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5월이후 떠났던 외국인 돌아오나?

입력 2012-07-31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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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앵커 > 올해 5월 이후 한국 증시를 떠났던 외국인들의 자금이 속속 들어오고 있다. 배경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7월 중순 이후로 외국인 자금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특히 드라기 총재의 발언 이후에 외국인 자금이 많이 들어온다. 이틀 사이에 외국인 자금이 무려 1조 원 가깝게, 정확히 9900억 정도 들어오고 있다. 자금이 들어오는 내용을 보면 IT업종을 집중적으로 매입하고 있다.

그만큼 그쪽에서 자금이 많이 빠졌기 때문에 그쪽으로 다시 들어오는 것이다. 이는 마진콜의 디레버리지 이론에 따라 많이 언급한 내용이다. 그것을 이론적 근거로 해서 많이 이탈되었던 업종을 집중적으로 매입하고 있다.

한국증시가 외국인에 의해 좌우되는 윔블던 현상이 그 어느 증시보다 컸다. 다시 이틀 사이에 외국인 자금이 1조 원 가깝게 들어옴에 따라 본격적으로 외국인 자금이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기대가 국내증시에 확산되고 있다.

해외시각은 외국인이 국내증시에 투자할 때의 안내판 역할을 한다. 해외시각이 부분적으로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CDS 금리가 체감적으로 어려운 상황과 달리 한국에 대한 해외시각은 꾸준히 개선되고 있어 작년 말 대비 30bp 정도 떨어진 의미 있는 개선을 보인다. 또 외평채 가산금리는 2014년물 기준 작년 말 대비 64bp 정도 떨어졌다. 펀더멘탈을 반영하는 중장기 지표일수록 한국에 대한 외국의 시각이 좋다.

국가신용등급은 최근에는 조정되지 않고 있지만 가장 최근에 조정된 4월을 보면 아태국가 중 일본을 제치고 한국이 가장 높다. 지금은 국내의 투자자나 여러 가지 경제주체들이 체감적으로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국가도 어렵다 보니 국제 금융시장의 한국에 대한 해외시각은 상대적으로 좋다. 우리 국민들이 체감적으로 느끼는 것과 무관한 것이다.

앵커 > 최근 국제간 자금흐름은 캐리자금에 의해 이동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제자금 이동의 이론을 살펴봤을 때 국내시장으로 돈이 들어올만한 여건은 마련되어 있는 것인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해외시각이 받쳐준다고 해도 실질적으로 외국 자본이 한국에 들어오려면 투자수익이 남아야 한다. 투자수익의 이론적 근거가 되는 것이 통화가치를 감안한 가중된 국제간 자금이동설, 즉 피셔이동설에 전형적으로 근거하고 있다.

금리차를 보면 유로랜드보다 한국이 높다. 한국도 금리가 떨어지기는 했지만 유로랜드가 워낙 안 좋기 때문에 한국이 높은 상태다. 환차익 측면에서는 외국인들이 한국에 적정 환율 수준을 1070원, 1090원 정도로 본다. 여러 가지 적정 환율 수준을 파악하는 방법이 있지만 외국인들이 한국의 상징을 수출로 생각해 수출의 채산성 이론을 토대로 한국의 적정 환율 수준을 많이 본다.

이런 각도에서 1070원에서 1090원 정도로 보면 한국의 원달러환율이 1130원 대이니 환차익도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이다. 피셔의 자금이동설을 보면 금리는 한국이 높고 환차익도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이기 때문에 유로캐리 자금만 확충된다면 한국에 언제든지 돌아올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되어 있다. 유럽 관점에서 보면 파지티브 캐리 트레이드이고 우리의 관점에서 보면 자금이 유입될 수 있는 여건이다.

국내증시를 보면 연초 국내 증권사들의 신중한 시각과 달리 4월 중순까지는 국내주가가 상당히 좋았다. 뒤늦게 2400, 2300으로 예측해 냄비예측이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될 만큼 1분기의 주가가 비교적 좋았다. 그때는 유럽의 제1, 2차 LTRO 추진으로 인해 유럽계 자금이 한국에 들어오는 과정에서 국내주가가 상당히 좋았다.

그 이후에는 드라기 총재가 방관자적 입장을 보이면서 유럽위기가 악화되다 보니 마진콜의 디레버리지로 인해 경제여건이 좋은 한국의 자금이 이탈되는 과정에서 주가고 떨어졌다. 그 다음에 드라기 총재가 다시 한 번 유로존을 살리기 위해 모든 조치를 다하겠다고 해 외국인 자금이 많이 들어온다. 전형적으로 올해의 경우 달러계 자금보다는 유로계 자금의 유출입에 따라 국내증시에 좌우되는 모습이 보인다.

해외시각이 좋고 환차익에서 들어올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되어 있다. 중요한 것은 유럽계 금융사들의 자금 확충 여부가 굉장히 중요하다. 그런 각도에서 드라기 총재의 말을 실현시키는 패키지를 드라기 패키지라고 한다. 드라기 패키지는 4년 전 버냉키 의장이 추진했던 버냉키 패키지의 연장판일 것이다.

