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은행 수수료가 너무 비싼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자 시중은행들이 앞다퉈 거래수수료 인하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저런 조건들이 붙으면서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근형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요즘 은행권에는 수수료 인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우리은행은 자동화 기기 이용수수료를 50% 감면했고, 하나은행은 오전에 은행 영업점을 찾는 고객에게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이벤트를 열었습니다.
신한과 국민은행도 사회적 소외계층의 은행거래 수수료를 면제해주겠다고 밝혔습니다.
거래 수수료가 지나치게 비싼 것 아니냐는 사회각계의 비난이 이어지면서 취해진 조치입니다.
하지만 은행들의 조치가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은행의 경우 하루 두 번 이상 현금을 인출할 때에만 수수료 할인이 적용되고, 하나은행의 오전 수수료 면제는 11월까지만 한시적으로 시행됩니다.
신한과 국민은행 역시 일부 고객에게만 면제혜택을 제공할 뿐입니다.
조영택 민주당 의원은 국정감사 자료에서 “마감 시간 이후 거래은행에서 현금을 인출하면 수수료가 500원~600원 수준이지만, 타행 인출 시에는 두 배 가까이 비싸진다”며 불합리한 수수료 체계를 꼬집었습니다.
은행별로 수수료 책정 기준도 모두 달라, 많게는 3배까지 가격차이가 났습니다.
이 가운데 시중은행 상위 1, 2위인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지난 4년간 각각 한 해 평균 7천억원의 수수료 수익을 거뒀습니다.
국민은행의 경우 수수료 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영업순이익의 절반이 넘었습니다.
대형은행들이 수수료와 이자만으로 쉽게 수익기반을 다져왔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는 이유입니다.
인터뷰> 조남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총장
"중도상환수수료나, ATM수수료, 송금수수료 이런 수수료들을 은행의 큰 수익기반으로 생각하고 서비스 개념이 아닌 수익기반으로 생각하다보니 과도한 수익을 수수료에서 취하고 있기 때문에 서민들이 피해가 크다고 볼 수 있죠."
은행권 수수료 인하 열풍이 ‘구색맞추기’라는 비난을 면하기 위해서는, 투명하고 합당한 수수료 책정기준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WOW TV NEWS 이근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