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극 시청률 1등이지만, "진실된 사과 한 마디 없었다"
수목극 시청률 경쟁이 막판으로 치달으면서 방영전 예상과 달리 지난 4일 방영 기준으로 보면 각시탈(17.6%)이 유령(17.1%)과 아이두아이두(8.7%)를 제치고 1위를 달리고 있다.
제작사 매출액이 제작 공급한 드라마 편수와 비례한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각시탈` 제작사인 팬엔터테인먼트는 상당한 수혜를 입었을 것으로 보인다. `해를 품은 달`, `적도의 남자`에 이어 `각시탈`까지 연속 안타를 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기라도 하듯이 팬엔터테인먼트(068050) 주가는 7월 들어 장대 양봉을 그리고 있다.하지만 이렇듯 밝은 실적의 이면에는 해결해야 할 그림자도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바로 보조출연자 사망사건이 아직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18일 새벽 5시 30분쯤 `각시탈` 보조출연자들을 태운 전세버스가 촬영장으로 이동하던 중 경남 합천 대병면 하동마을 인근 지방도로에서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운전자 포함 29명이 중경상을 입었고 보조출연자 박희석씨(49세)가 사망했다. 버스사고의 원인은 제동장치 이상으로 밝혀졌다.
사고 직후 제작사 팬엔터테인먼트는 "사고처리에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버스회사인 동백관광과 하도급 업체인 태양기획까지 나섰지만 유가족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은
없었다는 것이 유가족측 주장이다.
`각시탈`측은 최초로 300만원의 병원비를 지급한 후, 유가족의 항의에 따라 2,000만원의 장례비용을 추가로 지급했으며, 후에 유가족과 여러 번 만남을 가졌고, 산정기준에 따라 1억5천만원의
사망보험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하지만 방송출연자협회나 유가족들의 입장은 이런 알려진 사실과는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다. 유가족들은 제작사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언론 플레이를 했지만 "실질적인 대책은 커녕, 사과 한마디조차 없었다"면서 진심어린 사과를 바란다고 말하고 있다.
故 박희석씨 부인 윤모씨의 주장은 이렇다. "진정성 있는 사과 한 마디, 사후 처리, 하나도 저한테 해준게 없거든요."
전국보조츨연자 노조 이규석 사무국장이 지적한 부분은 다음과 같다. "`각시탈 관련 회사가 발표한 내용중에 전세버스 공제조합에서 1억 5천만원을 확보해 두었으니 유족은 찾아가라` 이런 부분이었습니다. 1억 5천이란 부분은 보상이 아니고 배상입니다. 동백관광에서 민사적인 책임에 대한 면책사유로 1억 5천을 준비했다는 뜻인데, 그 부분은 민사합의 사항입니다. 합의에 의하면 1억 5천이 될지, 1억이 될 지, 아니면 15억이 될 지, 그런 부분인데 `각시탈` 전문 유한회사에서 그들이 확보한 것 같이 발표한 부분에 대해서는 아주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이 사무국장에 의하면 `각시탈`관련 회사들은 버스공제조합에서 지급되는 배상금이 얼마든지간에 그 부분을 논할 수 있는 위치가 되지 않고, 그런 지위에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유가족들이 원하는 것은 `돈`이 아닌 `진심어린 사과`라는 것이다.
한국경제TV <생방송, 연예+주식>에 출연한 법무법인 `The FIRM`의 이권호 변호사는 이번 사건의 쟁점을 `보조출연자의 근로자성 여부`로 정리했다. 유족들은 근로복지공단에 산재보상 청구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벌써 한달 반 가까이 지났으나, 아직도 결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현재 근로복지공단은 故 박희석씨의 산재 승인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노동부 측에 `보조출연자의 근로자성 여부`에 대한 질의를 올려놓은 상태다. 근로복지공단 관계자는 "그동안 공단이나 노동부 행정 지침 상으로는 보조출연자를 근로자라고 볼 수 없다"면서도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결론을 미룬 상태로 알려졌다.
