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둔화 뚜렷..관망세 유지"

입력 2012-09-05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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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포커스 1부 - 마켓인사이드>

토러스투자증권 박승영 > 최근 경기가 좋지 않은 것은 정부가 재정지출을 어느 날부터 갑자기 줄이기 시작했다. 유럽의 재정위기로 대표되는 재정긴축이 시작되면서 누군가가 대신 써주다가 갑자기 안 써주게 되니 기업들의 재고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돈을 쓰지 않으면 어디에서 줄어드느냐고 의아해할 수 있는데 대부분이 세금 보조 등으로 들어간다. 저소득층 등의 지원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그쪽은 소비성향이 높다. 한달에 100을 벌면 100을 거의 다 쓰는 사람들의 소득이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경기는 안 좋아지는 쪽으로 갈 것이다.

지금 재정에 대한 여력이 있는 쪽은 중국이다. 중국은 계속해서 재정을 많이 확대하고 있다. 어제 중국의 정책 3개가 연이어 발표됐는데 그렇게 적극적으로 경기부양을 하는 것 같지는 않다.

어제 나온 정책 중 하나는 수출세 환급률을 인상하는 것이다. 수출하는 기업들은 세금을 다 내지 않는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에서 파는 것이 아닌 밖에서 팔기 때문에 국위선양의 의미로 환급을 해 준다. 그런데 그 환급률을 조금만 올렸다. 2%p 정도로 거의 안 올렸다고 볼 수 있다. 두 번째로 철도건설 지출도 많이 늘리는데 그것도 작년에 비하면 그렇게 많이 늘리지 않았다. 7% 정도 늘어나는 정도다.

마지막으로 시중에 돈을 푸는데 돈을 풀 때 내는 금리를 낮추면 낮출수록 돈을 많이 푸는 것이다. 그런데 금리를 0.5%p 밖에 못 낮춘다. 이런 것들은 전체적으로 경기를 부양시키고자 하는 능력에는 별로 의심이 없는데 의지는 그렇게 강하지 않다. 전체적으로 지금은 수요 부진에 대한 걱정을 하고 있는 단계다.

ISM 제조업 지수가 발표될 때 ISM 회장이 기자회견을 같이 한다. 이번 기자회견이 의미가 있었다고 보는 이유는 우리가 미국의 4분기 재정절벽에 대한 걱정을 굉장히 많이 하고 이것이 벌써 반영이 되었는지 여부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는데 거의 반영이 안 됐기 때문이다.

그 이야기는 재정절벽이 실제로 다가오는 10월이나 12월이 되면 ISM 제조업 지수 같은 심리지표들은 더 나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제조업 경기 둔화에 대한 걱정은 앞으로도 조금 더 남아 있다. 그러므로 경기에 대한 전체적인 전망은 밝지 않다.

지수는 조금 밀릴 수 있다. 지금 당장 줄어드는 것은 기업들이 투자하는 금액이다. 소비는 우리가 당장 한달 돈 들어오는 것으로 쓰면 되지만 투자는 대부분 몇 년 단위의 계획을 가지고 하기 때문에 조금만 불확실하면 굉장히 빨리 줄인다. 그런데 벌써부터 줄고 있는 것이다. 지금 미국 경제지표가 빠지고 있다. 오늘 건설지출이 나왔지만 사실 건설투자다. 투자지표들은 미리 깨지며 벌써 깨지고 있다.

유동성에 대한 기대는 두 군데로 나눠서 봐야 한다. 첫 번째는 유럽이고 두 번째는 미국이다.

유럽에 대해 먼저 판단해보자. 내일 저녁에 정책이 발표되는데 정책에 대한 기대감은 꽤 많이 반영되어 있다. 정책이라는 것은 결국 스페인의 금리를 얼마나 낮춰줄 수 있느냐다. 그런데 스페인의 2년만기 국채금리가 오늘 아침에 3.0%까지 떨어졌다. 이것이 올해 초 LTRO를 했을 때 수준과 비슷하다.

그렇다면 지금 시장은 LTRO 때와 비슷한 정도로 정책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단기금리만 낮춰서는 충분하지 않다. 왜냐하면 대부분 장기금리가 높은 것이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이야기되고 있는 것들은 단기금리를 낮춰줄 수 있는 정책들이고 장기금리를 낮추는 정책들에 대해서는 아직 이야기가 나오지 않고 있다. 내일 만약 장기금리를 낮출 수 있는 방안이 발표되지 않는다면, 쉽게 말해 장기국채를 ECB가 사는 정책이 발표되지 않으면 시장에 대한 유동성 기대는 그때부터 떨어질 것이다.

