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지금세계는] 리보금리 조작 파문 확대

입력 2012-07-12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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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앵커 > 국제 금융시장의 기준금리격인 리보금리가 오래 전부터 조작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진 이후 이 사건이 일파만파로 커져가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미 신뢰가 떨어진 리보금리를 대체할 벤치마크가 생겨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리보금리 조작 문제는 2007년, 2008년에도 거론됐던 내용이다. 최근 이 내용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일파만파 확대되고 있다. 리보금리 문제는 기준금리 문제이기 때문에 금값 등의 조작문제까지 제기될 수 있다.

리보금리란 런던 시중은행간 금리다. 세계의 금리체계가 있다. 한 나라의 금리체계도 정책금리, 예금금리, 대출금리 등의 일정한 스프레드를 유지한다. 정책금리를 건드려 경기부양 목적이나 경기가 과열됐을 때 진정시키는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다.

세계 금리체계에서 국제간 자금 조달의 기준이 되는 금리가 바로 리보금리다. 세계의 기준금리, 자금조달의 기준금리에 조작이 있다 보니 그 이후 형성되는 여러 가지 가격이 시장 매커니즘에 의해 형성되지 못했을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다른 자금조달이든 다른 금융상품의 신뢰문제까지 제기될 수 있는 소지이므로 이 문제는 앞으로 굉장히 확대될 것이다.

앵커 > 리보금리가 중요한 이유는 국제적으로 자금조달시 리보금리가 어떻게 이용되는지 확인해보면 알 수 있다. 자금조달을 할 때 리보금리가 기준금리 격으로 사용되는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금융회사에서 자금을 조달할 때 신용도가 있으면 제도금융권을 이용하고 신용도가 떨어지면 명동 사채시장과 같은 비제도권에서 자금조달을 한다. 국채도 똑같다. 국채의 제도금융권이란 세계 3대 평가기관을 비롯 신용평가 기관의 신용등급 평가를 받아 자금을 조달하는 시장을 제도금융권이다. 그리고 마약자금 등 돈세탁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시장을 비제도권이라고 한다.

제도금융권인 국제 3대 신용평가기관이 해당 기업에 대해 평가를 하면 조달금리가 형성된다. 조달금리는 기준이 되는 리보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한 것이다. 신용평가 등급을 좋게 받으면 가산금리를 낮게 설정해 조달금리도 낮게 형성되고 신용평가 등급이 아주 나쁘게 나오면 위험도가 높기 때문에 가산금리를 높여 조달금리 역시 높게 형성한다.

금융의 글로벌은 금융상품이 나가는 것도 글로벌화 되어야 하지만 자금조달에서 더 빨리 글로벌하게 진행되는 것이다. 금융의 글로벌에 대해 가장 비례되는 금리의 조작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은 다른 어떠한 문제보다도 근본적인 문제다.

앵커 > 하나의 특정 금리가 리보금리처럼 벤치마크 금리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요건이 필요한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우리나라의 장기금리는 3년만기 국고채 수익률이다. 최근에는 10년 만기로 정부가 많이 주도하는 양상이다. 왜냐하면 장기금리는 미국도 10년, 독일도 10년, 일본도 10년이다 보니 글로벌 추세에서는 대표금리의 만기구조도 맞춰야 한다. 10년 만기의 대표금리로 가야 한다. 금리는 복잡하고 굉장히 많다. 그중 시장상황을 가장 잘 반영한 것을 대표금리로 본다.

대표금리가 되려면 세 가지 기능을 충족해야 한다. 하나는 국제금리 중심지의 기준금리가 되어야 한다. 가장 활동이 활발한 국제적 중심지의 금리가 되어야 한다. 리보금리가 대표금리가 된 것에는 런던 금융시장이 과거에는 뉴욕 금융시장보다 더 확실하게 부각된 1등 금융시장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런던 시중은행간 금리가 국제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때 기준금리가 됐다.

또 리보금리도 시중은행간 금리이기 때문에 시장금리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아파트 가격은 한 번에 가격이 형성된다. 그런데 그것을 믿을 수 있겠는가. 지금처럼 20억짜리가 10억으로 떨어진다. 이것은 가격기능이 제대로 되지 못한 것이다.

두 번째는 거래량이 충분히 확보되어야 한다. 시장이 활성화되어 거래량이 충분히 있어야 한다.

세 번째는 신뢰성이 있어야 한다. 자금을 조달할 때 쓰더라도 문제가 없고 부작용이 적다는 믿음, 이익적으로 최대화 할 수 있다는 확고한 신뢰가 필요하다. 기준금리 제1의 생명은 확고한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다.

앵커 > 최근 리보금리의 조작 사태로 금융시장의 가장 큰 생명인 신뢰가 떨어졌다. 대체할 만한 것이 있을지 궁금하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제일생명이 신뢰가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회복하기 어렵다. 특히 국제금융시장에서는 그렇다. 가다가 잘못되면 다시 복구되기 힘들다는 것이 글로벌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이미 리보금리의 조작사건으로 인해 신뢰성이 떨어졌다. 최근 새로운 벤치마크 역할을 할 수 있는 기준금리의 설정 문제가 중요하게 거론되고 있다.

