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유럽계 자금 왜 다시 이탈되나?

입력 2012-05-14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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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앵커 > 올초 국내증시를 끌어올렸던 유럽계 자금들이 이달 들어 이탈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한국증시는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하거나 최근 정체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앞으로 한국증시 방향의 중요한 변수는 바로 유럽계 자금의 추가이탈 여부다. 올해 3월말 이후로 2000선 내외에서 움직이던 코스피 지수가 약간 이탈된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증시 현황부터 살펴보자.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올해 들어서는 당초 예상과 달리 3월까지 연율로 50%, 주가상승폭을 보면 13% 정도 비교적 크게 올랐다. 그래서 상당히 기대가 많고 실제로 국내 증권사들이 연초 주가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상향 조정하는 시점부터 공교롭게도 주가가 전형적으로 빠지지도 않고 올라가지도 않는 행오버 현상, 숙취현상이 나타나 1달 이상 지속됐다. 이것이 지난주를 계기로 하향선으로 이탈되는 분위기다. 국내 코스피 지수가 이번 주에 과연 1900선이 깨지느냐 여부가 국내증시 입장에서는 가장 큰 관심사다.

지난 한 달간 주가하락폭을 보면 한국이 다른 국가에 비해 가장 크게 나타났다. 그리고 원달러환율도 1146원대로 올라가 이번 주 1150원대 위로 올라가느냐 여부가 국내 외환시장 입장에서는 상당히 관심사다. 대외적인 측면에서도 국제 일정이 숨가쁘게 돌아가지만 국내 증시입장에서는 주가가 1900밑으로 떨어질 것인지 원달러환율이 1150원 이상으로 올라갈 것인지. 가격변수의 움직임이 초미의 관심이 되는 한 주다.

앵커 > 최근 주가가 하락하고 원달러환율이 상승하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외국계 자금이 이탈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실제로 그렇다. 이달 들어 외국인의 자금이탈 규모는 순이익 규모로 1조 8000억 정도 된다. 이중 유럽계 자금이 약 80%를 차지한다. 미국계 자금이나 일본계 자금은 거의 흔들리지 않는데 나머지는 채권시장에서 다소 자금이 이탈하고 있다. 중국의 차이나 머니가 자금이 이탈하는 부분에 의해 1조 8000억 정도 이탈되는 모습을 보인다.

최근 국내증시를 보면 올해 3월까지는 유럽계 자금이 들어와 국내주가를 끌어올렸고 최근에는 이 자금이 이탈되면서 사실상 국내증시에서 유럽계 자금들이 오랜만에 좌지우지하는 소피아 윔블던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유럽계 자금의 향방에 따라 국내증시 움직임과 외환시장의 움직임도 좌우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그런 각도에서 이번 주 코스피가 1900 밑으로 떨어질 것인지 아니면 원달러환율이 1150원 이상으로 올라갈 것인지. 그 다음에 그 이후에도 소피아 부인의 움직임에 의해 결정되는 모습이 될 것이다.

앵커 > 올해 초부터 3월까지 국내증시가 기초여건에 비해 많이 올랐던 것은 바로 유럽계 자금이 대거 유입됐기 때문이다. 최근 이탈되는 가장 큰 이유 어디에 있을까.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올해 3월까지 유럽계 자금이 왜 들어왔을까를 따져보면 그 당시에는 우리 돈으로 1400조 원에 해당되는 12월 말의 1차, 2월 말의 2차 장기대출 프로그램과 유럽에서 금리를 낮춰줬다. 그러다 보니 유럽 입장에서는 포지티브 캐리 트레이드로 인해 자금이 들어왔던 것이 국내 주가를 끌어올린 가장 큰 요인이다. 그런 각도에서 최근 ECB가 추가적인 자금공급은 안 하는 상태이고 또 금리가 1%대로 동결되는 모습이 전개되고 있다.

추가적으로 자금이 유입되지 않은 상태에서 슈퍼 선데이 이후 정책적으로 변화 가능성이 있다. 이 정책적 변화가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위기를 한번 당한 유럽 금융사 입장에서는 실제 자금이 부족해서가 아닌 선제적 차원에서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 그래서 최근 유럽계 자금이 이탈되는 모습을 보이고 이것이 국내 주가를 끌어올리면서 원달러환율을 끌어올리는 배경이 되고 있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네덜란드 같은 새로운 국면의 유럽위기 상황이 이번 주에 어떻게 정리되느냐가 초미의 관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 피그스 국가들은 독일과 프랑스 입장은 안중에도 없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는 네덜란드나 프랑스 등이 위기상황을 어떻게 잘 정리하느냐, 이것이 통합의 관건이다. 앞으로 숨가쁘게 전개될 유럽 입장에서 보면 새로운 국면에 진입하고 있는 유럽위기가 더 이상 전염되지 않고 통합을 끌어갈 수 있도록 하는 국면에 치중해야 한다.

