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앵커 > 독도 문제로 일본이 한국을 압박하면 압박할수록 안전통화의 저주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안전통화의 저주란 어떤 것을 의미하는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국제적으로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다. curse under safe haven, 안전통화의 저주라는 표현은 UC버클리의 배리 아이켄그린이 1980년대 초반에 주장했다. 원래 경제가 안 좋으면 자국통화가 약세가 되어야 수출이 잘 되고 경기가 살아난다. 그런데 저주에 걸렸다는 것은 자국의 경제가 안 좋은데도 불구하고 자국의 통화가 약세되는 것이 아니라 강세가 되는, 그래서 경제의 목을 더 죄는 것이 안전통화의 저주다.
이 용어가 나온 배경인 1980년대 초반 미국의 경제상황은 제1차 오일 쇼크 이후에 미국경제가 좋지 않은 가운데 물가가 올라가는 스태그 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났다. 이때가 레이건 대통령 시절이다. 이렇게 미국경제가 어려우면 달러의 약세가 되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당시 오히려 달러 강세가 되어 무역수지의 적자폭을 더 확대시켰다.
미국경제의 성장률도 안 좋고 물가도 올라가고 수지도 떨어지고 실업률도 증가하는 상황에 처해 있었다. 그러다 보니 이때 미 달러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통화이기 때문에 미국경제가 안 좋더라도 투자자들은 안전통화인 달러를 믿는다. 그래서 달러에 대한 매입 수요가 증대하는 과정에서 경제여건과 달리 통화가 강세되다 보니 미국경제에 더 어려움을 초래한 배경에서 안전통화에 대한 저주라는 말이 나왔다. 일본이 바로 이 국면에 처해 있다.
엔달러환율은 계속해서 일본의 노다 정부가 경기부양 차원에서 엔고 저지를 위해 상당히 노력해 왔고 실제로 작년 10월, 11월, 12월에 대대적인 엔고 저지책을 취했다. 이러한 대대적인 엔고 저지책에도 불구하고 유럽위기 때문에 엔화가 안전통화의 저주에 시달리면서 달러당 80엔 밑으로 떨어지는 국면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안전통화의 저주에 걸리다 보니 일본이 세계적으로 보면 그래도 일본경제가 어려우면 무역수지 흑자는 일본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올해에는 엔고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무역수지마저 적자로 돌아서서 그 규모가 날로 늘어나고 있다. 엔고 저주를 위해 노력했던 일본의 노다 정부가 이것에 실패함에 따라 최근 국민의 지지도가 28%까지 떨어지고 이런 각도에서 독도 문제를 경제 압박 카드로 연계시키고 있다.
앵커 > 일본이 엔화 강세로 총격을 기울여 저지하고 있는 배경은 무엇인가. 일부 예측기관에서는 이번 엔고 저지가 일본 경제의 앞날을 예측하는데 아주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한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우리가 경제성장은 내수 기여도, 외수 기여도로 수출 기여도를 본다. 일본은 인구통계학상 1990년대 이후부터 경제가 살아나지 않은데 있어서는 선진국은 수출보다 내수의 기여도가 상당히 높아야 한다. 그런데 일본 내수의 기여도는 시간이 갈수록 전부 떨어지고 있다.
두 가지 각도다. 하나는 일본기업들이 밖으로 나가는 문제이고 그보다 중요한 것은 인구통계학적으로 생각해볼 때 인구 고령화 문제 때문에 젊은 사람의 소비성향과 노령층의 소비성향을 보면 젊은 층들이 미래에 대해 밝게 생각하기 때문에 같은 소득이 있더라도 더 많이 쓰게 된다. 우리나라도 그런 현상이 나타난다. 그리고 고령 구조에 있는 사람의 경우 미래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덜 쓰게 된다.
그래서 우리가 거시경제학의 인구 계층별로 보면 젊은 사람들이 더 소비성향이 높다. 인구 통계구조에서 일본의 고령화 구조가 높고 소비성향이 낮은 사람들이 인구 구성에서 높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내수가 붕괴되는 것이다.
최근 일본의 내각부에 일본경제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능력을 주장하는 잠재성장률 결정 요인을 분석한 자료가 이번 주에 나왔다. 이 문제를 보면 결국 일본의 인구고령화 구조가 일본경제의 앞날에 대해 가장 불투명하게 성장기반을 훼손시키는 요인이다.
