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의 창 W] 라면전쟁 '점입가경'..웰빙 라면은 없다

입력 2012-04-0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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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우리나라 라면업계는 하얀 국물 제품들로 매출 대박을 터뜨리며 `라면 국물은 빨갛다`는 고정관념을 깨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들은 또 하나의 야심작을 내놨는데, 바로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다는 `웰빙 라면`입니다.

정말 이 라면들이 몸에 좋을까요? 먼저 화면으로 만나보시겠습니다.

<M/V> "꼬불꼬불 꼬불꼬불 맛좋은 라면, 라면이 있기에 세상 살맛나

하루에 열개라도 먹을 수 있어, 후루룩짭짭 후루룩짭짭 맛좋은 라면" - 애니메이션 『아기공룡 둘리』 中

<기자> 인스턴트 음식의 대표 주자 `라면`. 간편한 조리법과 짧은 조리시간이 최대 강점이지만 왠지 `건강`과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인터뷰> 김주희 / 경기도 군포시

"좋지 않죠. 영양소도 별로 안 좋고. 간단하게 먹는 식품이니까 좋지 않을 것 같은데."

<인터뷰> 이용암 /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글쎄요, 라면... . 그리 좋을 것 같진 않은데요. 기름에 튀긴다 그런 느낌이 들어서. 잘 먹어야 본전일 것 같은데."

<인터뷰> 이윤림 / 서울시 구로구 구로동

"좀 안 좋긴 할 것 같은데 그래도 편하니까 먹어요."

<클로징> "이렇게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1990년대 이후 라면 시장에도 `웰빙`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대표적으로 기름에 튀기지 않아 칼로리가 낮은 건면 제품들이 있는데 올해 건면시장은 4천억원 규모로 전체 시장의 20%를 차지할 만큼 성장했습니다.

그런데 이 웰빙 컨셉의 라면들이 실제로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될까요? 이번 취재는 이런 의문점에서 출발했습니다."

<앵커> 우리나라 소비자 열명 중 일곱명은 "몸에 좋지 않다"는 이유로 일반 라면을 기피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를 대체하기 위해 `웰빙 라면`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걸로 보입니다. 시중에는 어떤 제품들이 나와 있습니까?

<기자> 가장 대표적인 종류가 면발을 기름에 튀기지 않은 `건면` 종류입니다.(삼양식품 `안튀긴면`, 풀무원 `자연은 맛있다`)

지방 함량이 비교적 적어서 칼로리가 낮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두번째로는 차별화된 재료를 쓰는 제품들이 있습니다.

기름진 재료를 빼는 경우(농심 `채식주의 순`)와 몸에 좋다는 재료를 첨가하는 경우(오뚜기 `몸에 좋은 백세카레면`)로 나뉩니다.

또 칼로리가 거의 없는 `곤약`이라는 식재료로 만든 (대상 청정원 `착한 칼로리면`) 제품이 있는데 다이어트중인 여성들에게 인기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앵커> 생각보다 다양한 제품들이 유통되고 있군요. 제품 설명을 들어보니 아무래도 가격이 비쌀 것 같은데요. 일반 라면과 비교해 어느 정도입니까?

<기자> 채소나 과일에 `유기농`이나 `친환경` 같은 수식이 붙으면 가격이 올라가는데 라면도 마찬가집니다.

`웰빙`을 컨셉으로 출시된 라면들은 일반 라면보다 가격이 높은 편입니다.

국내 시장점유율 1위 제품인 농심 `신라면`의 경우 권장소비자가격이 봉지당 780원인데요, 일반 라면의 가격대는 대체로 봉지당 700~800원선입니다.

반면에 같은 회사(농심)에서 나온 웰빙 컨셉의 제품 `채식주의 순`은 봉지당 가격이 1천50원으로 `신라면`보다 34%나 비쌉니다.

다른 웰빙 컨셉의 라면들도 대부분 1천원 초반에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어 일반 라면보다 30% 이상 비싼 값에 팔리고 있습니다.

<앵커> 예상대로 일반 제품보다는 가격대가 높군요. 사실 먹거리는 싸다고 꼭 좋은 것만은 아니죠. 비싸도 제 값만 하면 되는데 이 제품들은 어떻습니까?

<기자> 이 부분이 바로 오늘 얘기의 핵심인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따져봤을 때, 웰빙 컨셉의 라면들도 일반 라면들과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나트륨 함량은 건강을 위협할만한 수준이었습니다. 관련 화면 보시겠습니다.

<기자> 현재 대형마트에서 판매중인 라면의 종류는 모두 295가지.

이 가운데 `몸`, `칼로리`, `지방`, `자연` 등 웰빙과 관련된 표현이 직접 들어간 12개 제품을 조사했습니다.

<브릿지> "라면 제품의 겉봉을 잘 살펴보면 이렇게 옆면이나 뒷면에 영양성분이 자세하게 적혀 있습니다.