이권호 변호사는 "보조 출연자와 같은 방송 스태프 계약 주체의 경우, 이전에는 스태프와 방송사의 계약이 주를 이루었으나, 최근에는 방송프로그램의 외주제작 증가에 따라 방송 스태프와 외주제작사와의 계약이 일반적인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드라마는 사전제작 비율이 극히 낮기 때문에 항상 방송 일정에 쫓겨 촬영을 해야 하고, 그러다보니 밤샘촬영, 장기간의 촬영 등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권리를 인정받기 힘들다. 긴박한 스케줄에 의해 집중적인 촬영을 하는 방송의 경우, 스태프들의 근로시간 준수나 휴가사용 등을 규정하기에는 적절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과의 주체라 할 수 있는 "고용주를 누구로 볼 것인지 애매한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각시탈`의 제작 주체는 프로젝트 유한회사인 유한회사 각시탈과 팬엔터테인먼트 공동제작 형태로 되어 있다. 이에 따른 보조출연자들의 고용환경과 법적 지위가 문제되고 있는 것이다.
주된 원인은 다매체 다채널 시대에 있어 방송 제작이 방송사가 직접 제작하는 인하우스 제작 시스템에서 외주제작방식으로 변화하는 등 제작체제에 있어 생산의 외부화를 추구한 것에 기인한다는 시각도 있다.
생산의 외부화는 곧 고용의 외부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방송산업의 인력활용이 정규직 스태프 고용에서 프로젝트별 단기계약에 의존하는 프리랜서 고용으로 변화하면서 방송산업에 종사하는 대부분의 근로형태가 단기 도급계약으로 변화했다는 것이다.
한국 드라마 제작환경의 열악함은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이런 문제점을 인식한 관계 기관은 적극적인 대책 마련에 나선 바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 달 20일 `대중문화예술분야 표준계약서 제.개정 관련 공청회`에서 연예인의 하루 최대 촬영시간을 18시간으로 하고, 하루 18시간 연속 촬영일을 3일로 제한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에 대해 과연 실효성이 있는가란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 현실적으로 가장 아래 지위에 처해있는 보조 출연자들은 가장 시급한 문제부터 해결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문계순 전국보조출연자노동조합장은 "남녀가 성 구별이 확실한데 극중 의상 갈아 입을 곳이 없어서 주차장에서 각자 돌아서서 옷을 갈아입고 있다"고 전했다. 화장실 문제도 지적되었다.
미국의 경우는 연출자의 촬영장 금지 조항이 이미 법제화 되어 있다. 미국의 유명 드라마 시리즈물 `멘탈리스트(Mentalist)` 프로듀서인 레베카 커터에 의하면 미국 연출자의 경우 촬영 마감 후
12시간내에 촬영장에 접근할 수 없다. 연출자 없는 드라마 제작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는 아주 효과적인 규제책으로 보인다. 물론 미국의 제작환경은 한국과 다르다.
미국 대표 케이블 드라마 제작사인 HBO의 경우에 연간 2,000편의 응모작 중 하나를 고른다고 한다. 드라마 최고 책임 프로듀서도 PD가 아닌 작가가 맡고 있는 구조다. 하지만 한류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선진화된 제작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가장 먼저 체계화해야 할 기본적인 부분이 콜 쉬트(Call sheet : 촬영 전 출연자에게 언제 어디로 모이라고 미리 고지하는 문서)라는 주장도 있다. 이번에 사고가 난 `각시탈`도 새벽에 급박하게 현장으로 이동하다 생긴 사고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병헌의 헐리웃 진출작인 `지.아이. 조` 콜 쉬트를 보면 영상제작 선진국 미국의 출연자 관리가 얼마나 섬세하게 이루어지는지 알 수 있다. 헤어(H), 분장(M), 의상(W)에 대한 진행 현황은 물론, 각 주요 배우에 대해 넘버링이 되어 관리되고 있음도 알 수 있다. 이병헌은 13번으로 표시되어 있다. 또한 명확히 몇시에 고지할 것인지도 표기되어 있다.
이번 `각시탈`사건을 한국 드라마의 생산 구조와 환경, 관리 사각지대에 있는 보조 출연자의 처우 개선의 계기로 삼을 수 있다면 지속 가능한 한류로 가는 하나의 전환점이 되지 않을까.