일본의 정책당국에서 그렇다. 그러면 내수가 살아날 기미가 없다면 일본경제를 살리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수출을 증대시켜야 하고 수출을 증대시키려면 엔화 강세를 저지시켜야 한다. 일본경제가 이런 상황일 때 엔화 강세를 저지하는 것은 일본경제 회복을 위한 절체절명의 과제다.
앵커 > 엔화가 위기일 때 자꾸만 강세가 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이 일본경제의 발목을 잡는다, 안전통화의 저주에 걸리게 하는 올가미라고 말한다. 왜 그런 성향이 나타나는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쉽게 이해되지 못하는 현상이다. 경제가 안 좋으면 엔화가 약세되어야 하는데 엔화가 강세에 걸리고 안전통화의 저주에 시달린다. 바로 안전통화, 어려울 때 그 통화에 대해 수요가 증대하느냐, 아니냐를 따져보면 부채감내력에 의해 결정된다. 부채감내력이 상당히 높으면 경제 여건이 나쁘더라도 그 통화는 신뢰가 되기 때문에 안전통화가 되고 부채감내력이 적을 때는 경제여건에 관계 없이 그 통화는 약세가 된다.
그런 관점에서 일본의 부채감내력이 강한 이유는 대외지급능력이 상당히 좋기 때문이다. 모든 국가는 미성숙 채무국/성숙 채무국, 미성숙 채권국/성숙 채권국으로 분류된다.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대외지급능력이 높게 평가되기 때문에 부채감내력이 높다.
또 국가채무가 많은데 최종 대부자 역할을 하는 일본국민들의 민간자산은 국가채무보다 더 많은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리스 등의 국가들은 국가채무가 일본보다 적지만 민간자산이 더 적다. 이것으로 인해 국가의 디폴트가 된다. 이런 것이 경제여건이 나쁜데도 불구하고 엔화가 안전통화로서 부각되는 이유다.
그리고 일본국민들은 최근 다소 변화될 조짐이 있지만 세계적으로 저축능력이 상당히 높다. 또 일본은 여전히 A등급을 유지하기 때문에 일본이 자금을 조달한다면 대부분 자금을 주게 마련이다. 국내 저축능력이나 해외 조달능력이 좋기 때문에 부채감내력이 가장 높아서 경제 여건이 나쁘더라도 일본의 엔화는 강세가 되고 안전통화의 저주에 시달린다.
앵커 > 엔화가 실제로 국제금융시장에서 안전통화역할을 하고 있는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특정 통화가 안전통화가 되느냐, 원화가 세계적으로 안전통화가 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세 가지 각도에서 봐야 한다. 하나는 마켓 리스크다. 이것은 일본의 엔화가 달러 다음으로 가장 리스크가 낮은 것으로 나오고 있다. 또 한 가지는 유동성 리스크다.
유동성 리스크 측면에서는 미 달러에 의해 유로화와 엔화가 세 번째로 유동성 리스크가 낮은 것으로 나온다. 그리고 신용 리스크다. 이것도 미 달러 다음으로 가장 낮다. 시장 리스크, 유동성 리스크, 신용 리스크는 특정국 통화가 안전국 통화인지, 아닌지를 살펴볼 때 이론적인 세 가지 근거가 된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으로 인한 장기침체여부와 관계 없이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아직도 부채감내력이 높음에 따라 시장 리스크, 유동성 리스크, 신용 리스크가 미 달러 다음으로 좋게 평가한다. 따라서 경제여건에 관계 없이 엔화가 초강세를 보인다.
앵커 > 일본경제가 안전통화의 저주에서 벗어나려면 제2의 역플라자 합의가 나와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역플라자 합의는 엔화를 약세로 돌리기 위한, 다시 말해 달러강세-엔화약세를 위한 프라자 정신의 반대적인 측면이다. 결과적으로 달러강세-엔화약세로 돌리기 위해서는 달러강세에 해당되는 미국의 입장에서 달러강세를 용인해야 한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도 출범 초부터 미 달러의 약세를 유도해 수출 진흥책을 취해 왔다.
일본이 안전통화 자체 저주에 걸려 시장적인 측면에서 스스로 엔화가 약세로 돌아갈 가능성이 적다면 인위적으로 미국과 합의하든 G7 국가와 합의하든 엔화를 약세로 돌리기 위한 합의가 있어야 한다. 가장 키를 쥐고 있는 미국의 경제가 녹록지 않은 상태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달러 약세 정책을 은근히 유도하기 때문에 달러강세-엔화약세에 해당되는 역플라자 합의의 가능성이 없다. 이것이 일본경제와 노다 정부가 처한 아주 곤혹적인 상황이다.
