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QE3 가능성 열어놔.. 경기민감주 매매 고려"

입력 2012-08-02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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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포커스 1부 - 마켓인사이드>

동양증권 조병현 > 이번 FOMC에서 연준이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기는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 사전에 많이 있었고 그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결과가 등장했다. 사실 2분기 민간부문 고용이 계속 10만 건을 하회하고 ISM 제조업지수도 기준선을 하회할 정도로 안 좋아지는 모습이었다.

이는 유로존에서 촉발한 위기로 인해 심화된 측면이 없지 않다. 그런 상황에서 드라기 총리가 지난주에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는 발언을 했고 그 첫 번째 무대인 ECB 통화정책회의가 FOMC 이후에 예정된 상황에서 연준이 먼저 특단적인 조치를 내놓는 것은 정황으로 봤을 때 가능성이 크지 않았다.

FOMC 성명 내용을 살펴보면 기존과는 다소 변화가 있다. 미국경제가 다소 악화된 면이 있고 시장상황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을 하고 필요할 경우 대응에 나서겠다는 발언을 이번 FOMC 성명을 통해 했다.

기존에는 경기가 완만하게 확장되고 있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정도였는데 지금은 한결 경기가 둔화되는 쪽, 보다 적극적인 경기부양 의지를 나타내는 쪽으로 형성되고 있다. 당장 8월 FOMC에서 별다른 양적완화 같은 조치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그런 기대를 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결과가 부정적이라고 볼 수 있는 FOMC는 아니다.

지난 26일 드라기 ECB 총리가 영국에서 연설을 하면서 그 과정에서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발언을 했다. 그것 때문에 상당한 기대감이 사전에 형성된 것도 사실이다.

이번 ECB 회의를 통해 어떤 정책이 나올 수 있는지 가능성을 생각해보면 네 가지 정도 옵션이 있다. 기준금리를 인하하거나 예전 이탈리아에 했던 것처럼 국채매입을 재개하거나 이미 두 차례 시행한 3차 LTRO를 실행하거나 ESM에 은행면허를 부여하는 문제다.

이중 가장 효과가 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ESM에 은행면허를 부여하는 것이다. ESM에 은행면허를 부여하면 위기국가들의 자금조달 여력을 확충시키기 위해 국채금리를 안정시킬 것이고 ESM에 은행면허를 부가하는 것이 가장 큰 자금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다.

문제는 독일 헌법재판소에 ESM의 합헌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가 있고 그 결론이 9월에 도출될 예정이다. 그러므로 당장 ESM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기는 힘들다. ESM 자체가 ECB보다는 EU에서 결정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이번 회의를 통해 ESM에 대한 은행면허 부여와 같은 활발하고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고 있다.

나머지 옵션 중 실행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되는 것은 국채매입의 재개와 3차 LTRO 시행이다. 드라기 총리가 모든 가능한 방법을 강구하겠다는 발언을 하면서 또 한 가지 덧붙인 발언이 있다. 통화정책 전달경로의 실패가 있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하와 같은 양적완화를 사용하더라도 국채금리 인하로 결과적으로 연결되는 통로가 잘못된 것 같다는 언급을 했다.

이러한 경로의 실패 문제를 가지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하와 같은 간접적인 방법을 동원하기는 힘들다. 보다 직접적으로 국채금리를 낮춰줄 수 있는 3차 LTRO나 직접 국채매입 같은 방안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정책적인 이야기이니 결국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불확실성을 계속 가지고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금 드라기 총리가 공식적으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는 언급을 한 상황에서 별다른 이유가 없이 아무런 액션을 취하지 않을 것 같지는 않다.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세간에서 기대했던 것 이하의 정책적 대응이 나타나는 경우다. 그 경우라고 할지라도 LTRO나 국채 직접매입 같은 부분적인 조치들이 단행된다면 위기국가들의 국채금리를 낮추는데 있어 분명히 과거의 사례를 봤을 때 효과는 있을 것이다. 그것이 유로존 리스크를 일시적이라도 제어시켜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그 충격이 크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기대대로 긍정적인 국채매입이나 LTRO 등을 다시 도입함으로써 지수가 다시 한 번 안도 랠리를 연장하게 된다면 상단은 1950포인트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전에 그리스 문제부터 시작해 다시 한 번 유럽문제가 대두되면서 하락하기 이전의 박스권 하단이 그 정도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유럽 리스크에 의해 회복될 수 있는 부분은 1900포인트 대 중반 정도다. 그 이상의 영역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미국이나 중국이 글로벌경기에 도움을 줘야 한다.

우리나라 증시의 외국인 매수세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은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심리와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다. 최근 모습을 보면 유럽지역의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크게 증가했다. 그렇기 때문에 독일 국채금리가 전저점을 깨고 계속해서 신저점을 형성하며 유로화 환율이 1.2달러 수준을 하회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결국 이런 부분이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다.

최근 변화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독일 국채금리가 반등하고 있고 특히 독일 CDS 프리미엄이 하락하고 있다. 독일 국채금리는 특수성을 가지고 있다. 다른 나라는 위험이 증가하면 국채금리는 빠르게 상승하는데 독일의 국채금리는 독일의 안전자산 역할을 하기 때문에 유로존의 위기가 증가하면 독일 국채금리는 안전자산 선호현상 때문에 오히려 하락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반등을 시도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완화되고 있다.

또 한 가지는 독일 CDS 프리미엄이다. 이것은 국채금리와 달리 독일의 내부적인 현황을 더 잘 반영한다. 문제는 지금 독일의 경제전망치가 계속 하향 조정되고 있고 최근 신용등급 전망치 하향 조정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게다가 유로존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자금을 쏟아 붓는다면 위기가 진행되면서 독일의 부담은 커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DS 프리미엄이 하락하고 있다는 것은 그동안 워낙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져 CDS 프리미엄이 고평가 되어 있던 부분이 빠지고 있다. 결국 고평가 되어 있던 안전자산에 대한 관심이 많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것은 상황이 조금만 나아진다면 빠르게 위험자산으로 돌아올 수 있다.

이것을 외국인 매매의 절대적인 시그널로 보기는 힘들지만 적어도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으로 관심이 돌아오기 위한 전초적인 모습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안전자산에 대한 고평가가 해소되고 있는 상황이고 반대급부인 주식으로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가 높아질 수 있는 시점이다. 단기적으로 열쇠가 되는 것은 ECB의 통화정책 회의와 같은 이벤트이지만 큰 흐름의 분위기가 주식시장에 상당히 유리하게 흘러가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방어주보다는 경기 민감주에 진입하기 위한 타이밍을 생각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종별로 보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실적과 양호한 수급, 경기 민감주라는 특성을 고루 가지고 있는 IT, 자동차가 계속 괜찮을 것이다. 반등 과정에서 기대감이 상당히 높게 형성되는 화학, 철강, 건설, 기계 같은 업종들은 아직까지 단기적인 트레이딩 관점에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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