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플러스] 리모델링 '불편한 진실'

입력 2011-07-04 16:46  

<앵커>
부동산 주요 이슈를 취재기자가 심층 취재해 전해드리는 부동산 플러스 시간입니다.

오늘은 `수직증축` 논란을 빚고 있는 아파트 리모델링에 대해 자세히 살펴봅니다.

권영훈 기자, 아파트 리모델링의 정확한 개념과 최근 논란의 배경은 뭔가요?

<기자>
리모델링은 기존의 낡은 건축물을 증,개축을 통해 건축물의 기능향상과 수명연장으로 부동산 경제효과를 높이는 것을 말합니다.

다시말해 신축, 재건축과 달리 건물 뼈대를 놔두고 개보수하는 건데요.

그런데 리모델링 시장의 뜨거운 감자인 `수직증축`을 두고 업계와 시장은 허용을, 정부는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논란입니다.

이와 관련해 VCR을 보시죠.

최근 리모델링을 마치고 입주를 시작한 아파트입니다.

시공비가 저렴하고 친환경적인 리모델링이 주택시장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리모델링은 재건축 처럼 아파트를 모두 부신 다음 새로 짓지 않아 건설폐기물이 많지 않습니다.

또, 시공비 역시 3.3㎡당 평균 320만원 선으로 재건축에 비해 20% 이상 저렴한 편입니다.

낡은 외관은 신축 아파트로 바뀌고, 가구당 전용면적도 30%까지 늘어납니다.

문제는 복도와 베란다 만큼만 면적이 늘어나 기형적인 구조를 낳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 김종구 / <a href=http://sise.wownet.co.kr/search/main/main.asp?mseq=419&searchStr=012650 target=_blank>쌍용건설 상무>
"아파트 중앙부 세대는 수직증축이 안되면 길이만 길어어지는 평면 구조로 갈 수 밖에 없다. 수직증축이 된다면 아래쪽 세대를 줄이고 평면을 자유롭게 하고, 부족분을 위층에서 커버할 수 있기 때문에 주민들은 만족스런 평면을 가질 수 있다"

정부는 `구조적 안정성`을 이유로 `리모델링 수직증축`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기자 브릿지>
"문제는 20년전 지어진 신도시 아파트들은 고층 고밀인 관계로 사실상 재건축이 어렵습니다. 리모델링이 유일한 대안이지만 수직증축이 어려워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현행 법상 준공한 지 15년이 지난 공동주택은 리모델링이 가능하고, 재건축은 40년이 지나야 합니다.

2009년 말을 기준으로 서울.수도권 리모델링 추진 단지는 12만3천세대.

이가운데 5만7천세대는 시공사를 선정하고도 사업추진이 지연 또는 중단됐고, 착공 또는 준공한 단지는 1천여세대에 불과합니다.

수도권 대부분의 신도시 아파트들이 리모델링을 추진하려다가 `수직증축`에 발목이 잡힌 상황입니다.

<인터뷰 - 차정윤 / 한국리모델링협회 사무처장>
"정부가 구조적 안정성을 들고 만에 하나라도 무너지면 어떻게 하느냐는 사고는 유치하고 이해할 수 없는 사고다. 재건축을 하지 않고 리모델링으로도 충분히 구조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20년 전후된 많은 아파트가 리모델링을 통해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안정성을 확보한 상태다"


<앵커>
정부가 수직증축을 반대하는 이유가 `구조안정성`인데, 이 문제가 해결되면 허용한다는 건가요?

<기자>
사실 구조적 안정성 문제는 정부의 표면적인 반대 이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오늘 주제인 리모델링의 `불편한 진실`이 있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 VCR을 보시죠.

`리모델링 수직증축`이 정말 `구조적 안정성`에 문제가 있나?

