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경기 비관론자로 꼽히는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경제학과 교수가 폭등하는 식량 및 연료 가격 때문에 신흥국가에서는 정권이 위협받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루비니 교수는 제41차 세계경제포럼(WEF) 연례회의가 열린 스위스 다보스에서 블룸버그와 인터뷰를 갖고 "이머징 마켓에서는 인플레이션이 가속화하는 반면 가처분 소득은 줄고 있다"며 "이는 폭동과 시위, 정치적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우리가 중동 지역에서 보고 있듯 이 문제는 체제를 전복시킬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유엔에 따르면 전세계 지난해 식량 가격은 25%나 뛰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이며, 뉴욕에서 거래되는 국제 석유가는 배럴당 86.38달러로 지난 10년간 평균치보다 53%나 높은 수준이다.
이런 고물가 속에 튀니지와 알제리, 이집트 등에서는 고물가 항의 시위가 벌어졌고 튀니지에서는 지네 엘 아비디네 벤 알리 전 대통령이 시위에 쫓겨 해외로 도피했다.
또 일부 신흥국들은 수입을 늘리고 수출을 제한하는 한편 정부 비축분 식량 및 연료 재고를 푸는 등 물가를 잡기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유엔 집계에 따르면 이처럼 물가를 잡기 위해 지난해 각국 정부가 식량 수입에 들인 비용이 2009년에 비해 20% 가량 늘어 최소 1조달러를 넘어섰다.
루비니 교수는 "상당수 신흥 국가에서는 식량과 에너지, 교통비용이 소비자가격지수의 3분의 2를 차지한다"며 "이들 항목의 가격이 오르면 상당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