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양대 라면 업체인 캉스푸(康師傅)와 퉁이(統一)가 다음 달부터 봉지 라면 가격을 5% 인상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2.2 위안이던 라면 한 봉지의 소매가격이 2.3 위안으로 0.1 위안 오르게 된다.
캉스푸의 가격 인상은 지난해 11월 10% 올린 이후 불과 4개월 만에 이뤄진 것이다. 캉스푸는 지난해 11월 가격 인상 당시 프랑스 대형 할인점 까르푸와 납품 가격 조정을 둘러싸고 마찰을 빚다 공급을 중단하기도 했다.
캉스푸는 "밀가루와 식용유 등 원료 가격이 급등,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라면 원료의 80%를 차지하는 밀가루 납품 가격이 지난해 10월 t당 2천480 위안에서 최근 2천670 위안으로 8% 오르고 식용유 가격도 1년 전보다 40% 상승하는 등 원료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했다는 설명이다.
캉스푸와 퉁이의 가격 인상 조치에 따라 르칭(日淸), 화룽(華龍), 한국 업체 농심 등 후발 업체들도 가격 인상을 추진 중이다.
이에 앞서 산둥(山東)성을 비롯해 중국 밀 생산의 80%를 차지하는 중동부 지역 8개 성(省)이 혹심한 겨울 가뭄을 겪으면서 수확량 감소가 예상되자 밀가루를 비롯한 식료품 가격이 최근 급등했다.
밀가루는 소형 1포대 가격이 70 위안에서 80 위안으로 15% 급등했고 패스트푸드점과 만두 판매점에 판매하는 면과 만두 가격은 춘제(春節) 연휴 이후 20%가량 인상됐다. 지난해 말 600g당 1.98 위안 하던 쌀 가격도 2.65 위안으로 33.8%나 올랐다.
중국인들이 즐겨 마시는 바이지우(白酒) 가격도 마오타이((茅台)가 연초 20% 인상한 데 이어 우량예(五糧液)가 지난달 병당 100 위안(1만7천 원)씩 올리는 등 큰 폭으로 올랐다.
택배업체들은 지난달 25일부터 인건비와 유가 상승을 이유로 운송비를 최고 6% 올린 데 이어 연내 추가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5.1%를 기록, 2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달 상승률도 4.9%에 달해 지난해 평균 상승률 3.3%를 크게 웃돈 가운데 생필품 가격까지 잇달아 오르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다수 경제 전문가들은 중국의 CPI가 상반기 고점을 찍고 하반기 하락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나 류수청(劉樹成) 중국사회과학원 학부위원은 가뭄에 의한 밀 수확량 감소가 예상보다 크고 중동지역 정세 불안에 따른 유가 상승이 지속하면 물가 상승이 하반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