수목극 시청률 경쟁이 막판으로 치달으면서 방영전 예상과 달리 지난 4일 방영 기준으로 보면 각시탈(17.6%)이 유령(17.1%)과 아이두아이두(8.7%)를 제치고 1위를 달리고 있다.
제작사 매출액이 제작 공급한 드라마 편수와 비례한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각시탈` 제작사인 팬엔터테인먼트는 상당한 수혜를 입었을 것으로 보인다. `해를 품은 달`, `적도의 남자`에 이어 `각시탈`까지 연속 안타를 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기라도 하듯이 팬엔터테인먼트(068050) 주가는 7월 들어 장대 양봉을 그리고 있다.하지만 이렇듯 밝은 실적의 이면에는 해결해야 할 그림자도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바로 보조출연자 사망사건이 아직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18일 새벽 5시 30분쯤 `각시탈` 보조출연자들을 태운 전세버스가 촬영장으로 이동하던 중 경남 합천 대병면 하동마을 인근 지방도로에서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운전자 포함 29명이 중경상을 입었고 보조출연자 박희석씨(49세)가 사망했다. 버스사고의 원인은 제동장치 이상으로 밝혀졌다.
사고 직후 제작사 팬엔터테인먼트는 "사고처리에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버스회사인 동백관광과 하도급 업체인 태양기획까지 나섰지만 유가족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은
없었다는 것이 유가족측 주장이다.
`각시탈`측은 최초로 300만원의 병원비를 지급한 후, 유가족의 항의에 따라 2,000만원의 장례비용을 추가로 지급했으며, 후에 유가족과 여러 번 만남을 가졌고, 산정기준에 따라 1억5천만원의
사망보험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하지만 방송출연자협회나 유가족들의 입장은 이런 알려진 사실과는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다. 유가족들은 제작사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언론 플레이를 했지만 "실질적인 대책은 커녕, 사과 한마디조차 없었다"면서 진심어린 사과를 바란다고 말하고 있다.
故 박희석씨 부인 윤모씨의 주장은 이렇다. "진정성 있는 사과 한 마디, 사후 처리, 하나도 저한테 해준게 없거든요."
전국보조츨연자 노조 이규석 사무국장이 지적한 부분은 다음과 같다. "`각시탈 관련 회사가 발표한 내용중에 전세버스 공제조합에서 1억 5천만원을 확보해 두었으니 유족은 찾아가라` 이런 부분이었습니다. 1억 5천이란 부분은 보상이 아니고 배상입니다. 동백관광에서 민사적인 책임에 대한 면책사유로 1억 5천을 준비했다는 뜻인데, 그 부분은 민사합의 사항입니다. 합의에 의하면 1억 5천이 될지, 1억이 될 지, 아니면 15억이 될 지, 그런 부분인데 `각시탈` 전문 유한회사에서 그들이 확보한 것 같이 발표한 부분에 대해서는 아주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이 사무국장에 의하면 `각시탈`관련 회사들은 버스공제조합에서 지급되는 배상금이 얼마든지간에 그 부분을 논할 수 있는 위치가 되지 않고, 그런 지위에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유가족들이 원하는 것은 `돈`이 아닌 `진심어린 사과`라는 것이다.
한국경제TV <생방송, 연예+주식>에 출연한 법무법인 `The FIRM`의 이권호 변호사는 이번 사건의 쟁점을 `보조출연자의 근로자성 여부`로 정리했다. 유족들은 근로복지공단에 산재보상 청구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벌써 한달 반 가까이 지났으나, 아직도 결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현재 근로복지공단은 故 박희석씨의 산재 승인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노동부 측에 `보조출연자의 근로자성 여부`에 대한 질의를 올려놓은 상태다. 근로복지공단 관계자는 "그동안 공단이나 노동부 행정 지침 상으로는 보조출연자를 근로자라고 볼 수 없다"면서도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결론을 미룬 상태로 알려졌다.