앵커 > 독도 문제로 일본이 한국을 압박할수록 안전통화 저주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것은 어떤 인과관계가 있는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일본이 독도 문제를 비롯 한국에 대해 경제 압박 카드는 꺼내들지 못할 것이다. 한일 간 통화스왑 협정은 2선 자금 확보라는 우리 측 필요성이 있었지만 일본이 막대한 안전통화의 저주에 시달리다 보니 한국과 700억 달러의 통화스왑 협정을 맺으면 외환보유고 다변화 차원에서 엔화 약세를 유도시킬 수 있는 필요성에 의해 일본이 제공한 것이다. 만약 이것이 포기되면 오히려 엔화가 강세가 되어 안전통화의 저주에 시달릴 수 있는 자충수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일본계 자금이 이탈하면 국제외환시장에서 엔화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다. 엔화수요가 증가한다면 엔화가 더 강세가 되다 보니 안전통화 저주에 지금보다 더 심하게 시달릴 가능성이 있다. 최근 일본의 경제문제를 독도문제와 연결시키는 노다 정부에 대해 일본의 수출기업들이 항의하고 있다. 경제와 정치를 분리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주장하는 것이 일본의 수출기업들이다.
왜냐하면 한국에 대해 경제압박카드를 꺼내들면 엔화강세가 심해져 안전통화의 저주에 시달리다 보니 일본기업들이 더 어려워지고 일본기업들이 일본의 경제에서 마지막 버팀목을 해야 될 수출이 안 살아난다면 내수가 침체되는 부분이 살아날 가능성이 없다. 일본이 잃어버린 20년이 아니라 잃어버린 30년, 50년까지 걸릴 수 있다.
정치문제에서 노다 정부를 연명하기 위해 왜 이런 문제까지 들이대느냐. 결과적으로 일본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일본의 후손까지 살리기 위해서는 정치와 경제를 분리시켜야 된다는 자성적인 목소리가 나오며 노다 정부에 강한 압력을 제시하고 있다. 독도 문제를 비롯해 한국에 경제 압박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은 적다.
앵커 > 독도 문제로 일본이 한국을 압박하면 압박할수록 안전통화의 저주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안전통화의 저주란 어떤 것을 의미하는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국제적으로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다. curse under safe haven, 안전통화의 저주라는 표현은 UC버클리의 배리 아이켄그린이 1980년대 초반에 주장했다. 원래 경제가 안 좋으면 자국통화가 약세가 되어야 수출이 잘 되고 경기가 살아난다. 그런데 저주에 걸렸다는 것은 자국의 경제가 안 좋은데도 불구하고 자국의 통화가 약세되는 것이 아니라 강세가 되는, 그래서 경제의 목을 더 죄는 것이 안전통화의 저주다.
이 용어가 나온 배경인 1980년대 초반 미국의 경제상황은 제1차 오일 쇼크 이후에 미국경제가 좋지 않은 가운데 물가가 올라가는 스태그 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났다. 이때가 레이건 대통령 시절이다. 이렇게 미국경제가 어려우면 달러의 약세가 되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당시 오히려 달러 강세가 되어 무역수지의 적자폭을 더 확대시켰다.
미국경제의 성장률도 안 좋고 물가도 올라가고 수지도 떨어지고 실업률도 증가하는 상황에 처해 있었다. 그러다 보니 이때 미 달러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통화이기 때문에 미국경제가 안 좋더라도 투자자들은 안전통화인 달러를 믿는다. 그래서 달러에 대한 매입 수요가 증대하는 과정에서 경제여건과 달리 통화가 강세되다 보니 미국경제에 더 어려움을 초래한 배경에서 안전통화에 대한 저주라는 말이 나왔다. 일본이 바로 이 국면에 처해 있다.
엔달러환율은 계속해서 일본의 노다 정부가 경기부양 차원에서 엔고 저지를 위해 상당히 노력해 왔고 실제로 작년 10월, 11월, 12월에 대대적인 엔고 저지책을 취했다. 이러한 대대적인 엔고 저지책에도 불구하고 유럽위기 때문에 엔화가 안전통화의 저주에 시달리면서 달러당 80엔 밑으로 떨어지는 국면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안전통화의 저주에 걸리다 보니 일본이 세계적으로 보면 그래도 일본경제가 어려우면 무역수지 흑자는 일본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올해에는 엔고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무역수지마저 적자로 돌아서서 그 규모가 날로 늘어나고 있다. 엔고 저주를 위해 노력했던 일본의 노다 정부가 이것에 실패함에 따라 최근 국민의 지지도가 28%까지 떨어지고 이런 각도에서 독도 문제를 경제 압박 카드로 연계시키고 있다.