구조기술 전문가들은 1988년 내진설계 도입으로 1기 신도시 아파트의 경우 3층 이상 올려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국가지정 리모델링연구소를 운영하는 정란 교수는 2005년 내진설계 기준 강화로 신축 아파트처럼 내진성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 정란 / 단국대 교수>
"신도시 아파트는 내진설계가 다 된 아파트다. 1988년 내진설계가 도입돼 90년 이후 지어진 신도시 아파트는 내진설계가 적용됐다. 세대간 벽, 실내 벽, 장면(長面)의 벽들도 내력벽으로 바뀌었다. 15층 아파트라면 150층을 올려도 다른 부분을 제외하면 벽 자체 능력은 괜찮다. 3개 층 정도 올리는 건 아무런 문제가 없다"

특히 일반 건축물은 `수직증축을 허용`하고 있지만, 유독 아파트만 수직증축을 불허하는 것은 심각한 사유재산 침해란 지적입니다.

<기자 브릿지>
"정부가 수직증축을 불허하면서 1층을 필로티로 바꾸고 리모델링 공사중인 아파트 단지입니다. 그렇다면 정부가 수직증축을 반대하는 진짜 이유는 다른 데 있습니다. 바로 집값 급등에 따른 우려 때문입니다"

신도시 아파트들이 리모델링으로 집값이 오를 경우, 현 정부의 최대 치적인 `집값 안정` 기조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얘깁니다.

실례로 얼마전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은 "자산증식을 목적으로 하는 리모델링은 지양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조만간 `리모델링 수직증축`에 대한 입장을 발표합니다.

<전화 인터뷰 - 임태모 / 국토해양부 주거정비과장>
"장관님이 일단 의사를 표명하셨고, 7월중 TF를 통해 정부입장을 발표한다고 했으니까 기다려 보시죠"

지난 1월 대통령 직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가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공동주택 리모델링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이란 주제로 연구용역을 의뢰했는데요.

이에 국토해양부도 현재 민.관합동 TF팀을 꾸려 용역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청와대 용역을 맡은 윤영선 박사는 리모델링 활성화를 위해 `수직증축`과 `부분적인 일반분양`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 윤영선 /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수직증축은 몇개 층을 올리는 건데 일반분양의 전제를 떠나서라도 리모델링 평면구조라든지 리모델링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수직증축은 반드시 필요한 조치다. 수직증축은 전향적으로 해결돼야 한다. 정부가 고민하고 있다. 업계와 주민의 요구를 알고 있기 때문에. 너무 무리한 요구, 장기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건 정부가 피할 것. 업계, 주민의 요구는 다 받아 들이지 않을 것"

결론적으로 `수직증축 불허` 또는 `수직증축을 허용하되 일반분양 제한`이란 부정적인 결과물이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학계에선 1기 신도시 아파트에 한해 단계적인 리모델링 전환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20년 뒤 재건축 연한에 이르면 집값 급등은 물론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 막는 처지`에 놓일 수 있다는 얘깁니다.

다만 도시 공간상 리모델링 아파트가 늘어날 경우 도시 미관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 이주형 / 한양대 도시대학원 원장>
"전체 1기 신도시 15년 이상 아파트가 70~80%다. 이것이 40년이 지나서 재건축이 되서 한꺼번에 물량이 늘어나면 주택정책이나 가격이 술렁거려 주택시장 휘몰아칠 것. 1기 신도시에 한해 점차적으로 리모델링을 제도적으로 보완해 적용해야 할 것"


<앵커>
정부가 리모델링 규제를 푸느냐, 마느냐 이만저만 고민이 아니겠는데요.

<기자>
정부가 업계와 시장의 요구대로 `수직증축`, `일반분양`을 허용하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만에 하나 수직증축 단지가 무너지거나, 집값이 요동칠 경우 모든 책임을 정부가 떠안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정부가 시대에 역행하는 반대논리만 펴고, 다음 정권으로 수직증축 문제를 넘길 경우 또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경제사정이 나아질수록, 그리고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으면 리모델링이 주택시장의 중심으로 자리 잡는다고 합니다.

이제는 정부가 리모델링 기준을 명확히 세우고, 전향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주장이 보다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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