이권호 변호사는 "보조 출연자와 같은 방송 스태프 계약 주체의 경우, 이전에는 스태프와 방송사의 계약이 주를 이루었으나, 최근에는 방송프로그램의 외주제작 증가에 따라 방송 스태프와 외주제작사와의 계약이 일반적인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드라마는 사전제작 비율이 극히 낮기 때문에 항상 방송 일정에 쫓겨 촬영을 해야 하고, 그러다보니 밤샘촬영, 장기간의 촬영 등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권리를 인정받기 힘들다. 긴박한 스케줄에 의해 집중적인 촬영을 하는 방송의 경우, 스태프들의 근로시간 준수나 휴가사용 등을 규정하기에는 적절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과의 주체라 할 수 있는 "고용주를 누구로 볼 것인지 애매한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각시탈`의 제작 주체는 프로젝트 유한회사인 유한회사 각시탈과 팬엔터테인먼트 공동제작 형태로 되어 있다. 이에 따른 보조출연자들의 고용환경과 법적 지위가 문제되고 있는 것이다.
주된 원인은 다매체 다채널 시대에 있어 방송 제작이 방송사가 직접 제작하는 인하우스 제작 시스템에서 외주제작방식으로 변화하는 등 제작체제에 있어 생산의 외부화를 추구한 것에 기인한다는 시각도 있다.
생산의 외부화는 곧 고용의 외부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방송산업의 인력활용이 정규직 스태프 고용에서 프로젝트별 단기계약에 의존하는 프리랜서 고용으로 변화하면서 방송산업에 종사하는 대부분의 근로형태가 단기 도급계약으로 변화했다는 것이다.
한국 드라마 제작환경의 열악함은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이런 문제점을 인식한 관계 기관은 적극적인 대책 마련에 나선 바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 달 20일 `대중문화예술분야 표준계약서 제.개정 관련 공청회`에서 연예인의 하루 최대 촬영시간을 18시간으로 하고, 하루 18시간 연속 촬영일을 3일로 제한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에 대해 과연 실효성이 있는가란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 현실적으로 가장 아래 지위에 처해있는 보조 출연자들은 가장 시급한 문제부터 해결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문계순 전국보조출연자노동조합장은 "남녀가 성 구별이 확실한데 극중 의상 갈아 입을 곳이 없어서 주차장에서 각자 돌아서서 옷을 갈아입고 있다"고 전했다. 화장실 문제도 지적되었다.
미국의 경우는 연출자의 촬영장 금지 조항이 이미 법제화 되어 있다. 미국의 유명 드라마 시리즈물 `멘탈리스트(Mentalist)` 프로듀서인 레베카 커터에 의하면 미국 연출자의 경우 촬영 마감 후
12시간내에 촬영장에 접근할 수 없다. 연출자 없는 드라마 제작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는 아주 효과적인 규제책으로 보인다. 물론 미국의 제작환경은 한국과 다르다.
미국 대표 케이블 드라마 제작사인 HBO의 경우에 연간 2,000편의 응모작 중 하나를 고른다고 한다. 드라마 최고 책임 프로듀서도 PD가 아닌 작가가 맡고 있는 구조다. 하지만 한류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선진화된 제작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가장 먼저 체계화해야 할 기본적인 부분이 콜 쉬트(Call sheet : 촬영 전 출연자에게 언제 어디로 모이라고 미리 고지하는 문서)라는 주장도 있다. 이번에 사고가 난 `각시탈`도 새벽에 급박하게 현장으로 이동하다 생긴 사고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병헌의 헐리웃 진출작인 `지.아이. 조` 콜 쉬트를 보면 영상제작 선진국 미국의 출연자 관리가 얼마나 섬세하게 이루어지는지 알 수 있다. 헤어(H), 분장(M), 의상(W)에 대한 진행 현황은 물론, 각 주요 배우에 대해 넘버링이 되어 관리되고 있음도 알 수 있다. 이병헌은 13번으로 표시되어 있다. 또한 명확히 몇시에 고지할 것인지도 표기되어 있다.
이번 `각시탈`사건을 한국 드라마의 생산 구조와 환경, 관리 사각지대에 있는 보조 출연자의 처우 개선의 계기로 삼을 수 있다면 지속 가능한 한류로 가는 하나의 전환점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