앵커 > 일본이 엔화 강세로 총격을 기울여 저지하고 있는 배경은 무엇인가. 일부 예측기관에서는 이번 엔고 저지가 일본 경제의 앞날을 예측하는데 아주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한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우리가 경제성장은 내수 기여도, 외수 기여도로 수출 기여도를 본다. 일본은 인구통계학상 1990년대 이후부터 경제가 살아나지 않은데 있어서는 선진국은 수출보다 내수의 기여도가 상당히 높아야 한다. 그런데 일본 내수의 기여도는 시간이 갈수록 전부 떨어지고 있다.
두 가지 각도다. 하나는 일본기업들이 밖으로 나가는 문제이고 그보다 중요한 것은 인구통계학적으로 생각해볼 때 인구 고령화 문제 때문에 젊은 사람의 소비성향과 노령층의 소비성향을 보면 젊은 층들이 미래에 대해 밝게 생각하기 때문에 같은 소득이 있더라도 더 많이 쓰게 된다. 우리나라도 그런 현상이 나타난다. 그리고 고령 구조에 있는 사람의 경우 미래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덜 쓰게 된다.
그래서 우리가 거시경제학의 인구 계층별로 보면 젊은 사람들이 더 소비성향이 높다. 인구 통계구조에서 일본의 고령화 구조가 높고 소비성향이 낮은 사람들이 인구 구성에서 높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내수가 붕괴되는 것이다.
최근 일본의 내각부에 일본경제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능력을 주장하는 잠재성장률 결정 요인을 분석한 자료가 이번 주에 나왔다. 이 문제를 보면 결국 일본의 인구고령화 구조가 일본경제의 앞날에 대해 가장 불투명하게 성장기반을 훼손시키는 요인이다.
일본의 정책당국에서 그렇다. 그러면 내수가 살아날 기미가 없다면 일본경제를 살리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수출을 증대시켜야 하고 수출을 증대시키려면 엔화 강세를 저지시켜야 한다. 일본경제가 이런 상황일 때 엔화 강세를 저지하는 것은 일본경제 회복을 위한 절체절명의 과제다.
앵커 > 엔화가 위기일 때 자꾸만 강세가 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이 일본경제의 발목을 잡는다, 안전통화의 저주에 걸리게 하는 올가미라고 말한다. 왜 그런 성향이 나타나는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쉽게 이해되지 못하는 현상이다. 경제가 안 좋으면 엔화가 약세되어야 하는데 엔화가 강세에 걸리고 안전통화의 저주에 시달린다. 바로 안전통화, 어려울 때 그 통화에 대해 수요가 증대하느냐, 아니냐를 따져보면 부채감내력에 의해 결정된다. 부채감내력이 상당히 높으면 경제 여건이 나쁘더라도 그 통화는 신뢰가 되기 때문에 안전통화가 되고 부채감내력이 적을 때는 경제여건에 관계 없이 그 통화는 약세가 된다.
그런 관점에서 일본의 부채감내력이 강한 이유는 대외지급능력이 상당히 좋기 때문이다. 모든 국가는 미성숙 채무국/성숙 채무국, 미성숙 채권국/성숙 채권국으로 분류된다.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대외지급능력이 높게 평가되기 때문에 부채감내력이 높다.
또 국가채무가 많은데 최종 대부자 역할을 하는 일본국민들의 민간자산은 국가채무보다 더 많은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리스 등의 국가들은 국가채무가 일본보다 적지만 민간자산이 더 적다. 이것으로 인해 국가의 디폴트가 된다. 이런 것이 경제여건이 나쁜데도 불구하고 엔화가 안전통화로서 부각되는 이유다.
그리고 일본국민들은 최근 다소 변화될 조짐이 있지만 세계적으로 저축능력이 상당히 높다. 또 일본은 여전히 A등급을 유지하기 때문에 일본이 자금을 조달한다면 대부분 자금을 주게 마련이다. 국내 저축능력이나 해외 조달능력이 좋기 때문에 부채감내력이 가장 높아서 경제 여건이 나쁘더라도 일본의 엔화는 강세가 되고 안전통화의 저주에 시달린다.
