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금융감독원이 최근 3년 기업규모별 자금조달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주식.채권 발행 등 증시를 통한 전체 자금조달액은 56조1천51억원으로 이 가운데 중소기업은 6.7%인 3조7천400억원에 불과했다. 나머지 93.7%인 52조3천651억원은 대기업이 차지했다.
기업규모별 자금조달 비율을 보면 2008년에는 90.5%(대기업) 대 9.5%(중소기업), 2009년에는 91.0%(대기업) 대 9.0%(중소기업) 등이었다. 대기업 비중이 점점 늘고 중소기업은 그만큼 줄어드는 양상이다.
또한 회사채 시장에서 중소기업이 대부분인 낮은 신용등급 기업과 신용등급이 우량한 대기업 간 격차도 점점 두드러지고 있다.
한국기업평가가 회사채 신용등급을 매긴 361개 기업 가운데 올해 연초를 기준으로 투자등급(AAA~BBB)을 받은 기업은 316개로 전체의 88%를 차지했다.
투자등급 비중은 2009년 77%(265개), 2010년 82%(292개) 등에 이어 해마다 높아졌다.
이에 반해 투기등급(BB이하) 기업 비중은 2009년 23%(81개), 2010년 18%(65개), 올해 12%(45개)로 해마다 낮아졌다.
금융위기 이후 신용등급이 우량한 기업은 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가 수월해져 활발하게 등급평가를 받은 반면 그렇지 않은 저등급 기업은 아예 평가받기를 꺼렸기 때문이라는 게 신용평가업계의 설명이다.
한신정평가 관계자는 "금융위기 이후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투자등급 기업은 자금조달이 원활해졌지만 투기등급 기업은 자금조달이 더 어려워졌다"면서 "저금리 속에서 수익률이 높은 저등급 기업 회사채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들이 일부 나오고 있지만 아직은 회복세로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증시 의존도는 사채시장보다 못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해 말 전국 중소제조업체 414곳을 대상으로 금융애로 실태를 조사한 결과, 중소기업의 외부 자금조달 비중은 은행 65.9%, 정책자금 26.5% 비은행금융기관 3.4%, 해외자금 차입 1.6%, 사채 1.5% 등 순이었다.
회사채와 주식을 통한 자금조달은 0.8%와 0.2%로 사채보다 의존도가 낮았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아직까지 기업들의 자금조달은 은행 대출에 편중된 것이 사실"이라면서 "증시가 벤처기업이나 신성장동력기업, 우량 중소기업 등에 효과적인 자금 조달 통로가 되도록 시스템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