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주요7개국)이 18일 기록적인 엔고(高)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공조에 착수하면서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일본은행이 연일 대규모 단기 유동성을 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엔화 가치는 거침없이 올랐다.
엔.달러 환율은 전날 뉴욕의 전자거래시스템(EBS)에서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낮은 76.25엔을 기록한 바 있다.
제로금리인 일본 엔화를 빌려 해외에 투자해놓았던 180조엔 안팎의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복구자금 수요로 일본으로 다시 복귀할 가능성이 제기된데다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 관계자들은 투기세력도 가세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처럼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결국 G7이 나섰다.
G7 재무장관.중앙은행장은 18일 긴급 화상회동을 통해 "일본 측 요청에 따라 미국, 영국, 캐나다와 유럽중앙은행(ECB)이 일본은행과 외환시장에 18일 공조해 개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향후 외환시장 추이를 계속 주시해 협력하겠다는 방침도 강조했다.
정부와 시장은 이날 G7의 공동대응 방침이 일본 대지진과 원전 불안에서 촉발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을 걷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 경제에도 도움이 된다며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일본 사태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는 세계경제의불안요소로 작용하는 것을 G7이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진 않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명이라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일본 사태 이후 가격의 방향성도 혼란스럽지만, 변동성 억제가 더 큰 화두가 되고 있다"며 "세계경제가 정책공조를 통해 변동성억제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G7의 공동대응이 반짝 효과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도 계속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일본 정부의 시장 개입으로 엔화 가치가 급락한다면 장기적으로는 원.달러 환율이 다시 상승 압력에 노출될 수 있다.
1995년 일본 한신 대지진 때도 엔고 현상이 단기에 그쳤던 경험이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세계경제와 한국경제에 더 큰 영향을 미칠 변수는 원전 사태의 전개 양상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유럽 재정위기, 중동 정정불안 등세계경제의 불확실성도 여전한 상태라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