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무제한 국채매입’ 나서나”

입력 2012-09-06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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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욱 해설위원 > ECB가 이번에는 빈 손으로 안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고 시장에 선반영을 시사하는 것이다. ECB 회의를 12시간 정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오늘 미국 마감지수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런 차원에서 오늘은 ECB를 집중하며 세계 탑7 금융사에서 내놓고 있는 ECB 시나리오 7개를 보자. 비즈니스 인사이더에서 7명의 의견을 모아두었다. 글로벌 금융사 탑 이코노미스트들과 하우스 뷰 7개를 뽑아 ECB 예상 시나리오를 정리해보자.

명실공히 전세계 1위 금융사인 골드만삭스다. 이번에 ECB는 아주 절묘하게 혹은 은밀하게 시장에 개입할 것이고 결국 ECB의 목표는 부채우려국가들의 국채금리 하향이다. 그런데 그 방법론이 중요하다. 1년에서 3년만기 단기국채를 매입하는 방안이 유력시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때의 목표금리 수준은 각국의 재정상황을 고려해 차별화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탈리아, 스페인의 국채금리를 획일화하는 것이 아니라 각각 차별화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주 절묘하고 주도면밀하게 시장에 개입한다고 이야기한 것이다.

쏘시에떼 제네럴의 의견은 ECB가 오늘 밤에는 아무런 디테일을 공개하지 않을 것 같다는 의견이다. 이미 누설된 정보, 즉 화요일에 ECB가 단기국채에 한해 국채매입을 단행하겠다는 것 외에 규모나 목표금리는 일단 미결에 부칠 것이다. 그 이유는 12일 독일 헌재의 ESM 합헌 판결이 나기까지는 ECB가 어떤 결정도 유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도이치뱅크는 ECB가 국채매입에 있어서의 규모, 즉 돈을 얼마큼 풀지를 분명히 정할 것이다. 다만 이 금액에 대해 공개를 안 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그 규모는 경제적으로 상당한 수준, 즉 국채금리를 눈에 띄게 떨어뜨리는데 충분한 액수일 것이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다음은 조금 이례적인 JP모간의 의견이다. 오늘 밤 ECB 회의에서 포르투갈에 대한 구제금융을 발표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대신 국채매입에 대해는 추상적인 ECB의 스탠스를 재강조하는 수준에서 그칠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시범 케이스로 선정된 포르투갈의 단기국채금리는 하락할 것이고 이는 다른 국가들의 국채금리 하락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 다만 스페인의 경우 아직 구제금융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만큼 이번에는 국채매입을 해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뱅크오브 아메리카는 이번 통화정책회의에서 ECB는 아주 최소한의 조치만을 마지 못해 공개할 것이라며 국채매입에 있어 목표금리 혹은 심지어 아무런 조건 제시 없는 시장개입에 대해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예상이다.

다음 씨티그룹의 의견이다. ECB는 최소한 시장의 기대감을 유지시켜줄 것이라는 내용이다.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만든 유행어인 유로존을 살리기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는 표현에 착안할 때 국채금리를 떨어뜨리기 위해 얼마의 돈이 들든 이것을 하겠다는 표현이 나올 수도 있는데 이럴 경우 시장은 현재의 기대감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것을 기자회견에서 이야기하는 논조나 분위기를 잘 보라는 것이다. 정말로 무제한의 시장개입 의지가 강력하다고 판단하면 시장은 랠리를, 반대로 금액을 이야기하지 않는데 그냥 적게 써도 뭐라고 할 수 없게 면피하려고 저런 표현을 쓴 것이라는 분위기가 감지되면 시장에는 대량 매도세가 쏟아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모간스탠리를 보자. 이번에 ECB가 구체적인 무엇인가를 내놓을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지난번에 잭슨홀에 참석도 못할 만큼 ECB 내에서도 구체안이 완성되지 못했을 정도로 불협화음이 크다. 하지만 이럴 경우에는 최소한 중간이라도 간다는 설명이다. 즉 시장의 기대감은 기존 ECB의 강력한 의지를 근거로 돌아가 충족도 실망도 아닌 기대감이 이월될 수 있다는 케이스다.

금리결정에 대한 컨센서스를 살펴보자. 7개사 가운데 골드만삭스, 쏘시에떼 제네럴, 도이치뱅크 등 5개사는 이번에 ECB 금리 동결을, 씨티그룹과 모간스탠리 2개사 만이 ECB의 0.25% 금리인하를 예상했다. 이 7개 중 어떤 시나리오가 나올지 지켜보자.

우리시장을 살펴보자. 어제 삼성전자 2% 넘는 조정이 있었다. 아이폰5 출시 예상에 따른 경계성 매물이다, 혹은 롱숏 전략에 따라 삼성전자 숏을 치고 애플의 롱 포지션이 재개됐다는 이야기가 있다. 어쨌든 어제 코스피지수의 조정은 삼성전자의 조정과 맞물려 있다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이다.

그런데 새로운 의견이 외신에 나와 있다. 대만산 찌라시 내용인 줄 알았는데 글로벌 금융사 크레딧스위스의 하우스 뷰를 전하는 것이었다. 크레딧스위스의 대만 리서치 센터장 랜디 아브람즈는 어제 대만에서 있었던 크레딧스위스 아시아 테크놀로지 컨퍼런스에서 인터뷰를 통해 최근 삼성과 애플의 특허소송전이 가열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수혜를 입을 수 있는 것은 바로 대만의 반도체 제조사들이다.

한마디로 그동안 애플이 삼성전자로부터 프로세서나 메모리칩, 디스플레이 부품 등을 공급받아 왔는데 이번 소송을 통해 애플이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를 최소화하려는 시도가 있을 것이고 그 결과 애플은 삼성전자에서 대만 반도체 회사들로 거래소를 옮길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과연 이 내용을 외국계 셀사이드 전반의 컨센서스로 본다면 어제 삼성전자 외국인 매도세가 설명되지만 거의 편집증에 가까운 애플의 완벽주의를 감안한다면 이렇게 쉽게 대만산 부품으로 교체할 가능성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ECB라는 대형 불확실성을 앞둔 오늘 유로달러환율과 코스피의 동조화를 통해 우리나라 증시에 대한 힌트를 얻어보자. 지금까지 코스피가 레벨이 처져 있다가 8월에 급하게 치고 올라갔었다. 이제는 다시 코스피가 언더포펌하고 있는 것이다. 8월 동향을 보면 특히 지난 삼성전자 판결 이후 코스피의 추세가 완전히 꺾인 상황이다. 그동안의 동조화를 생각하면 유로화가 반등하거나 코스피가 내려와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오늘 현지 외환시장 장중 유로화 강세는 반갑지만 이에 따라 오늘 코스피지수가 반등을 하든 코스피가 조금 더 내려와 키맞추기를 하든 결국 오늘 밤 ECB 회의 전에는 오늘 코스피지수는 아무 의미가 없는 하루살이 지수다. 오늘 하루를 잘 넘기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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