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vs. 그리스 유로2012 대결...애증의 한판 주목

입력 2012-06-18 11:37   수정 2012-06-18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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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그리스 2차 총선이 긴축정책을 지지하는 보수성향의 신민당의 과반수 획득으로 끝났다. `마음은 시리자(좌파연합)이지만 머리는 신민당이다`이라는 그리스 유권자의 태도가 결국 신민당의 손을 들어줬다. 물론 가능한 빨리 연정을 구성하고 유로존과 약속한 긴축정책 추진을 재확인하고 디폴트를 선언하기 이전에 구제금융을 제때 받아야 하는 1차적인 과제가 앞두고 있다.



그런데 운명의 장난이라고나 할까? 오는 23일(한국시간) 새벽 3시45분 `유로2012`에서 독일과 그리스가 4강 진출을 놓고 또 다른 한 판을 벌인다. 3승으로 B조 1위를 확정한 독일이 경제와 마찬가지로 탈락위기에서 기사회생안 A조 2위 그리스와 맞붙는다. 비록 결승전은 아니지만 두 나라 축구팬 뿐만아니라 전 세계인들의 관심을 끌만한 `빅 매치`로 분류된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차 총선 결과 신민당의 승리가 확실해지자 사마라스 당수에게 축하 인사를 전했고 사마라스 당수는 유로존 잔류를 재확인하며 화답했다. 유로화라는 단일 통화권을 지켜내고 재정,금융위기를 함께 넘자는데 양국 정치리더들이 의견의 일치를 보인 것이다.



하지만 `유로 2012`에서 벌어지는 4강 혈투를 바라보는 양국 국민들의 분위기는 지도자들의 그것과 사뭇 다르다. 독일인들은 그리스를 `열등생`으로 취급한다. 세금조차 제대로 걷지 못하는 미개한 나라라면서 조롱까지 한다. 메르켈 총리야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낮아진 것에 쌍수를 들고 환영하겠지만 이를 바라보는 독일인들은 3전 3승으로 순항중인 독일 축구국가대표팀이 그리스를 `박살` 내주기를 원한다. 그리스도 독일인들을 증오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리스 문명의 후예들이 게르만의 미개인들에게 내정간섭에 가까운 취급을 받는다는데 따른 자존심을 회복하고 싶어한다. 자신들의 생사를 쥐락펴락하는 독일에 대한 막연한 반발감이 극에 달해 있다. 물론 축구로 무너진 자존심을 되찾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정치와 경제 분야에서 독일은 칼자루를, 그리스는 칼날을 쥐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과연 유럽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스포츠인 축구에서 두 나라의 격돌은 어떤 결과를 나을까? 유로2012 개막전에 ABN암로는 위기를 겪고 있는 국가의 우승은 유로존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프랑스`의 우승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분석한바 있다. 세상은 힘의 논리가 지배하지만 축구공은 여전히 둥굴다. 두 나라의 8강전이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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