앵커 > 엔화가 실제로 국제금융시장에서 안전통화역할을 하고 있는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특정 통화가 안전통화가 되느냐, 원화가 세계적으로 안전통화가 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세 가지 각도에서 봐야 한다. 하나는 마켓 리스크다. 이것은 일본의 엔화가 달러 다음으로 가장 리스크가 낮은 것으로 나오고 있다. 또 한 가지는 유동성 리스크다.
유동성 리스크 측면에서는 미 달러에 의해 유로화와 엔화가 세 번째로 유동성 리스크가 낮은 것으로 나온다. 그리고 신용 리스크다. 이것도 미 달러 다음으로 가장 낮다. 시장 리스크, 유동성 리스크, 신용 리스크는 특정국 통화가 안전국 통화인지, 아닌지를 살펴볼 때 이론적인 세 가지 근거가 된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으로 인한 장기침체여부와 관계 없이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아직도 부채감내력이 높음에 따라 시장 리스크, 유동성 리스크, 신용 리스크가 미 달러 다음으로 좋게 평가한다. 따라서 경제여건에 관계 없이 엔화가 초강세를 보인다.
앵커 > 일본경제가 안전통화의 저주에서 벗어나려면 제2의 역플라자 합의가 나와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역플라자 합의는 엔화를 약세로 돌리기 위한, 다시 말해 달러강세-엔화약세를 위한 프라자 정신의 반대적인 측면이다. 결과적으로 달러강세-엔화약세로 돌리기 위해서는 달러강세에 해당되는 미국의 입장에서 달러강세를 용인해야 한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도 출범 초부터 미 달러의 약세를 유도해 수출 진흥책을 취해 왔다.
일본이 안전통화 자체 저주에 걸려 시장적인 측면에서 스스로 엔화가 약세로 돌아갈 가능성이 적다면 인위적으로 미국과 합의하든 G7 국가와 합의하든 엔화를 약세로 돌리기 위한 합의가 있어야 한다. 가장 키를 쥐고 있는 미국의 경제가 녹록지 않은 상태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달러 약세 정책을 은근히 유도하기 때문에 달러강세-엔화약세에 해당되는 역플라자 합의의 가능성이 없다. 이것이 일본경제와 노다 정부가 처한 아주 곤혹적인 상황이다.
앵커 > 독도 문제로 일본이 한국을 압박할수록 안전통화 저주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것은 어떤 인과관계가 있는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일본이 독도 문제를 비롯 한국에 대해 경제 압박 카드는 꺼내들지 못할 것이다. 한일 간 통화스왑 협정은 2선 자금 확보라는 우리 측 필요성이 있었지만 일본이 막대한 안전통화의 저주에 시달리다 보니 한국과 700억 달러의 통화스왑 협정을 맺으면 외환보유고 다변화 차원에서 엔화 약세를 유도시킬 수 있는 필요성에 의해 일본이 제공한 것이다. 만약 이것이 포기되면 오히려 엔화가 강세가 되어 안전통화의 저주에 시달릴 수 있는 자충수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일본계 자금이 이탈하면 국제외환시장에서 엔화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다. 엔화수요가 증가한다면 엔화가 더 강세가 되다 보니 안전통화 저주에 지금보다 더 심하게 시달릴 가능성이 있다. 최근 일본의 경제문제를 독도문제와 연결시키는 노다 정부에 대해 일본의 수출기업들이 항의하고 있다. 경제와 정치를 분리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주장하는 것이 일본의 수출기업들이다.
왜냐하면 한국에 대해 경제압박카드를 꺼내들면 엔화강세가 심해져 안전통화의 저주에 시달리다 보니 일본기업들이 더 어려워지고 일본기업들이 일본의 경제에서 마지막 버팀목을 해야 될 수출이 안 살아난다면 내수가 침체되는 부분이 살아날 가능성이 없다. 일본이 잃어버린 20년이 아니라 잃어버린 30년, 50년까지 걸릴 수 있다.
정치문제에서 노다 정부를 연명하기 위해 왜 이런 문제까지 들이대느냐. 결과적으로 일본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일본의 후손까지 살리기 위해서는 정치와 경제를 분리시켜야 된다는 자성적인 목소리가 나오며 노다 정부에 강한 압력을 제시하고 있다. 독도 문제를 비롯해 한국에 경제 압박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은 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