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질남 송준기와 처절녀 한예슬의 넝마주이 로맨스

입력 2011-11-03 13:55  

"씨발 누가 이기나 해보자" 욕이 아니라 다짐이다. 취업준비생 찌질남과 악착같이 돈 모으는 처절녀가 만났다. 사랑해서 만난게 아니다. 그녀를 붙잡지 않으면 생존 자체가 불투명하다.

뽀얀 얼굴의 엄친아 송준기가 한예슬과 호흡을 맞추며 연기 대변신을 선언했다.

지난 1일 서울 성동구 CGV왕십리에서 티끌모아 로맨스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청년 백수와 짠순이의 생계 밀착형 로맨스를 표방했기 때문인지 영화 보는 내내 짜증이 날 정도로 커플의 궁상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단돈 50원이 없어서 콘돔을 못 사는 상황에 연애도 못하는 천지웅(송중기 분). 매번 취업에 실패하고 집에서 부쳐주던 돈도 떨어지고 월세로 살던 옥탑방에서도 쫓겨날 처지다.



이를 지켜보던 구홍실(한예슬 분)이 구세주로 나서 그의 손을 잡아준다. 하지만 그녀 역시 찌질한 것은 매한가지. 종교와 연애는 돈 아까워 못하고 빈 병을 모으며 국보급 짠순이의 위력을 보여준다.

2개월간 홍실의 말에 따르고, 홍실이 지웅의 통장을 만든다는 조건은 당장 오갈고 없는 지웅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는 부분. 지웅은 그렇게 홍실의 조건을 받아들이고 생을 연명하기 위한 몸부림을 친다.

이들의 모습은 연기라기보다 88만원 세대를 그대로 담아낸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영화 중간중간 엉덩이 골을 보이고 코를 파는 등 깨는 모습은 그간 쌓아온 송준기의 이미지와 정반대다.

송준기는 "이상하게 민망한 장면에서 배우로서의 욕심이 많이 났다"며 "기존 이미지를 깨는 게 두렵기도 했지만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시도라는 점에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어 "첫 출연작을 예슬 누나와 함께해 기쁘다"고 덧붙였다.

수수하게 영화내내 뛰어다닌 한예슬 역시 이번 캐릭터가 자신의 모습과 비슷하다는 입장이다.

한예슬은 "잔잔하면서도 사람 사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를 좋아해서 이번 영화를 선택했고, 역할이 마음에 든다"면서 "흥행을 떠나 관객들 마음속에 좋은 영화였다라는 인상을 심어주고 싶다"고 생각을 밝혔다.

티끌모아 로맨스를 연출한 김정환 감독은 "삶에 지친 이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불쌍한 청춘들의 귀여운 사랑이야기인 이번 영화를 재밌게 관람해 달라"고 언급했다.

두 배우의 변신과 현실적인 대사가 볼거리인 티끌모아 로맨스는 오는 10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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