리보금리를 대체할 새로운 벤치마크 기준금리를 어디에서 채택할 것이냐의 문제는 세계 국제금리 중심거래의 이동 문제가 어디로 옮겨지는지 확인하는 문제와 결부되어 있다.

리보금리 조작 이후 새로운 벤치마크 금리로 논란이 되는 것은 세계 중심권의 이동과 결부되어 있기 때문에 세계 최고단위 국가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굉장히 복잡한 문제다. 시기적으로 보면 리보금리의 조작 이후 새로운 벤치마크 역할을 할 수 있는 금리에 어떤 것을 설정하는가의 문제에 대해 상당 부분 논란이 있지만 시간이 걸릴 것이다.

지금 자금조달은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은 세계 각국이 고용, 산업, 금융에서 이기주의 내지는 애국주의 문제 때문에 조달국들이 스스로 선택한 기준금리를 과도기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만큼 리보금리의 조작사건 이후 빠르게 신뢰가 떨어지고 있다.

앵커 > 앞으로 리보금리가 국제 자금시장 조달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지 못할 경우 대체할 수 있는 금리는 어떤 것이 있는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2008년부터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할 때 이미 리보금리를 기준금리로 설정하지 않았다. 런던 금융시장보다 뉴욕 금융시장이 국제금융의 중심지가 된지는 굉장히 오래되었다. 세계의 중심권도 지금은 중국으로 옮겨졌다고 이야기하지만 아직은 미국 중심이다.

미국 중심의 세계경제 질서가 형성되는 상황이다. 이번 리보금리의 조작 문제가 4년 전부터 풍문이 들다가 확인하기 이전에도 이미 미국 뉴욕 금융시장의 가장 기본이 되는 금리를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할 때 사용해왔다.

이번 리보금리 조작 이후 빠르게 새로운 벤치마크 금리가 논의될 것이다. 그동안 묵시적으로 사용하던 3개월짜리 미국의 재무성 증권금리를 공식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매스컴에서는 환매 조건부 금리, 레퍼금리를 언급한다. 이는 특수한 금리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상태에서는 안정성, 국민들과 세계의 투자자들이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보편성을 고려해야 한다.

인식이 확산되어 있고 신뢰가 확보되어 있으며 세계경제의 중심지이니 대표성도 확대되어 있고 뉴욕 금융시장이 런던 금융시장보다 월등히 거래가 많다. 미국 국채시장의 가격은 사상 최대이고 수익률은 사상 최저일 만큼 거래량이 활발한 것이 지금의 뉴욕 금융시장이다. 리보금리 조작 이후 그동안 관습적으로 사용했던 미국의 3개월짜리 재무성 금리가 새로운 벤치마크 금리로 채택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앵커 > 미국 재무성의 3개월 금리가 기준금리 역할을 만약 하게 될 경우 미국 달러화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인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조달하는 기업이 사용하겠다고 하면 당연히 기준금리가 된다.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그만큼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다. 미국 재무성의 3개월 금리가 기준금리 역할을 하면 뉴욕 금융시장, 미국의 위상 등이 공식적으로 다시 한 번 확인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결국 미 달러가 다시 한 번 중심통화가 되는 것이다.

리보금리의 조작 문제는 단순히 이슈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국제 금융시장의 리보금리를 대신할 수 있는 새로운 금리가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다면 국제간 자금흐름 구조도 바뀔 것이고 국제통화질서도 다시 한 번 달러중심 체제가 부각될 것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1970년 닉슨의 금태환 정지를 선언하기까지 제1의 브레튼 체제, 그 이후부터 사실상 미 달러가 중심역할을 하는 제2의 브레튼 체제, 그리고 만약 리보금리의 신뢰성이 완전히 떨어져 묵시적으로 사용되는 미국 재무성의 3개월 금리가 새로운 벤치마크 금리로 자연스럽게 형성된다면 다시 한 번 달러중심의 제3의 브레튼 체제가 될 것이다.

앵커 > 우리나라의 단기 기준금리라고 할 수 있는 코리보는 앞으로 어떻게 전망하는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코리보가 조용한 파동을 일으키고 있다. 우리가 주택담보 대출을 할 때 기준이 되는 것은 CD 금리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시중은행간 금리를 코리보라고 한다. 런던 시중은행간 금리인 리보와 마찬가지다. 그동안 정책당국에서 의욕적으로 도입했지만 크게 활성화되지 못했다. 시중은행간 금리의 조작 문제가 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한국의 은행에서 신뢰성이 많이 떨어졌다.

정책당국에서는 코리보에 대한 관심에 대해 확고하다. CD를 대표할 수 있고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모든 경제주체들의 기준금리로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런던 시중은행간 금리가 될 때는 은행간 역할이 경쟁체제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4대은행 중심으로 되다 보니 코리보가 항상 의심을 받을 수 있다.

코리보가 되면 은행간 경쟁체제에서 누가 조작을 할 수 있을 만큼 독점적인 위상이 되면 안 된다. 특정 사람이 과도하게 힘을 발휘하는 문제가 발생하면 시장보다도 큰 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우위에 서는 것이 시장 독과점 구조의 폐해다. 만약 그것을 달성하더라도 다른 측면에서 부작용이 많이 나타난다. 최근 리보금리의 조작문제도 그와 관련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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