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삼성重, '선전' 이면에 협력사는 '운다'

입력 2012-08-09 09:09   수정 2012-08-09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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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선업에 불어닥친 불황에도 삼성중공업은 매출과 이익 등 실적에서 선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속내에는 협력사들의 눈물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김정필 기자입니다.

<기자>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조선업은 이전에 없는 불황을 겪고 있지만, 삼성중공업은 끄떡없는 모습을 보여 왔습니다.

2008년 10조6천억 대 매출은 지난해 13조3천억, 7천억 대였던 영업이익은 1조를 넘는 등 수치에서 보듯 `불황 속 선방`입니다.

7.1%의 이익률은 2010년 두 자릿수를 넘었고 지난해 8.2%로 우 상향 흐름을 이어갑니다.

고점 대비 선가가 30~40% 급락한 것을 감안할 때 이익률이 줄어드는 것이 당연해 보이지만, 그렇지 않은 이유는 다른 곳에 있습니다.

회사측은 선종다변화 등을 근거로 꼽지만 이면에는 단가로 협력사를 쥐어짠 흔적이 역력합니다.

<인터뷰> 조선 기자재 업체 임원

"단가 벌써 15% 이상 까였다. 좋을 때 보다 지금 까인 것이 회복 안됐으니 그렇다고 봐야된다"

저가수주와 이익 저하에 따른 손실을 단가·외주 기성비 인하라는 가장 쉬운 방법으로 일정부분 메운 셈입니다.

올 상반기 65억달러 규모를 수주하며 경쟁사를 다소 앞서가는 가운데 저가에 근간한 수주 순항이 가능한 것도 손실 분을 메울 협력사들 때문이라는 우스갯소리 마저 나올 정도입니다.

수주와 이익 등 실적이 중요 잣대인 삼성에서 원가절감 등 비상경영이 시작된 시점이라는 부분에서 단가인하는 2009년 신임 경영진의 취임과도 맞물립니다.

불황 속 경영 방편일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형편이 나은 대기업이 이렇게 할 경우 1차는 물론 2, 3차 협력사들의 충격은 불을 보듯 훤합니다.

<인터뷰> 조선 기자재 업체 임원

"우리는 100에서 15% 까인다. 우리는 2차 협력사에 60을 주는 데 거기서 15% 까이는 것, 나머지는 우리가 흡수해야 하니"

1, 2차 협력사의 일을 받는 속칭 `물량 팀`의 경우 호황 때 1만9천원 하던 시급이 최근 1만4천원까지 줄어드는 등 단가 인하에 따른 폐해를 절감하게 됩니다.

삼성중공업이 동반성장지수에서 상위등급 평가를 받은 100% 현금결제 부문도 사실상 현금 70%에 어음 30% 비중이라고 업계는 토로합니다.

물론 이전보다 현금비중이 늘면서 협력사 입장에서는 유동성이 일정 부분 해소되지만 어차피 줄 돈으로 동반성장 타이틀을 위한 생색을 내고 있는 것입니다.

<인터뷰> 동반성장위원회 관계자

"단가에 대한 부분은 `우수기업`, `개선기업`이든 공통 사항이고 대기업 중소기업 간극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

2조원대 현금을 쌓아 둔 삼성중공업이 현금결제 비중 확대로 동반성장에 발을 걸치는 동안 협력사들은 `갑` `을`의 현실을 곱씹으며 단가인하 부담에 티 조차 내지 못합니다.

정부와 그룹의 푸시에 소나기는 피하자는 식의 삼성중공업이 동반성장 상위등급인 `양호`를 받으며 면피한 상황에서 협력사들은 불황 지속에 따른 내년 단가협상 마저 걱정해야할 판입니다.

한국경제TV 김정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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