미국은 QE에 대한 기대를 굉장히 많이 한다. 버냉키 의장이 잭슨홀 연설에서 이야기했듯 그들의 목표는 실업률을 낮추는 것이다. 실업률이 10%일 때는 돈을 1조 2000억 달러 풀었다. 그리고 실업률이 8.8%일 때는 6000억 달러를 풀었다. 그런데 지금은 8.3%, 8.2%다. 그러면 돈을 푸는 금액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전체적인 유동성이 늘어나는 크기는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유동성에 대한 기대도 당장 가지기에는 어렵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시장을 볼 때 한국은 경기에 민감한 시장이다. 그래서 글로벌경기가 좋을 때 먼저 사고 글로벌경기가 안 좋을 때 먼저 판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세계경제 전망을 할 때 코스피를 굉장히 중요한 지표로 본다. 그런데 이번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매 특징이라면 먼저 사지 않고 나중에 산다. 그것은 경기가 그렇게 좋아질 것 같지는 않은데 유동성은 풀릴 것 같으니 다른 시장을 다 사고 마지막에 산 것이다.

그런데 주식시장의 경기가 앞으로 좋아지지 않는 상태에서 유동성 랠리가 없어진다면 어차피 살 때 후순위에 있었기 때문에 팔 때도 먼저 팔 가능성이 있다. 이번에 ECB나 FOMC가 지나고 나서 큰 정책이 나오지 않을 때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프로그램을 통해 거의 4조 정도 사고 있다. 그런 자금들이 빠져나갈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시장은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12월물로 포지션이 많이 넘어가느냐의 문제다. 쉽게 생각하면 3분기 경제전망과 4분기 경제전망 중 어느 것이 좋으냐로 보면 된다. 왜냐하면 4분기가 좋으면 당연히 넘길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언급한 것처럼 4분기 전망이 3분기에 비해 그렇게 좋을 것 같지 않다.

그러면 이번에도 매물이 되어서 동시만기일에 출회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대부분 2010년 11월 11일의 사례를 많이 생각하는데 그때만큼 심하지는 않을 것이다. 전체적인 매물의 성격이나 쌓여 올라간 기간 등을 보면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이번 동시만기일에는 그 전에 많이 나오지 않는다면 약간 피곤할 수 있다.

기관이 많이 샀는데 삼성전자에 대한 센티먼트가 패소 이후 한번 안 좋아졌다. 기관 투자자들이 삼성전자를 굉장히 많이 가지고 있었는데 그 자금들이 많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그 자금들이 분기에 결산을 해야 되기 때문에 9월 말까지 수익률 게임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래서 코스닥시장이 상대적으로 선호되는 것이고 그 기간은 9월 말까지가 될 것이다. 오히려 지금 코스닥을 사는 것보다는 지금 삼성전자를 사는 것이 맞다고 본다. 지금은 최근 밸류에이션 멀티플도 계속 올려 목표가를 높이는 움직임도 있는데 그보다는 코스닥시장은 수익률 게임이고 기간은 9월 말까지다. 그러므로 코스닥시장에 섣불리 뛰어드는 것보다 조정을 많이 받은 삼성전자를 사는 것이 낫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팔 것 같다. 그런데 유동성에 대한 기대가 있다. 유동성이란 하단을 지지하는 역할은 굉장히 잘 해준다. 그리고 대부분 본질가치 밑으로 떨어지는 것을 막아 준다. 흔히 이야기하는 자산 인플레이션 등의 기대감이다.

지금까지 굉장히 유효하게 잘 지켜왔던 선이 1750~1800 사이의 PBR 1배다. 이번에도 PBR 1배는 굉장히 강하게 지켜질 가능성이 크다. 벌써 1880이기 때문에 여기서 100포인트 정도 밀리면 그때는 주식을 담아도 괜찮은 레벨이다. 지금 주식이 있다면 오늘이라도 정리하는 것이 맞고 주가가 1800포인트 밑으로 들어가면 그때부터는 분할매수 관점에서 시장을 보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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