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고유가에 유사석유 판치네

입력 2011-08-03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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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 휘발유값이 어제 이어 오늘도 사상 최고기록을 경신했습니다. 기름값 고공행진에 유사석유 판매도 여전한데요. 걸려도 솜방망이 처벌로 끝나는데다 직접 찾는 소비자들도 많아 악순환이 계속 되고 있습니다.
조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외곽의 한적한 비닐하우스 촌.

밖에서 보면 평범한 검정 비닐하우스에 유사석유 단속반이 들이닥칩니다.

<현장음>
"단속반원: 가짜 휘발유 단속 나왔습니다. 잠시 내리셔서 협조해주세요."

판매자 이 모씨는 황급히 기름통을 닫고, 모르는 일인냥 발뺌부터 합니다.

<현장음>
"단속반원: 이거밖에 없어요? 더 어딨어요?
이 모씨: 저도 오늘 머 처음 장사 하는 건데..
단속반원: 뭐가 처음이에요. 몇 날 며칠을 지켜봤는데..
이 모씨: 다른 사람이겠죠."

비닐하우스로 위장된 곳곳에는 톨루엔과 메탄올 등을 섞은 이른바 유사석유 통들이 쌓여 있습니다.

<인터뷰> 최덕수 석유관리원 단속반원
"이게 유사휘발유에요. 지금 (창고가) 많이 팔아서 비어있는 상태에요. 저기 봉고차에 있는 것도 다 빈 통이고.. 아까 공급차는 물건을 주려고 들어왔다가 도망갔어요."

이날 발견된 통만 모두 100여개. 더 놀라운 사실은 이곳이 4년 전에도 적발됐었지만 여전히 판매를 계속해왔다는 사실입니다.

법안에 나와있는 유사석유 판매처벌은 최대 5년 이하의 징역이나 2억원의 벌금이지만 일반적으로 약 200~300만원 정도의 벌금이 부과됩니다.

이 작은 불법 업소가 매달 버는 금액의 반밖에 되지 않습니다.

처벌이 솜방망이 수준이다 보니 벌금을 내고 계속 불법판매를 이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더 큰 문제점은 불법 석유인지 알고도 찾는 수요가 여전히 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브릿지> 조연 기자
"이 20리터 기름 한통의 가격은 2만8천원. 리터당 무려 800원 가량 싸다 보니 서민들이 유혹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유사석유 사용자
"기름값이 비싸서 살수가 없다고요. 보통 어쩔 수 없이 차 끌어야 되는 사람들이 이거 없으면 살 수가 있는 세상이 아녜요. 다 진짜 단가가 안 맞아요. 경유차는 다 등유 넣고 다니잖아요."

지난 2009년 유사석유로 인한 탈세액은 약 1조 6천억원으로 지난해 피해액은 이보다 더 크다고 정부는 추정하고 있습니다.

한국주유소협회는 불법유사석유만 근절해도 유류세 120원을 인하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3일 현재 서울시내 보통 휘발유 판매 가격은 리터당 2028.77원. 사상 최고치 입니다.

공공연하게 거래되고 있는 유사석유. 고유가가 낳은 폐해를 해결할 정부의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합니다.

WOW-TV NEWS 조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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