정책이란 그렇게 쉽게 변경되지 않는다. 어떤 쪽의 펀더멘탈을 근거로 해서 바라보느냐가 중요하다. 다우지수가 3포인트 정도 떨어진 상태에서 말을 보면 굉장히 어둡게 느낀다. 그런데 사실상 그렇지는 않고 변동되는 것은 없다. 정책당국자들이 앞뒤가 바뀌게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

지금의 국제금융시장에서 드라기 총재의 말을 실현시킨다면 4년 전 버냉키 의장이 추진한 버냉키 패키지를 따라가지 않을까. 그런 각도에서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패키지1은 기준금리 인하다. 이것은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위기극복이나 경기부양에서 이미 유동성 함정에 처해 있기 때문에 특별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가 관심있는 것은 버냉키의 브라운 방식 통화정책의 빅스텝 금리인하나 헬리콥터 벤 식으로 돈을 푸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각도에서 패키지2를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미국의 제3차 LTRO, 장기대출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문제다. 그리고 국채 매입방식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소위 패키지3는 재정적자의 화폐화 방지다. 이런 것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어떠한 버냉키 패키지의 내용을 담느냐에 따라 해외시각이 좋고 자금이 들어올 수 있는 여건이 있기 때문에 국내증시로 들어오는 외국 자금의 지속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앵커 > 3가지 드라기 패키지대로 유럽계 자금이 들어온다면 어떤 시나리오를 예상해볼 수 있을까.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패키지1으로 기준금리가 이번 주 목요일에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국내증시에 추가적으로 유입될 수 있는 외국자본은 상당히 제한적일 것이다. 지금은 기준금리가 문제가 아니라 유럽 금융사의 자본확충 여부가 중요하다.

드라기 패키지의 첫 번째로 거론되는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금리차가 확대된 측면이 있지만 0.25%p의 유럽금리가 떨어진다고 해도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시장금리는 대부분 격차가 많이 벌어진 상태다. 유럽계 자금이 들어올 때 자본의 확충 여부, 자본의 증대 여부에 있어서는 금리차가 중요하지 않다.

패키지1로 기준금리를 인하하더라도 한국증시에 자금이 들어올 수 있는 여력은 상당히 제한되어 있다. 중요한 것은 3차 LTRO가 추진될 때는 한국증시에 유럽계 자금이 대거 들어온다. 그리고 재정적자의 화폐화가 추진될 때는 대형 호재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번 주 목요일 유럽중앙은행의 회의가 열린다. 설왕설래가 있을 것이다. 유럽중앙은행은 각국의 중앙은행이 일종의 회원제 형태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논란이 많이 될 것이다. 드라기 총재의 말에 대해 구성국들의 의견 조율이 사전에 되지 않는 상태다. 드라기의 입장이 반영되는 쪽으로 해서 어떤 쪽으로든 구체적인 액션이 나올 것으로 본다.

가장 먼저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금리인하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다는 점을 감안해볼 때 역시 금리인하의 실현이다. 다만 금리인하가 경기부양과 위기극복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다. 유럽은 유동성 함정에 빠져 있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1% 밑으로 유지하는 것은 위기극복이나 경기부양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시장에서는 소위 심리적인 효과 이외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중요한 것은 3차 LTRO에 대해 어떻게 언급하느냐다. 이번 주 목요일에 결정될 것이다. 언급 여부가 상당히 중요하다. 언급만 되면 외국인 자금의 추가 유입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우리가 많이 기대하고 있는 재정적자의 화폐화 문제, 소위 부채의 화폐화 문제는 독일의 입장이 워낙 반대에 기울어 있기 때문에 유로본드 발행과 같은 맥락에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단일국가이기 때문에 결정만 하면 할 수 있다. 그러나 국가간 합의된 국가의 어려운 점은 주권 문제, 역사적 배경이 다르기 때문에 공공성 차원에서 전체적인 당위성이 인정되더라도 개별 주권 문제를 가지고 있고 재정통합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결정되기 어렵다.

앵커 > 우리증시에서 외국계 자금이 이탈할 때 유럽계 자금 중심으로 빠져나갔기 때문에 이 부분을 자세하게 살펴봤다. 달러계 자금이나 다른 외국인 자금은 어떻게 될 것인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국내증시에서 유럽계 자금이 빠져 주가가 1800선 밑으로 일시적으로 떨어진 상태이므로 올해 들어 외국인 자금이 전부 이탈된 것이 아니냐고 생각하는데 그렇지는 않다. 유럽계 자금은 시기별로 들어왔다 나가지만 국내증시에 전체적으로 유입된 자금은 5조가 넘는 상태다.

채권시장은 이러한 유럽금융사의 마진콜의 디레버리지와 관계없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국내채권이 안 들어온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많이 들어오고 있다. 주식보다 더 많은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 전체적으로 국내증시나 채권시장을 포함해 10조가 넘는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

이런 자금의 내역으로 볼 때 우리보다 밑에 있는 중국이나 이슬람, 태국의 자금, 카자흐스탄 자금 등이 국내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많이 들어오고 있다. 이것을 잘 봐야 한다.

그동안 유럽계 자금이 이탈하다 보니 국내증시에서 유럽계 자금이 안 들어온 것으로 생각하는데 올해 많이 들어왔다. 채권시장은 더 많이 들어왔다. 이것이 한국경제의 위상이다. 최근 한국의 해외시각이 좋고 자금이 들어올 수 있는 여력이 있다.

유럽의 금융사에 자금이 부족하면 투자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그래서 드라기 패키지의 내용을 살펴본 것이다. 그러나 다른 국가는 유럽의 금융사와 마찬가지로 자금의 문제가 없기 때문에 그동안 증시도 채권도 꾸준히 들어왔다. 이것이 한국증시의 지금의 모습이다.

국제적으로 원화표시 국채의 경우 미국의 달러표시 국채와 함께 지금은 신흥국 중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부각되는 것이 우리경제의 모습이다. 한국경제에 대해 자긍심을 가졌으면 하는 개인적 바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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