열량은 물론 지방과 콜레스테롤, 나트륨 함량까지 모두 표시돼 있는데

제가 이 웰빙 컨셉을 지향하는 라면들을 가지고 가서 일반 라면들과 영양성분을 비교·분석해보겠습니다."

조사 대상 라면들의 평균 나트륨 함량은 1천537mg으로 1일 영양소 기준치의 77%를 차지했습니다.

또 이들 중 절반 정도는 심혈관 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포화지방 또는 콜레스테롤을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포화 지방 포함 제품 : 농심 `채식주의 순`, 오뚜기 `몸에 좋은 백세 카레면`, 대상 청정원 `착한칼로리면_토마토스파게티`)

(콜레스테롤 포함 제품 : 풀무원 `자연은 맛있다-백합조개탕면`, `자연은 맛있다-오징어와 홍합·해물이 내는 진한맛`, 대상 청정원 `착한칼로리면-야끼우동`)

특히 가장 짜고 기름진 라면은 농심의 `채식주의 순`으로 조사됐습니다.

나트륨 함량이 1천930mg으로 1일 영양소 기준치의 97% 정도로 조사 대상 라면 중 가장 수치가 높았습니다.

또, 팜유로 면을 튀겼기 때문에 혈관 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진 포화 지방도 1일 영양소 기준치의 절반이 넘는(53%) 8g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같은 회사에서 나오는 ‘신라면’과 비교했을 때, 식물성 재료를 썼다는 점 외엔 영양성분 차이가 거의 없는데다 오히려 칼로리가 더 높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뒤집어서 생각해보면, 소위 `웰빙 라면`이나 일반 라면이나 성분이 비슷한데요, 특별히 이번에 `웰빙 라면`이 건강에 더 위협적이라고 지적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기자> 네. 많은 사람들이 "라면은 건강식이 아니다"라는 점을 잘 알고 있고 그래서 라면을 먹을 때도 이 점을 충분히 의식한 채로 주의해서 먹습니다.

그런데 소위 `웰빙 라면`의 경우 사정이 조금 다릅니다. 소비자들이 포장에 적혀 있는 `몸에 좋다`거나 `기름기를 쏙 뺐다`는 식의 문구만 언뜻 보고 맘 놓고 과다섭취할 위험이 있습니다.

이럴 경우 개인의 건강에도 위협이 되지만 사회 전체적으로도 많은 손실을 입을 수 있습니다. 전문가의 말을 함께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 강희철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현대인의 건강에서 가장 중요한 건 뇌혈관 질환과 암 예방인데요. 지방과 나트륨 함량이 이 건강상의 문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많은 웰빙 라면들이 많이 줄인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한 끼 분량에 들어 있는 것이 거의 성인의 하루 섭취량에 준하는 많은 나트륨이 들어 있어서 주의가 필요합니다."

<인터뷰> 김종욱 식품의약품안전청 연구관 (한의학박사)

"세계보건기구 WHO에서는 나트륨 일일 권고 섭취량을 2,000mg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1일 섭취량은 4,878mg 정도입니다.

가장 위험한 건 30~50대 우리나라 남성들이 하루에 약 6,000mg의 나트륨을 드시고 계십니다. 그분들이 10~20년 이후에는 그로 인한 질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거죠. 건강보험료라든지 개인이 부담해야할 어려움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굉장히 높기 때문에..."

<앵커> 나트륨과 포화지방이 몸에 좋지 않은 건 알지만 우리나라 국민들의 입맛을 하루 아침에 바꾸긴 어렵지 않습니까?

라면업체들도 어쨌든 수익을 내야하는 입장인데 건강 이슈만 쫓다보면 매출을 놓치지 않을까요?

<기자> 맞습니다. 소비자들의 입맛은 아주 보수적이기 때문에 기존에 팔던 제품의 맛이 조금만 바뀌어도 금세 돌아서버립니다.

나트륨이 몸에 좋지 않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이걸 절반 수준으로 줄여버리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갑자기 싱거워졌다"고 느낄 수가 있죠.

그래서 전문가들은 장기간동안 아주 서서히 나트륨이나 포화지방을 줄여가는 방법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또 기존에 팔던 제품 자체를 변경하는 것보다는 이것을 좀 더 건강에 유익한 방향으로 리뉴얼한 새 제품을 내놓고 기존 제품의 비중을 점차 줄여 나가는 대안들도 제시했습니다.

<앵커> 웰빙라면도 결국 라면이라는 얘기군요. 김서연 기자였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기업이 과감한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상식을 깬 기상천외한 제품을 내놓으면 소비자들은 열광합니다.

새로운 발상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 낸데 대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는 거죠.

앞서 본 웰빙라면, 고정관념을 깬 혁신일까요? 아니면 가격을 올리기 위한 상술일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경제의 창 W 오늘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다음주 이시간 다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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