앵커 > 지난 2년을 되돌아보면 유럽위기가 재연될 때 마다 우리나라는 증시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고 일본은 환율에 큰 영향을 받았다. 특별한 배경이 있는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유럽계 위기가 발생하면서 자금이 부족할 때는 경제여건이 좋은 국가에서 자금을 회수한다. 마진 콜의 디레버리지 국면이다. 돈이 부족하다면 어디서 회수할 것이냐. 위기가 발생하는 국가가 많은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자금손실을 받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금의 손실을 적게 받기 위해서는 경제여건이 좋은 쪽에서 회수할 수밖에 없다. 올해 들어 유럽계 자금이 가장 많이 들어와 주가가 많이 올라왔기 때문에 여기서 자금을 회수하는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최근 우리 펀더멘탈상 그렇게 큰 문제는 없는데도 불구하고 유럽계 자금이 이탈되면서 다른 국가의 주가하락보다 크다. 일부에서 주가하락이 큰 것이 한국의 기초여건이 나빠서 그렇다고 해석하는 시각은 상당히 국제금융이론을 잘못 이해하는 각도로 해석하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많이 올라간 국가에서 회수한다. 이것이 국내금융에서 마진 콜의 디레버리지를 선택한 국가의 전형적 모습이다. 우리의 기초여건과는 크게 관련이 없다.

또 하나는 엔화다. 일본의 경제여건과 관계없이 유럽위기가 불거질 때는 안전피난처로서 일본이 거론되면서 엔화수요가 증가하다 보니 강세가 되는 것이다. 지난 주만 해도 엔달러환율이 80엔이 붕괴되어 79엔대로 넘어가니까 노다 정부의 조기 하야가 불가피하지 않느냐, 자민당에 새로운 것이 선거전략에 나선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것이 유럽위기가 다른 쪽의 영향을 받을 때, 한편에서 마진 콜의 디레버리지일 때 경제여건이 좋은 한국을 선택하고 국가 채무가 많기는 하지만 라스트 리조트, 최종 대부자 역할을 일본 국민이 하는 상태에서 재정에 있어서는 디폴트 위험이 없다고 보여지는 일본에서 안전피난처로 엔화가 부각되는 상태에서 글로벌 영향 정도로 보면 증시 측면에서는 한국이, 외환시장 측면에서는 일본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다.

앵커 > 그렇다면 최근과 같은 유럽계 자금을 이탈시키는 정책 리스크는 언제쯤 해소될까.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지금 측면에서는 결국 정책 리스크가 어떤 쪽으로 해소되느냐는 측면이 좌우할 것이다. 어떤 쪽으로 독일과 프랑스 입장이 전개될지 봐야 한다.

프랑스는 이번 선거에 득세한 이후 성장으로 가지만 프랑스의 재정여건으로 볼 때는 정권을 잡고 난 이후 성장만 강조할 수 없다. 성장은 다소 완화시키는 쪽으로 갈 것이다. 독일 입장도 긴축을 강조하는 베를린 컨센서스를 계속 유지할 필요는 없다. 독일 내의 국민들이 긴축을 싫어하는 상태다. 그래서 독일이 나홀로 유럽통합에서 이탈하겠다는 최후의 인식을 갖지 않는다면 통합을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긴축을 강조했던 부분도 완화시킬 것으로 본다.

앞으로 숨가쁘게 전개될 일정을 보면 프랑스의 좌파정부는 성장을 다소 완화하고 독일은 그동안 강조했던 긴축을 화하면 서로 균형이 된다. 성장과 균형을 강조하는 입장에서 독일과 프랑스가 합의를 하면 정책적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그때 성장이든 무엇이든 확정적으로 하면 한국의 정책 리스크로 인해 유럽계 자금이 이탈되는 부분이 완화될 것이다.

앵커 >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유럽이 당면한 위기를 풀어가는데 있어 다른 것보다 성장에 무게를 둔다면 현재 유럽계 자금이 이탈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보는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이씨비는 성장에 중점을 두고 가고 있다. 기준금리를 왜 내리지 않을까. 그리고 제3차 엘티알오 같은 양적완화 정책은 왜 추진하지 않을까. 정책방향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ECB가 어떻게 결정하는가.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이 서로 조화를 이루어야 정책적인 효과를 갖는다.

통화정책은 성장으로 가는데 재정정책이 긴축으로 가면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미스매치 현상 때문에 서로가 헛바퀴만 돈다. 이러면 안 된다. 앞으로 전개될 독일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유럽의 입장에서 보면 어느 쪽이든 정리가 되어야 ECB 입장에서 지금 가지고 있는 성장우선 정책을 추진하지 않겠느냐고 본다. 당분간은 정책 리스크에 대해서 혼란이 있지만 이 협상의 조정과정을 거쳐 성장에 무게를 두는 쪽으로 간다면 유럽계 자금의 한국 이탈에 대한 부담은 줄어들 것으로 본다.

지금 입장에서 보면 유럽계 자금이 한국에 들어올 수 있는 여건 자체는 굉장히 많이 형성된다. 왜냐하면 이번의 자금이탈로 인해 주가가 펀더멘탈과 관계없이 떨어지면 저가인식이 나올 수 있고 원달러환율이 1150원 대에 근접하다 보면 다시 우리 적정환율을 1070원 내외로 보면 환차익의 소지가 있다. 정책적 리스크 관련 피셔의 통화가치를 감안한 국제간 자금이론을 보면 이번 자금이탈로 인해 유럽계 정치적 리스크가 끝나면 다시 자금이 들어올 수 있는 절호의 여건이 형성된다. 체리피킹 여건이다. 이런 정책적 리스트가 언제 끝나느냐 여부가 국내증시의 유럽계 자금 이탈여부를 마무리하는 시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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