼어붙었지만 전세시장의 열기는 좀체 식지 않으면서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도 점점 높아져 아파트값 상승기였던 2005~2006년에 육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13일 발표하는 물가안정 종합대책에 전세시장 안정을 위한 각종 방안을 넣을 예정이지만, 올해 입주 물량이 많이 줄어드는 데다 매매 수요가 좀체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아 실효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11일 국토부와 KB국민은행의 주택 가격 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첫째 주인 지난 3일 전세 수급 상황은 심각하다.

1만6천530개 부동산 중개업소를 상대로 한 조사에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한다는 응답이 80.7%를 차지했고, 공급이 많다는 응답은 2.4%에 그쳤다.

나머지 16.9%는 공급과 수요가 엇비슷하다는 답변을 내놨다.

통상적으로 12~1월은 이사 수요가 거의 없어 매매는 물론 전세 시장도 안정 상태를 보이면서 수요가 약간 많거나 얼추 균형을 이루지만 최근에는 사뭇 다른 양상인 셈이다.

역시 전세난이 심했던 작년 1월 첫째 주 조사에서 수요가 공급을 넘는다는 응답이 73.8%, 공급이 많다는 답변이 3.8%, 대체로 수급이 균형을 이룬다는 응답이 22.3%였던 점을 고려하면 올 들어 전세 공급 부족률이 더 높아진 것이다.

전세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비율은 1월 첫째 주를 기준으로 2004년 39.3%, 2005년 27.7%, 2006년 55.5%, 2007년 61.7%, 2008년 51.0%, 2009년 36.3% 등이었다.

서울의 지난 3일 기준 전세 공급 부족률은 74.5%로 2004년 18.0%, 2005년 7.1%, 2006년 51.7%, 2007년 47.7%, 2008년 38.8%, 2009년 10.5%, 작년 61.6%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를 보여 그만큼 전세 구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뒷받침했다.

수도권 전체로는 올해 73.8%로 7.7(2005년)~57.9%(작년)를 훨씬 웃돌았다.

반대로 수요보다 공급이 많다고 답변한 비율은 전국(2.4%), 서울(1.7%), 수도권(3.4%)을 막론하고 2004년 이후 가장 낮았다.

지난해 12월 전세가율은 전국 평균 57.1%로, 2006년 3월(57.2%) 이후 거의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비율은 전셋값을 매맷값으로 나누고 나서 100을 곱한 것으로, 57.1%는 아파트 값이 10억원일 때 전셋값은 5억7천100만원이라는 뜻이다.

수치가 높을수록 가격 차가 적어지고, 일정 수준에 이르면 ''차라리 집을 사버리자''는 매매 수요로 옮겨가게 된다.

전세가율은 12월 말 기준 1998년 50.8%였으나 1999년 59.4%, 2000년 65.7%, 2001년 68.9%, 2002년 65.3% 등으로 치솟으면서 아파트 값 폭등의 원인이 됐다.

가격 상승으로 그 비율은 2003년 60.5%, 2005년 57.1%, 2007년 54% 등으로 하향곡선을 그리다 작년 1~2월 각각 52.3%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만큼 매맷값과 전셋값의 격차가 벌어졌던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아파트 값 상승세가 꺾이면서 2009년 3월(52.4%)부터 전세가율이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최근 2005~2006년 수준을 회복했다.

서울은 2001년 12월(63.4%) 최고치에서 점점 떨어져 2008~2009년 내내 40%를 밑돌았으나 지난해 12월 말 44.4%(강남 42.5%, 강북 46.6%)로, 2006년 11월(45.4%) 이래 가장 높았다.

국토부는 10일 새해 첫 경제금융점검회의에 정종환 장관이 참석한 데 이어 13일 발표하는 물가안정 종합대책에 전세대책을 포함할 예정이다.

지난 7일 당정회의에서 소형·임대 주택 공급 활성화, 전세자금 지원 확대, 재개발·재건축 이주 수요 분산 등의 대책을 내놨다가 ''재탕 삼탕''이라는 지적을 받았던 국토부는 중산층보다는 서민·저소득층의 전·월세난에 초점을 맞춘 대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부동산 정보 제공 업체들이 올해 아파트 입주 물량이 대폭 줄어든다는 점을 집중 부각시킴으로써 불안을 가중시키고 가수요까지 촉발한다고 보고 아파트를 포함한 주택 전체의 입주 물량이 급감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할 방침이다.

그러나 작년 8·29 대책 이후 거래 건수가 늘고 있다고는 해도 여전히 매매시장이 꽁꽁 얼어붙어 ''전세 눌러앉기'' 수요가 매매 수요로 옮겨가지 않는데다 전세 또한 대거 월세로 바뀌는 상태에서 정부가 어떤 대책을 내놓더라도 큰 효과를 발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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